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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의 가상인터뷰] 누가 내 목소리 트집잡았어?
주성철 2013-01-09

<레미제라블> 장발장

-안녕하세요. 지금도 가슴이 쿵쾅거립니다. 그렇게 노래를 잘하시는지 몰랐습니다. ‘김연아 짱!’ 발음만 듣고는 큰 기대를 안 했었거든요. =아닙니다. 무슨 그런 말씀을. 뭐 제 자랑 같지만 저는 뮤지컬 <오즈에서 온 소년>으로 토니상도 받은 적 있습니다. 날카로운 손톱, 아니 손등에서 나오는데 손톱 맞나? 늘 궁금했죠, 하하. 아무튼 너무 저를 울버린으로만 봐주진 말아주세요.

-그러고 보니 다른 배우들도 경력이 화려하더라고요. 앤 해서웨이도 여전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눈 큰 소녀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나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이라 별로 기대도 안 했거든요. 기존 배우들을 새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네요. =앤 해서웨이도 이미 10대 시절 소프라노로 카네기홀에 선 적 있어요. 이미 그전에 우리 둘이 노래한 적도 있고요. 재밌는 건 앤 해서웨이의 어머니가 예전 <레미제라블> 공연에서 판틴 역을 맡은 적 있죠. 아만다 시프리드도 7살 때 어린 코제트 역을 한 적 있고요. 기자님들이 레미제라블만큼이나 타이핑하기 힘든 에디 레드메인도 셰익스피어 연극으로 원래 유명했던 젊은 친구죠.

-러셀 크로에 대해서도 혹시 잘 아시나요? =그 친구는 북부군의 총사령관이자 펠릭의 장군이었으며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충복이었고 불타 죽은 아들의 아버지이자 능욕당한 아내의 남편이었던 막시무스 데시무스 메리디어스였죠, 하하.

-원래 러셀 크로가 연기한 자베르 역을 탐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호주에서 드라마학교 과정을 마치고 오디션에서 바로 자베르의 노래를 불렀죠. 너무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심사하던 분이 제 목소리랑 안 맞는다고 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자베르를 하게 되면 그 심사위원에게 연락해서 “내가 자베르를 하게 되었다고!”라고 말해주고 싶었죠. (웃음)

-아무튼 <레미제라블>은 낙담한 많은 친구들 사이에서 ‘힐링’영화가 됐답니다. 감사합니다. =‘레미제라블’의 뜻이 ‘비천한 사람들’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지 모르겠어요. 빅토르 위고가 서문에 이렇게 썼죠. “이 시대의 세 가지 문제, 프롤레타리아 탓으로 남자가 낙오되고, 굶주림으로 여자가 타락하고, 어둠 때문에 아이들이 비뚤어지는 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또 어떤 지역에서 사회의 질식 상태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 한, 더 넓게 이 지상에 무지와 비참이 있는 한” 자신의 책이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고요. 새해에는 우리 모두 힘을 내어요.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따님 한복 선물과 함께 김치 파스타를 먹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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