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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 시기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 <세레나>

조지(브래들리 쿠퍼)는 벌목업을 하는 사업가다. 그는 과거의 상처를 지닌 여인 세레나(제니퍼 로렌스)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세레나는 어린 시절 화재사고로 가족 모두를 잃었다. 둘은 곧 결혼한다. 세레나는 조지의 아내이자 한 사람의 동업자로 자신의 재능을 드러낸다. 조지의 동료 뷰캐넌은 웬일인지 세레나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홀로 조지의 아들을 키우는 미혼모 레이첼 역시 그녀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노동자 갤러웨이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며 조지와 세레나의 주위를 맴돈다. 마을의 보안관은 조지의 비리를 캐기 위해 호시탐탐 그의 허점을 노린다. 이런 상황 속에서 조지와 세레나는 끝까지 서로를 지켜낼 수 있을까.

1929년 대공황 시기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자본주의에 대한 은유로 해석하고자 하는 욕망을 피하기는 어렵다. 자본주의의 단면을 보여줄 수 있는 사업 중 특히 벌목에 집중한 것이 영화의 주된 승부수다. 영화는 초반부터 벌목현장에서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상황을 보여준다. 노동자들은 사고로 다리가 잘리고, 손이 잘리고, 목이 잘린다. 나무를 베는 벌목사업이 노동자들의 신체에 대해 실제적인 위협을 가하는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들의 잘린 신체 이미지와 상황은 곧 대공황 시기 노동자들에 대한 대규모 실직 상황을 환기한다. 세레나는 현재의 모순된 상황에 시간이라는 또 다른 국면을 만들어내는 인물이다. 그녀의 몸에 새겨진 화상의 상처는 그녀가 겪은 과거의 일들이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란 걸 가리킨다. 임신 불가능한 세레나의 몸은 그녀에게 밝은 미래가 도래하지 않을 거란 것을 암시한다. 이는 곧 출구가 없는 자본주의 상황을 은유한 것이기도 하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아메리칸 허슬>과 함께 브래들리 쿠퍼와 제니퍼 로렌스의 연기 호흡을 지켜볼 수 있는 작품이다. 론 래시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원작이 세레나에 초점이 맞춰진 것과 달리 영화에서는 그 초점을 주변 인물들로 확장하는 데 공을 들인다. <인 어 베러 월드>의 수잔 비에르 감독은 복잡한 관계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작품에서 감독의 장기가 다시 한번 발휘된 셈이다. 그러나 관계를 통해 사건과 인물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감독의 방식이 <세레나>에서도 유효했는지는 의문이다. 등장인물의 감정에 깊이 있게 공감하길 원하는 관객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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