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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들의 화려한 공중전 <어느 비행사에 대한 추억>
김보연 2013-05-15

2008년 발매된 이노무라 고로쿠의 라이트 노블 <어느 비공사에 대한 추억>이 원작인 <어느 비행사에 대한 추억>은 가상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용병 비행사와 황녀의 모험과 교감을 그린 작품이다. TV에서 <X>와 <더 파이팅> 시리즈 등을 연출했던 시시도 준의 영화 데뷔작이며,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등에서 캐릭터를 디자인했던 마쓰바라 히데노리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아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영화 속에 그려진 세계는 두 나라가 거대한 바다를 사이에 두고 끝없는 전쟁을 벌이는 곳이다. 이들은 하늘을 나는 거대 전함과 프로펠러 전투기로 싸움을 벌이고, 인간 취급도 못 받는 용병들은 오늘도 돈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다. 아마쓰카미국은 승리를 위해 레밤 황국의 예비 황녀인 파나를 붙잡으려 하고, 이에 레밤 황국은 비밀리에 파나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 한다. 이 작전을 위해 불려온 최고의 용병 샤를르는 적의 공격을 피해 1200km의 바다를 건너는 동안 목숨을 걸고 황녀를 지켜야 한다.

익숙한 줄거리만큼이나 익숙한 설정과 상황을 볼 수 있다. 두 남녀주인공이 알고 보니 어릴 때 알던 사이였다든가 불시착한 무인도에서 민망한 상황에 처한다든가 얌전하던 황녀가 의외로 과감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특히 그렇다. 두 남녀가 계급을 뛰어넘어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을 품는 장면에서도 어김없이 연출적 상투구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진부한 이야기 대신 영화가 방점을 찍는 부분은 일류 파일럿들이 벌이는 화려한 공중전이다. 적의 거대 전함이 구름 속에서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이나, 광활한 하늘을 배경으로 비행 실력을 뽐내는 전투기들이 미사일을 따돌리는 장면 등은 딱 기대만큼의 장르적 즐거움을 안겨준다. 새로운 요소는 없지만 우리가 잘 알던 익숙한 재료로 익숙한 맛을 살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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