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 2010 드라마 <닥터 챔프> 2011 드라마 <무사 백동수> 2011 드라마 <갈수록 기세등등> 2012 드라마 <응답하라 1997> 2013 영화 <깡철이>
2012년의 트렌드
“신원호 감독님이 그랬다. 2012년의 트렌드는 <응답하라 1997>과 애니팡이라고.” tvN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지난해 90년대 복고 유행에 불을 지폈다. 그 드라마의 가운데, 광안고 6인방 중 이시언이 있었다. 수다쟁이 혹은 ‘오지라퍼’ 방성재는 주목을 끌기엔 좋은 역할이지만 배우 입장에선 쉴새없이 떠들어도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필요한 캐릭터였다. “연기할 때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뭔가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그에겐 어쩌면 안성맞춤이었을지도. 하지만 촬영 초반부터 시속 100km로 질주하는 듯한 그의 연기를 보고 배우 성동일은 “너무 나가는 것 같다”며 힘 조절에 대해 조언했다고 한다. “주위에서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진짜 내가 잘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에너지가 대중을 사로잡았다.
부산 사나이
고등학생 때까지 부산에서 살았다. 덕천중, 동명공고를 졸업했고 주로 서면과 남포동을 기웃거리며 놀았다. 이시언은 유독 작품에서 부산색을 짙게 드러냈다. 부산 사투리를 구사한 작품만 <친구, 우리들의 전설>부터 <갈수록 기세등등> <응답하라 1997>, 그리고 현재 부산에서 촬영 중인 <깡철이>까지 4편이다. 부산을 대표하는 영화 <친구>와의 묘한 인연도 재밌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님과 데뷔작을 찍었고, <친구>의 조감독이었던 안권태 감독님과 <깡철이>를 찍고 있다.” 1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친구, 우리들의 전설>의 중호로 캐스팅됐을 때 곽경택 감독은 그에게 이시언이라는 새 이름을 선물했다. “본명이 이보연이다. 그 이름도 좀 여성적이지만, 곽 감독님이 내가 거칠다고 생각하셨는지 부드러운 느낌의 이름을 지어주셨다. 내가 좀 별나긴 하다. 욱할 때도 많고.” 달리 부산 사나이가 아니다.
신고식
이시언은 영화 <아이들> <퍼펙트 게임>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땐 영화의 맛만 봤다.” 그러니 이시언에게 첫 영화는 <깡철이>다. “<깡철이>의 종수는 지금까지 연기한 대부분의 캐릭터들, 까불까불거리고 호흡이 떠 있는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강철이(유아인)가 아픈 엄마를 위해 모든 걸 건다면 종수는 그런 친구를 위해 모든 걸 건다.” <깡철이>를 통해 ‘첫 경험’하게 된 것도 많다. 슬픈 연기를 해본 것도 처음, 비중있는 역할로 상업영화에 출연하는 것도 처음, 애드리브를 하면 매번 잘리는 것도 처음이다. “드라마에선 쭉 애드리브를 했는데 이번엔 애드리브하는 족족 잘렸다. 그럴 때마다 아인이가 웃는다. (형은) 되는 게 없다고.”
신인상
“2012년은 레슬링으로 치면 빠떼루 자세에 들어간 해였다. 올해는 뒤집어야지. 뒤집을 뒷심이 있느냐, 그게 문제다.” <깡철이>에 올인하고 있다는 그는 내심 영화로 신인상을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건축학개론>으로 신인상을 탄 조정석과의 비교는 당장에 거부했다. “정석이 형(이시언의 서울예대 선배다)과는 비교 좀 안했으면 좋겠다. 이게 다 납뜩이랑 방성재 때문이다. 현실에서 우린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이시언도 잘 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걸. 하지만 이런 발언은 자신감이 없으면 나올 수 없다. “1년 뒤 여기 나온 신인 배우 9명 중 누가 가장 잘됐는지 정산해 달라.” 무서운 신인이다.
배우 김성오가 본 이시언
유쾌한데 여친이 없어
“첫인상은 안 좋았다. <깡철이> 영화사 사무실에서 처음 만났는데 거만해 보였다. 옷도 좀 세련되게 입고, 혼자 어딜 바라보는지 다른 데를 응시하며 앉아 있는데, 첫 느낌이 좀 그랬다. 술자리 몇번 갖고 친해지고 나서 첫인상과는 정반대의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현장에선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우울하고 고민 많은 사람이 옆에 있으면 사실 좀 힘들지 않나. 시언이는 유쾌하고 즐겁다. 연기는 말 안 해도 너무 잘하는 친구이고, 현장을 즐기는 게 한눈에 보여서 옆에 있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마지막으로 이 얘기도 추신으로 넣어달라. 요즘 시언이를 보면 100년간 굶주린 하이에나를 보는 것 같다. 어서 좋은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