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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 수상 '레벤느망'

1963년 프랑스, 작가를 꿈꾸는 20대 초반의 대학생 안(안나마리아 바르토로메이)은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된다. 자신의 몸과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이기에도 부족한 시간, 안은 하루빨리 선택을 해야만 한다. 학업을 중단하고 아이를 낳아 미혼모가 되는 것과 아이를 낳지 않는 것. 안은 후자를 택하는데, 당시 프랑스는 낙태가 불법이었기에 이 또한 위험하고 괴로운 길이다. 고난 끝에 불법 시술소를 찾아간 안은 마침내 삶과 죽음이 오가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마주한다.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레벤느망>은 60년대 프랑스 대학생이 원치 않은 임신을 하면서 겪는 일련의 일들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프랑스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아니 에르노의 고백록 <사건>이 원작으로, 감정이 절제된 원작과 비슷하게 영화 또한 건조하고도 서늘하게 인물의 행로를 따라간다. 여성으로서 여섯 번째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오드리 디완 감독은 1.37:1 화면비와 핸드헬드 카메라, 인터타이틀 등을 활용해 안의 고립감과 불안을 형상화한다. 가족과 친구, 의사 등 누구와도 쉽사리 아픔을 나누지 못하기에 그 무게와 강도는 배로 다가온다. 아니 에르노의 표현을 빌리자면 “세대를 거듭하며 여성들이 거쳐간 사슬”에 엮인 오래된 공포와 고통을 뼈저리게 전달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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