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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정직한 그림동화 <폭풍우 치는 밤에: 비밀친구>
송경원 2013-05-01

폭풍우 치는 어느 날 밤 비를 피해 산속 오두막에 들어간 염소 메이(갈소원)는 그곳에서 늑대 가브를 만난다. 어둠이 서로의 외모를 가려준 덕분에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깊은 대화를 나눈 두 친구는 닮은 점이 많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다음날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이윽고 다음날 약속 장소에서 만난 두 친구는 서로의 정체를 확인하고 깜짝 놀라지만 이내 마음을 나눈 비밀친구가 되기로 맹세한다. 하지만 종의 경계를 뛰어넘어 우정을 쌓아가던 즐거운 시간도 잠시, 각자의 무리로부터 의심을 받던 메이와 가브는 결국 비밀을 들키고 무리로부터 친구를 배신할 것을 강요당한다.

<폭풍우 치는 밤에: 비밀친구>는 일본 아동문학계의 거장 기무라 유이치의 그림동화 <가브와 메이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2005년 스기이 기사부로 감독에 의해 <폭풍우 치는 밤에>란 제목으로 이미 한차례 애니메이션화되기도 했던 이 작품은 2012년 <TV도쿄>에서 TV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방영되었으며, <폭풍우 치는 밤에: 비밀친구>는 이를 다시 극장용으로 재편집한 버전이다. 특히 이번 극장판은 원작자 기무라 유이치가 직접 스토리 원안과 각본을 집필하여 완성도를 더했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우화에 가까웠던 2005년 <폭풍우 치는 밤에>에 비해 확실히 아이들의 눈높이를 염두에 둔 각색이다. 그렇다고 진심을 울리던 감동의 깊이마저 얕아진 것은 아니다. 몇 가지 표현들이 순화되었을 뿐 흥미로운 발상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이야기는 여전하다. 3D 랜더링으로 재탄생한 캐릭터들은 스기이 기사부로 감독의 버전에 비해 한층 귀엽고 친근해졌으며 이야기의 전개도 한결 쉽고 직관적이다. 그야말로 어린이들을 위한, 착하고 정직한 그림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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