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구역에 침잠해 있던 두 세계가 충돌한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피어난 균열의 시작과 끝을 따라가는 영화 <에듀케이션>의 두 주인공 성희(문혜인)와 현목(김준형)은 중증 장애인인 현목의 엄마(송영숙)로 인해 처음 서로를 마주한다. 사회복지학 전공을 살려 장애인 활동 지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성희의 새로운 일터로 현목 모자의 집이 배정되기 때문. 공무원 시험 준비를 그만두고 스페인으로 떠나고픈 성희는 대강 일하며 스페인어 공부나 하려고 했지만 엄마를 책임져온 고등학생 현목은 성희가 예상치 못했던 요구들을 늘어놓는다. 성희는 당황할지언정 물러서지 않고, 현목은 무시할 수만은 없는 뻔뻔함으로 관계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간다.
김덕중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자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졸업 작품인 <에듀케이션>은 여기보다 어딘가에, 지금보다 미래에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으며 그늘을 견디는 두 청년의 초상을 서서히 겹치며 관객의 마음에 그림자를 남긴다. 음악이 서사를 돕지도, 대사가 변화를 설명하지도 않지만, 삐죽이는 인물들과 함께 러닝타임을 통과해 도달한 라스트 시퀀스는 복합적인 감상을 낳는다. “섬세함과 강렬함이 동시에 작동하는 드문 경험을 선사한다”라는 평과 함께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으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되어 문혜인과 김준형에게 올해의 배우상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