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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리포트] 모리 다쓰야 감독의 <A2>, 교단 시설과 주변 주민들과의 갈등 그려
2002-04-08

지하철 사린 사건 5년 뒤, 옴진리교는…1995년 3월20일. 관청이 몰려 있는 도쿄의 가스미가세키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신경가스 사린이 살포돼 12명이 사망하고 5천명 이상의 중경상자가 나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지하철 사린 사건이 그것이다. 그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은 사건 전후에 끊임없이 방송됐던 옴진리교(사건 뒤 아레프라고 개칭)에 관한 뉴스나 방송 프로그램을 볼 기회도 거의 없어졌다. 그러나 이름을 바꿨다 해도 이 교단에는 의연히 몇백명의 신자가 남아 있다.모리 다쓰야 감독은 지하철 사린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교단에 남아 출가신자로서 공동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96년부터 97년까지 촬영해 라는 제목의 장편다큐멘터리로 발표했었다. 간부급 신자들이 거의 잡힌 뒤에도 교단 홍보부부장으로 매스컴 앞에 서서 계속 대응하는 한 청년이 이 다큐멘터리의 중심. 그를 보고 있으면 ‘악마의 집단’이라는 식으로 규탄해온 이 교단의 사람들도 관객들과 같은 ‘보통’ 인간이란 것을 느낄 수 있는 것과 동시에 그 사람들이 의연히 이전과 같은 교조를 모시고, 같은 가르침을 믿고, 수행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알 수 있다.3월23일부터 도쿄에서 개봉된 속편 는 1999년 9월부터 2000년까지 교단의 동향을 촬영한 것이지만, 전작처럼 특정한 인물을 중심에 놓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교단 전체와 그를 둘러싼 일본사회를 그린다. 특히 99년 이후 급격하게 표면화된 각지의 교단시설과 그 주변 주민들과의 갈등을 보여준다. “옴을 용서하지 않는다”라거나 “이 동네에서 나가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큰소리를 지르며 데모를 하거나, 교단시설 앞에 입간판을 놓은 채 신자의 행동을 지켜보는 주민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주민들과 교단 양자 사이에 정겨운 의사소통이 성립할 수 없다. 다만 많은 시간을 들인 뒤에 인간적인 대화가 가능해진 지역도 있다. 그러나 이름을 바꾸고 교단이 저지른 사건들에 대한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가르침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들의 불신감은 간단하게 없앨 수 없다. 동시에 눈앞에 있는 그들을 쫓아버린다 해도 ‘문제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뿐이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라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도 등장한다. 일본사회의 생활에 만족할 수 없어서 출가한 신자들이 교단을 떠난다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생활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도 보여진다.옴진리교에 관한 영화로서는 컬트교단의 신자로 살인사건을 일으킨 범인의 가족을 그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디스턴스>나 94년의 사린 사건을 매스컴의 입장에서 그린 구마이 게이 감독의 <일본의 검은 여름-원죄> 등의 장편 극영화가 있다. 두 작품은 옴진리교란 이름을 쓰지 않고 가공의 컬트교단을 상정했던 시도가 별로 성공하지 않은 탓에 이도저도 아닌 양상이었다. 반면 지금까지 TV나 신문도 접근할 수 없었던 가까운 곳에서 이 교단을 바라보는 와 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일본사회에서 사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노력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관객에게 전한다.도쿄=사토 유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