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캠퍼스 씨네21 > 캠퍼스 씨네21 > 컬쳐
[muvie talk] 상큼한 스윙감

K. Will(케이윌)+Mamamoo(마마무)의 <썸남썸녀> 뮤직비디오

이른바 ‘썸’이 대세다. 개인적으로는 이 말은 정말로 혁신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제까지 애매하게 둘러 표현되던 어중간한 관계를 제대로 짚어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썸씽’에서 ‘썸’으로 바뀌면서 이 말은 감정의 긴장을 경쾌하게 묘사한다. 연애 직전의 감각, 이 곡의 노랫말대로 ‘Honey라고 부르긴 우리 아마도 결국 시간문제인’ 사이를 지칭하는 이 말의 등장은 연애 직전의, 약간은 진지하고 약간은 가벼운 관계를 단번에 정의하면서 관계의 폭을 확장시켰다고 본다. 그 점에서‘썸 탄다’는 말은 이전의 ‘간 본다’는 표현보다 훨씬 위트 있고 적확하지 않은가. 내가 이 말을 쓸 일은 없겠지만 지금 세대들이 이 말을 거리낌 없이 쓰면서 ‘썸씽’을 추구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고 기분이 좋다.

아, 당사자들은 그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나는 아저씨니까 넘어가자. 마마무는 아직 정식으로 데뷔하지 않은, 싱글 두개만 발표한 신인 걸그룹이다. 작곡가 김도훈이 제작한 여성 그룹으로, 이름의 ‘마마’는 아기들이 제일 먼저 발음하는 단어에서 따왔다고 한다. 힙합 가수 범키와 함께 작업한 <행복하지마>가 첫 번째 싱글이었고, <썸남썸 녀>는 두 번째 싱글이다. 여기서는 케이윌과 휘성이 참여했다. <썸남썸녀>는 신나고 발랄한 팝이다. 훵키한 브라스 세션과 어울리는 솔풀한 여성 보컬과 시원하게 쭉 뻗어가는 케이윌의 보컬, 브리지에 등장하는 휘성의 랩이 제 역할을 다하면서 귀를 자극한다. 깔끔한 스윙감이 곡 전체를 관통하면서 상쾌한 기분을 자극한다. 블랙 앤드 화이트로 시작했다가 톤 다운된 컬러로 전환되는 비디오도 이 감각적인 곡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틈틈이 등장하는 북유럽 색감의 블루, 오렌지 톤의 디자인적인 요소도 비디오의 경쾌함을 강조하는데, 스윙댄스를 기반으로 짜인 안무도 자극적이지 않은 성적 텐션을 만들어낸다. 오랜만에 접하는, 음악과 영상이 딱 맞아떨어지는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