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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호크 다운>, 모가디슈 재입성
2002-01-28

리들리 스콧의 <블랙 호크 다운>이, 지난 1월21일 술렁임 속에 영화의 전장인 소말리아 모가디슈 시내에 착륙했다. 1993년 10월 군벌 모하메드 파라 아이디드의 각료를 납치하는 작전을 수행하다 소말리아 민병대의 치열한 공격에 직면한 미군 특수부대의 경험을 영화화한 <블랙 호크 다운>은, 제작이 발표된 이래 1천명에 가까운 희생자를 낸 그날의 전투를 아직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모가디슈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사였다.소말리아 극장에 걸리는 대부분의 할리우드영화와 마찬가지로 <블랙 호크 다운>은 한벌을 복사하는 데 5달러가량이 드는 해적판 비디오 디스크로 상영됐다. 1월21일 시내 뉴 박싱 시네마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200명의 시민이 통상보다 비싼 입장료(약 10센트)를 감수하고 몰려들었다. 몇몇 관객은 서방 기자들이 시야에 들어오면 셔츠로 얼굴을 가려 악몽이 채 가시지 않았음을 드러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한편 어렵게 티켓을 구해 모가디슈 시내 10여개 개봉관에 입장한 모가디슈 시민들은 감독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영화에 열광을 보냈다. <BBC> 보도에 따르면, 모래투성이 극장 바닥까지 빽빽이 들어찬 모가디슈 시민들은 스크린 속에서 미군이 다치거나 죽을 때마다 박수를 쳤으며 블랙 호크 헬기가 민병대의 공격으로 추락하는 순간에는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물론 미군의 시점을 좇은 <블랙 호크 다운>의 소말리아인 묘사에 대해서도 “난폭한 1차원적 캐릭터뿐이다”라는 비판이 제기됐다.민병대원으로 10월3일 전투에 가담했던 모하메드 알리 압디는 모로코에서 촬영된 <블랙 호크 다운>에 대해 “이 영화에는 우리의 언어나 음악, 문화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들은 우리의 거리와 건물을 카피하고 소말리아인의 호전성을 끊임없이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9·11 테러 사태 이후 소말리아가 알 카에다 조직원에게 피신처를 제공할 것이라는 미국의 분석에 의해 미국과 소말리아 사이에는 다시 긴장감이 높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