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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리포트]<어두컴컴한 물 밑에서>, <링>만큼 무섭진 않군
2002-01-28

<링> 원작자와 감독의 신작 <어두컴컴한 물 밑에서> 개봉대히트작 <링>의 원작자와 감독이 손을 잡은 신작 <어두컴컴한 물 밑에서>(仄暗い水の底から)가 1월19일 개봉했다. 비가 오는 어느날 남편과 이혼하려고 하는 마쓰바라 요시미는 딸과 함께 살 집을 찾아 강가에 있는 아파트에 다다른다. 부동산 회사가 소개한 방엔 누군가 입주해 있고 관리인의 주위에도 어쩐지 이상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그러나 이혼 조정중인 요시미는 빨리 집을 정해야 하는 입장이라 이 아파트로 이사한다. 이곳에서 모녀는 천장에서 새는 물과 아무도 없는 윗집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서서히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요시미에게 유치원에서 일하는 딸 이쿠코가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는 연락이 온다. 그날 이후 두 사람 주위를 맴돌던 괴기스런 일들은 차차 심해진다.<링>의 작가 스즈키 고지의 단편소설 <부유하는 물>을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저주받은 비디오 테이프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가운데 유령의 존재를 알게 되는 <링>과 달리, 유령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공포에 흠칫거리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리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공포의 느낌을 잘 표현하는 감독”이라는 원작자의 추천에 따라 나카다 히데오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에 대해 나카다 감독은 극장용 팸플릿에 실린 대담을 통해 “나는 스스로 공포영화를 잘 만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면서도 “대부분의 사람이 일상생활 안에서 경험하는 물이나 집합주택이 자아내는 불안감, 공포감을 잘 그리는 것은 힘들지만, 고생한 만큼 보람이 있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원작은 어머니와 딸만 등장하는 단편소설이어서 각색 단계에서 남편과 이혼 조정중이며 딸의 친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설정이 첨가되었고, 주인공의 불안감에 대한 묘사가 많아졌다. 전체적으로 관객을 놀라게 하는 캐릭터나 묘사가 없는 대신 계속 내리는 비, 천장에서 새는 물, 수돗물이 일으키는 이변 등, 디테일한 물의 묘사로 공포의 느낌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개봉 다음날인 1월20일의 극장에서는 친구와 함께 찾는 중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딸을 둔 40대 여성의 심리적 불안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번 작품은 비디오 테이프 등 그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곳에서 기인하는 공포를 느끼게 했던 <링>에 비해 썩 잘 와닿지 않는 분위기였다. 또 등장인물이 적고 지명도 있는 배우도 주연인 구로키 히토미 외엔 없다는 사실도 관객이 많이 몰리지 않는 데 영향을 끼쳤다. 2001년부터 좋은 분위기를 계속 유지해온 도호 배급작품으로서는 오랜만에 초반 관객몰이 실패한 셈이다.한편 이 작품은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멕시칸>의 고어 버빈스키 감독이 제작중인 <링>에 이어 이 작품도 할리우드 메이저사 중 하나인 드림웍스에 의해 리메이크될 예정이다. 또 이 영화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선정됐다.도쿄=사토 유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