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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이야기>의 리메이크작 <동경가족>

전후 일본의 사회상을 다룬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이야기>(1953)가 야마다 요지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됐다. 지방에 사는 노부부가 자식들이 사는 도쿄에 찾아온다. 의사인 큰아들, 미용사인 둘째딸은 부모의 방문이 내심 부담스럽다. 프리타인 셋째아들 쇼지(쓰마부키 사토시)는 부모의 걱정만 끼쳐왔다.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노부부에게 위기가 닥치자 이젠 자식들이 부모의 고향으로 여행을 떠날 차례다.

오즈의 날인인 다다미숏과 로앵글은 여전하다. 하지만 오즈와 달리 야마다는 더이상 절제하지 않으리라 작정한 듯 감정을 쉽게 노출시킨다. 감독은 준비 과정에서 3•11 대지진에 연속하여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자 제작을 중단한 채 피해지역을 돌아보고는 시나리오를 수정했다. 원작의 형식은 그대로지만 일부 설정이 바뀌었다. 속내를 내비치지 않던 아버지는 다소 권위적이며 잔소리가 많은 성격으로 바뀌어 국가에 대한 독설을 날리기도 한다. <동경가족>은 친밀함의 부재와 가족 해체의 불가피함을 이야기하던 <동경이야기>와는 다른 가족담론을 제시한다. 그렇기에 안정적 생활을 중시하던 아버지와 비정규직이지만 자유로운 삶을 사는 셋째아들이 서로에 대한 불신감을 회복하는 과정은 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드러나는 변화다. <동경가족>은 격하게 토로하기도 하고 상냥하게 마음을 건네기도 하는 영화다. 삶의 불안은 너무도 보편적이기에 중요한 것은 직설과 공감이라는 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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