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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CHOICE] <하이브리드> Hybrid

마츠나가 다이시 | 일본 | 2013년 | 105분 | 와이드 앵글 OCT11 CGV5 17:00

살과 살이 부딪힌다. 링 위에 선 두 선수의 땀과 피와 침이 섞인 하이브리드 액체가 일제히 공중으로 뿜어진다. 이종격투기 선수들을 다룬 스포츠 다큐멘터리다. 여기에서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감독은 한 선수의 삶에 현미경을 들이대 감동을 끌어내기보다는 선수 6인의 삶을 두루 살펴보는 쪽을 택한다. 39살의 이종격투기 선수 타쿠미는 경기를 계속 하는 이유에 대해 “링 위에 오르는 것이 즐겁다”고 답한다. 32살의 격투기 선수 야마모토는 폐인처럼 집에 누워만 있었다고 한다. 보다 못한 조부가 손자를 끌고 절에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손자는 파이터의 길로 접어들었다.

누군가는 챔피언이 되기 위해 도전하고, 다른 누구는 그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맞선다. 영화는 개개의 ‘사연’을 다루고 있지만 여기에 집중하지는 않는다. 어느 누구도 힘들게 훈련하지 않는 사람은 없고, 지고 싶은 사람도 없다. 그 속에서 선수들은 남보다 한 방울의 땀을 더 흘리기 위해 훈련할 뿐이다. 이 다큐를 관람하는 하나의 방법은 땀으로 얼룩진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에 집중하는 것이다. 극적 효과를 위해 과장된 소리가 아닌 그 소리의 진솔함이 묘한 쾌감을 준다.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TIP 이종격투기를 영어로 하면, mixed martial arts다. 이종 격투기 안에 무술(martial arts)이 있다. 소리에 집중하다보면 무협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착각을 하게 될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