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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CHOICE] <덫> Trapped

파르비즈 샤흐바지 | 이란 | 2013년 | 96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11 CGV4 10:00

로베르 브레송의 영화 <돈>의 이란버전을 보는 것 같다. 나자닌은 테헤란 의대에 갓 입학한 여학생이다. 학교 근처에서 하숙방을 구하던 나자닌은, 향수 판매점에서 일하는 사하르와 룸메이트가 된다. 어느 날 사하르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수감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하르의 사정을 알게 된 나자닌은 헌신적으로 그녀를 돕는다. 나자닌은 사하르를 돕기 위해 약속어음을 쓰게 되고, 사하르는 가까스로 풀려난다. 하지만 나자닌에게는 어음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이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준비 중이던 사하르는 여권을 포기하는 대신 돈을 빌려 이를 갚아주겠다고 약속하지만, 뭔가 다른 속셈이 있어 보인다. 어음은 결국 올가미가 되어 나자닌을 옥죄기 시작한다.

나자닌과 사하르가 중심인물이긴 하지만, 이들을 둘러싼 주변인물들이 극 속에 깊게 얽혀있다. 나름의 사정이 있고, 힘든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고, 배신을 한다. 감독은 계약으로 얽히는 관계들을 촘촘하게 엮어가는 가운데 커다란 의미망을 구축한다. 이란의 여성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란을 벗어나고자 하는 사하르, 아버지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파히드와 같은 인물을 통해 도망치고 싶은 덫으로서의 이란 사회를 그리고 있다.

TIP 사하라 역의 배우 페가 아한가라니는 극처럼 실제로도 체포당한 적이 있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으나 그녀의 정치적 견해 때문이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