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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과묵하게, 터지기 직전의 화산처럼
정지혜 사진 오계옥 2014-05-05

<표적>의 류승룡

“동갑인 내 체력의 10배는 되는 것 같더라.” 액션범죄영화 <표적> 제작을 맡은 용필름의 임승용 대표는 혀를 내둘렀다. 40대라는 나이는 가뿐히 잊고 <표적>으로 액션배우가 돼 돌아온 류승룡을 두고 하는 얘기다. 지금은 다음 작품을 위해 다시 몸을 키웠지만 류승룡은 <표적>의 크랭크인 4개월 전부터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10kg 이상 몸무게를 감량했다. 러시아 특공무술인 시스테마에 유술까지 연마한 그는 “성인이 되고 나서 제일 가벼운 몸”을 만든 뒤 촬영에 돌입했다. “그 어떤 영화보다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 몸만 만든 것이 아니라 심적으로도 경건하게 임했다.” 그를 몰입하게 만든 인물은 여훈이라는 남자다. 하사관 출신의 군인인 여훈은 은퇴 뒤 해외 용병으로 일하다 한국에 돌아온다. 장애를 가진 동생 성훈(진구)과 함께 제대로 살아보려 하지만 우연찮게 살인사건을 목격한 그는 영문도 모른 채 쫓기는 신세가 된다. 광역수사대 송 반장(유준상)과 형사반장 영주(김성령)까지 각자 다른 이유로 그를 추격해온다.

“전국에 딱 한관, 수원에서 개봉했을 때 찾아갔다. 거기서 혼자 영화를 봤는데 정말 재밌더라. 한국에서 리메이크되면 좋겠다, 킬러인 위고(로쉬디 젬) 역할이 들어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11년 국내 개봉한 프레드 카바예 감독의 <포인트 블랭크>를 눈여겨봐둔 류승룡은 그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표적>이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주저 없이 합류를 결정했다. “혹시나 하는 염려 때문에 요즘 영화들 중에는 반전에 반전을 주며 이야기를 과도하게 꼬는 경우가 많지 않나. 나중에는 스스로 해결을 못할 정도로 말이다.” 단순 명쾌함을 엔진 삼아 힘차게 달려나가는 원작의 힘이 <표적>에도 고스란히 실려 있다고 그는 말한다.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이자 악인으로 그려진 원작의 위고와 달리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쫓기는 자가 된 <표적>의 여훈은 관객에게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은 심정의 변화를 안길 예정이다.

“‘찬스 볼이 왔을 때 실패할 확률이 90%였다.’ 왜? 힘이 들어가니까.” <7번방의 선물>로 ‘천만 배우’가 된 이후 처음 개봉하는 극영화인지라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현정화 전 탁구국가대표 선수가 했다는 말로 운을 뗐다. “기회가 왔어, 왔어! 그러면서 평정심을 잃으면 망조가 들더라. 늘 하던 대로!” 연기에 임하는 기본 자세는 유지하되 그는 전작의 부담에서 벗어나려 부단히 애썼다. 여훈은 기존의 그가 ‘하던’ 연기와는 다른 점들을 요하는 인물이라 그에게 자극제가 됐을 것이다. <7번방의 선물>의 용구는 말할 것도 없고,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장성기처럼 돌발적인 행동으로 코믹함을 만들거나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차가운 허균일 때조차도 “캐릭터의 균형을 잃지 않는 선에서 유머를 주자”고 감독에게 먼저 제안하던 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현장에서의 분위기도 사뭇 달랐다. “재밌게 하자”가 원칙에 가깝지만 이번만큼은 “다른 현장에 비해 과묵하게”를 유지해나갔다. 특히 쫓고 쫓기는 관계의 정점에 있는 배우 유준상과는 서로의 몰입을 위해 현장에서도 말을 아꼈다. 류승룡은 가벼운 몇회의 잽보다는 강렬한 한방의 카운터펀치를 별렀다. “과묵했던 여훈이 어떻게 분노의 감정을 표출할까에 주목했다. 감독님이 원한 건 여훈의 뜨거운 분노였다면 나는 차가운 분노를 생각했다. 맨 마지막에 활화산처럼 딱 한번 터져나오는 분노. 하나의 감정에도 여러 가지 층위가 있는데 그걸 어떻게 표현할지 서로 의견을 많이 주고받았다. 결과는 영화관에서.”

한숨 돌릴 틈도 없이 그는 벌써 다음 작품에 돌입했다. 5월 촬영에 들어가는 <손님>(가제)에서 그는 고립된 마을에 찾아든 낯선 남자로 변신한다. 여름 개봉을 앞둔 <명량-회오리바다>에서는 왜장 구루지마로 출연해 <최종병기 활>의 쥬신타에 이어 장군의 카리스마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성우가 되고 싶었던 꿈을 살려 틈날 때마다 애니메이션 더빙 작업을 해온 그는 <리오2>와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에 참여했다. “내가 목소리 출연한 한국 애니메이션이 외국에서 더빙되는 일, 그런 꿈도 꿔본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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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스트 송희경 실장/헤어 백가영 실장(애비뉴준오)/메이크업 백유민 실장(애비뉴준오) 의상협찬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인아이스, 마시모두띠, 헐리우드 트레이딩 컴퍼니, 퓨어옴므, 타임, 마시모두띠, 조르지오 아르마니, 휴고 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