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는 닭보다 알이 더 많은 농장에서 수탉으로 자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지만 특유의 소심함에 특별한 면모를 보여주진 못한다. 어느 날 빌리와 친구들이 사는 농장이 팔릴 위기에 처하고, 농장의 아저씨 수탉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챔피언 썬더와의 대결을 결정한다. 결투를 신청하러 치킨 파이터 마을로 들어서고, 경기 주관자의 갑작스러운 제안으로 빌리가 경기에 출전하게 된다. 자신 없는 빌리는 포기하려 하지만, 친구들의 응원을 받아 자기만의 기술을 훈련한다.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 치킨 히어로>(이하 <치킨 히어로>)는 2012년부터 한국에서 개봉되고 있는 <빌리와 용감한 녀석들> 시리즈의 일환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와 관련이 없는 멕시코 애니메이션이다. (스페인어로 알을 뜻하는) 우에보 카툰에서 제작한 <치킨 히어로>는 닭과 알을 내세워 소심한 주인공 빌리가 점차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군더더기 대사들로 채운 초•중반부를 지나면 빌리가 자신의 능력을 깨닫기 위해 훈련하는 과정과 마지막 결투가 그나마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인상적인 것은 캐릭터의 움직임을 실감나는 공간감으로 재현한 점이다. 오리들의 습격을 물리치는 비행 신이나 공격보다는 피하기에 더 능숙한 빌리의 특징을 두각시킨 격투 신이 대표적인 대목. 3D애니메이션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회상과 악몽 부분을 2D 작화로 변주를 꾀한 것 역시 흥미롭다. 그러나 닭의 외형을 세부적으로 구현해낸 그림들이 무색하게 결정적인 순간에 닭의 특징이 살아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