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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검색결과

기사/뉴스(9404)

화면 구성

<화산고>는 만화책이나 무협지를 실사영화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주려는 작품이다. 때문에 만화적 표현으로나 가능한 장면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실사화면에 옮겨놓아야 했다. 예컨대 교사가 던진 분필이 날아가다가 주인공 경수 앞에 떡 하니 멈추더니 다시 반대방향으로 날아가는 장면이나, 경수가 빗물을 자신의 기로 모아 엄청난 물줄기를 앞으로 쏘는 모습, 경수가 같은 반 학생들이 가져다놓은 바늘방석에 앉은 직후 얼굴이 갑자기 빨간 원색으로 변하는 장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부분에서 만화적 상상력을 실사로 실현하려 했다. 또 정말 만화책처럼 화면이 두개, 세개, 다섯개로 척척 분할되거나 사선으로 쩍 갈라지는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실제 필름으로 작업하자면 까다로운 이 작업은 컴퓨터의 힘을 통해 이뤄졌다. 또 김태균 감독은 영화에 판타지한 느낌을 담아내기 위해 하늘이 늘 성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낮장면에는 스스로 ‘배트맨 구름’이라고 부르는 무시무시하고 짙은 구름을 CG로 만들어 넣었다. 특히 주인공들이 사용하는 가장 강력한 무공인 ‘기 싸움’을 좀더 독특한 분위기로 표현하기 위해선 ‘다이내믹스 애니메이션’이라는 기법을 이용했다. <엑스맨>에서 스톰의 기공에 사용했던 이 방법은 바람, 비 같은 자연 현상을 수치화해 그래픽으로 재현하는 것으로, 기존의 3D 오브젝트 방식과는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 <화산고>의 비주얼전략 ▶ 디지털 색보정 ▶ 와이어 액션 ▶ 예산절감의 수훈은, CG ▶ 화면 구성 ▶ 세트 ▶ 그러나... ▶ 김태균 감독 인터뷰 ▶ 화산고의 비주얼 스탭

로카르노 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선정 논란

제54회 로카르노 영화제가 최우수작품에게수여되는 `황금표범상' 선정을 둘러싸고 일부 심사위원들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등 논란속에 폐막됐다고 현지언론이 12일 보도했다. 8명의 심사위원중 이탈리아의 저명한 여자배우인 라우라 모란테와 프랑스의 영화감독 에밀리 들뢰즈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우수작품상은 이란 감독 아볼파즐 잘릴리가 연출한 `델바란'에게 수여됐어야 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고 스위스국제방송이 다. 이 방송은 시상식 하루전인 11일에 있은 최종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의 판정이 팽팽히 맞서는 바람에 위원장인 뉴욕타임스의 영화비평가 자넷 마슬린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야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마슬린은 이를 부인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은 모두 9명으로 구성될 예정이었으나 1명이 영화제 개막직전 불참을 통보했다는것이다. 이탈리아 감독 마우리지오 스키아라의 작품 `알라 리볼루지오네 술라 뒤 카발리'가 `황금표범상'과 함께 최우수 남자배우에게 수여하는 `청동표범상'도 수상했다. 그러나 많은 비평가와 관객들은 스키아라 감독의 작품이 전반적으로 너무 향수적이며 구성도 치밀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수상작이 지난 74년 포르투갈의 군사독재 정권 붕괴 직후의 사회상을 소재로 하는 등 과거에 비중을 둔 것과는 대조적으로 나머지 출품작들은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소년이 이란에서 겪는 삶과 생존을 위한 투쟁을 묘사한`델바란' 등 출품작의 대부분이 아동문제를 다룬 것도 금년도 로카르노 영화제의 특징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광주에도 국제영화제 열린다

