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캠퍼스 씨네21 > 캠퍼스 씨네21 > 컬쳐
[콕!] 이태원 블루스

이주요: 나이트 스튜디오(night studio)

이주요: 나이트 스튜디오(night studio)

<큰 흑인, 작은 흑인> <두려움> <쿨링 시스템> <방범창> <시장길> <생선장수>. 모두 작가 이주요가 자신의 작업에 붙인 이름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위 작업의 ‘고향’이자 ‘출발점’은 서울 이태원이라는 것.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작가가 이태원 작업실에서 보고 느끼고 만들었던 감각을 동원한 작업들이다. 이주요는 20여년간 네덜란드를 비롯한 여러 나라를 이동하며 활동해오다 이태원 시장길 초입에 처음으로 개인 작업실을 마련했다. 이 작업실에서 작가는 크고 작은 불안감과 마주해야 했고, 밤이 되면 불면증에 시달렸다. 다양한 이주민들이 사는 밤이 더욱 시끄러운 동네 이태원은 작가에게 주어진 미지의 공간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삶의 공간이자 창작 장소인 작업실을 한정된 인원에게 공개하는 네번의 ‘오픈 스튜디오’를 열었다.

이주요의 개인전 <나이트 스튜디오>는 이태원 작업실에서 시작된 스토리, 이미지, 공간, 사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한 일련의 흐름 위에 이태원 안팎이 공존한다. 작업실 안에서 감지하는 바깥 소리와 사람들의 움직임, 크고 작은 사건들이 한축에 있는가 하면 작업실 조건에 반응하는 작업들이 또 한축을 이룬다. 작가는 폐기되기 직전의 재료를 수집해 다시 다른 구조의 사물로 만들어낸다. 한여름에 작업실을 찾은 이들을 위해 제작한 선풍기와 얼음덩어리를 활용한 냉방 장치인 <쿨링 시스템>, 침입자를 막기 위해 작업실 창가에 놓은 <방범창>은 자신의 공간을 스스로 ‘고안’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창작물이다. 이태원의 작업실은 지금 없지만 작가는 여전히 낮과 밤의 작업실을 꾸리며 살아간다. 이번 개인전은 전시장으로 장소를 이동한 작가의 또 다른 초대이다. 아트선재센터에서 2014년 1월12일까지 열린다(www.artsonj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