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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아홉 스님의 수행 모습을 내부에서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
김철홍(평론가) 2021-05-19

2019년 11월 11일,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한 공사장 인근에 설치된 임시 천막으로 9명의 스님이 들어간다. 그 문은 자물쇠로 굳게 닫히고, 이제부터 아홉 스님의 90일간의 노숙 수행, 동안거(冬安居)가 시작된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은 조계종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을 비롯한 아홉 스님의 수행 모습을 내부에서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다.

수행 과정은 비교적 단순해 보이지만 지켜야 하는 규칙이 까다롭다. 하루 중 14시간은 도를 닦아야 하며, 수행 기간 동안 묵언을 유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외출과 목욕도 금지이며 식사는 하루 한끼로 제한된다. 거기에 더해 가장 치명적인 것은 이러한 규칙을 어길 시 승적을 박탈당한다는 것이다. 한겨울, 영하를 넘나드는 추운 날씨는 스님들의 몸 곳곳을 괴롭히고, 급기야 한 스님이 수행 도중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행은 계속된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에 스님들이 수행을 시작한 이유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영화는 계속해서 천막 바깥의 임시 법당에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그 숫자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사람들은 함께 기도하고 공연을 즐기며 각자의 방식으로 스님들을 응원한다. 종교를 뛰어넘는 묵직한 감동이 전달되지만 영화의 완성도 자체는 아쉽다. 이금희 아나운서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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