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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벨파스트'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는다
조현나 2022-03-23

1969년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 가족과 함께 사는 9살 소년 버디(주드 힐)는 여느 때와 같이 친구들과 집 앞의 거리에서 뛰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천주교를 탄압할 목적으로 결성된 폭도들이 들이닥친다. 도시는 순식간에 쑥대밭이 되고 사람들은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보도블록으로 높이 바리케이드를 쌓는다. 점점 험악해지는 마을 분위기 속에서도 버디는 일상을 유지한다. 좋아하는 친구의 옆자리에 앉기 위해 열심히 수학을 공부하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그날의 일과를 털어놓는다. 하지만 버디의 아버지가 영국을 오가며 일을 지속하기 어려워지면서 가족은 영국으로의 이주를 계획한다.

케네스 브래나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은 <벨파스트>는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재료로 삼되, 버디라는 새로운 화자를 창조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케네스 브래나 감독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북아일랜드 출신의 배우들을 기용함으로써 각자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했다.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극의 긴장감을 유쾌함으로 승화하는 주드 힐의 활약이 눈에 띈다. 영화의 아름다운 순간은 흑백영화인 <벨파스트>에 마법처럼 컬러가 스며드는 순간이다. 버디가 극장에서 관람하는 영화가 이에 해당하는데, 어린 시절 브래나 감독에게 영화가 얼마나 강렬한 경험이었는지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분분한 시기를 견디지 못하고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남는다. 떠난 이의 뒷모습만큼이나 남은 이의 시선이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제79회 골든글로브 각본상, 제75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국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음향상, 음악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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