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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리포트]낯선 영화들의 섹시한 도발
2002-03-25

통신원리포트/LA

<너네 엄마도 마찬가지야> 개봉, 아시아·라틴아메리카 영화들 상승세 기대강제규 감독의 <쉬리>가 미국 개봉을 시작했을 때 나 <뉴욕타임스>가 연예면의 커버스토리를 할애해가면서 관심을 기울였던 이유는 이 영화가 명백히 할리우드 주류영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외국영화=예술영화’라는 등식이 자연스럽게 성립해 있는 이곳에서, 영화로는 불모지로 알려져왔고 늘 정치적인 이슈로만 언론을 장식했던 한국이라는 곳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다름없는 액션과 로맨스가 있는 첨단의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이곳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다. 3월10일자 연예면 캘린더의 커버스토리는 <쉬리> 외에도 그동안 가난이나 정치적인 시련을 겪은 제3세계 국가들이 자신들의 정치·사회적인 이슈에서 벗어나 섹시하면서도 쿨한, 그래서 할리우드영화와 어깨를 겨룰 만한 영화들을 만들고 있음에 주목했다.이 기사는 15일 미국 개봉을 앞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새 영화 <너네 엄마도 마찬가지야>(원제 <이 투 마마 탐비엔>)에 초점을 맞추어 그동안 미국인들이 라틴아메리카나 중동, 아시아 국가들의 영화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들이 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영화는 멕시코의 두 틴에이저가 해변에서 중년의 섹시한 부인을 만나 우정과 섹스를 동시에 키워가는 여정을 담은 영화로, 멕시코 본국에서는 지나친 노출과 청소년 섹스장면 등으로 등급 논란을 일으켰으며, 미국에서도 등급없이 개봉됐다. 는 이미 미국에서 <위대한 유산>(1998)을 만든 뒤 멕시코로 복귀한 쿠아론 감독의 이 영화가 10대의 성이야기를 다룬 할리우드의 <아메리칸 파이> 등과 같은 감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쿠아론 감독 외에도 알레한드로 곤잘레스(<아모레스 페로스>), 기예르모 델 토로(<악마의 둥뼈>), 살바도르 카라스코(<디 아더 컨퀘스트>) 등 30∼40대 감독들이 이와 비슷한 정서로 멕시코영화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쉬리>와 마찬가지로 자국 내에서 큰 흥행 성공을 거둔 뒤 미국시장에서의 흥행여부를 노크하려 하고 있다. <너네 엄마도 마찬가지야>는 지난해 <아모레스 페로스>를 제치고 멕시코영화 역대흥행 2위에 올랐다. 흥미로운 것은 이 기사가 멕시코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영화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범아시아영화인의 연대를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전수받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이 감독과 배우 스탭들을 공유해 해외시장을 넓히고 역량을 넓혀나가고 있다면서 같은 방식으로 라틴아메리카 각국의 영화인들이 뭉친다면, 최근 부쩍 늘어난 미국 관객의 외국영화에 대한 관심과 맞물려 라틴영화들이 미국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멕시코 감독들의 영화 외에도 한국의 <나쁜 남자> <꽃섬> <조폭 마누라> <봄날은 간다> <생활의 발견> 등의 영화를 비롯해 아르헨티나의 루크레시아 마르텔 감독의 <라 시에네가>, 보스니아 데니스 타노빅의 <노 맨스 랜드>, 이란 마지드 마지디의 <바란>,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칸다하르>, 대만 차이밍량의 <거기는 지금 몇시니?> 등을 자국영화 산업계에 활력을 주고 있는 작품으로 꼽았다. LA=이윤정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