광주비엔날레에 이은 광주의 또다른 국제문화행사 2001광주국제영상축제(이하 광주영화제)가 출항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오는 10월27일부터 11월4일까지 9일간 열릴 광주영화제는 일본의 명망있는 중견감독 오구리 고헤이 회고전 등의 각종 상영회와 2천만원 규모의 공모전인 광주영상대전, 그리고 멀티미디어 축제로 나뉘어 진행된다. 프로그램 섭외는 아직 진행중이어서 확정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광주의 지역적 성격에 어울리는 특별전 혹은 회고전이 별도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영화제는 총예산 4억, 5억원 정도의 중간 규모 영화제. 광주시에서 5천만원, 행정자치부에서 2억원을 지원받고 지역 스폰서들의 도움으로 나머지를 충당할 예정이다. 한 영화제 관계자는 “애초 계획보다는 예산이 줄긴 했지만, 적정 규모의 개성있는 영화제로 자리잡는 게 광주영화제의 방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영화제의 모태는 지난해 10월에 열린 2000광주국제청소년영상축제. 이 행사를 위해 출범한 조직위원회가 올 들어 광주국제영상축제위원회로 개칭하고 조직위원장에 김양균 변호사를 추대하면서 광주영화제의 시동을 걸었다. 호남대 다매체영상학과 복환모 교수가 프로그래머를 맡고 있으며, 지역 시민운동가 염정호 이사와 광주지역의 사설시네마테크 출신들이 실무진으로 뛰고 있다. 일정은 확정됐지만 광주영화제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8월 중순 현재, 일정은 촉박한데 준비상황은 빈 곳이 많다는 게 실무진들의 제일 큰 고민. 한 관계자는 “행정적 결정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바람에 충분한 준비시간을 얻지 못했다“며, “큰 욕심 내지 않고 실현 가능한 프로그램 중심으로 차분하게 치러낸다는 게 1차적 목표”라고 밝혔다. 영화제의 기치나 색깔이 아직 선명하게 그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도 걱정거리. 광주영화제는 일단 전국적 성격이 강한 국내의 다른 국제영화제와 달리 지역주민들의 호응을 우선으로 하고, 광주의 문화적 역사적 성격이 녹아 있는 영화제로 만든다는 걸 대체적인 방향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들이 이 성격을 뒷받침해주지 못할 경우, 3개도 적지 않은데 국제영화제를 왜 또 만드냐는 삐딱한 시선을 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실무진들은 “올해와 내년은 지역 기반을 다지는 데 비중을 두고, 광주영화제만의 개성을 서서히 살려나가면서 3회부터 의미있는 전국적 행사로 자리잡는 걸 장기적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2, 3년간 광주에만 10여개의 스크린이 새로 생기고 관객도 급증해 지역민들의 갈증과 수요만으로도 광주영화제의 필요성은 존재한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현재 확정된 상영작은 오구리 고헤이 감독의 전작 4편과 일본 피아영화제에 초청된 일본 단편 30여편, 그리고 한국 단편 20여편 등이다. 오구리 감독은 초청이 확정된 상태. 여기에 일본 장편 10여편이 추가될 예정이며, 별도의 회고전 혹은 특별전은 2, 3주 정도 지난 뒤에 확정된다. 그 밖에 수입된 외화 몇편도 섭외중이다. 이르면 이번주에 공고를 내보낼 공모전인 광주영상대전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실험 단편, 청소년 부문으로 나눠 공모하며 전 부문을 통틀어 대상에 1천만원의 상금이 주어지고 부문별 시상도 이루어진다. DVD와 게임이 주메뉴인 멀티미디어축제의 세부안 마련도 진행중이다. 허문영 기자

톰캣

■ STORY 결혼식에 참석한 마이클(제리 오코넬)과 그의 친구들은 한 가지 내기를 한다. 각자가 매월 일정 정도의 금액을 적립하여 그들 가운데 마지막까지 결혼하지 않고 남는 사람에게 그 돈을 모두 몰아주자는 것. 7년의 세월이 흐른 뒤, 그때까지 결혼하지 않고 남아 있는 이는 마이클과 지독한 바람둥이 친구 카일(제이크 부시)뿐이다. 마이클은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장에서 만난 한 여자에게 홀려 5만1천달러나 되는 빚을 지고 만다. 가난한 만화가에 불과한 마이클이 빚을 갚을 방법은 한 가지뿐, 바람둥이 친구 카일을 어떻게든 결혼시키고 내기에 걸린 돈을 받아내는 것이다. ■ Review 첫째, ‘화장실 유머’의 끝은 어디인가? <톰캣>에서 바람둥이 카일의 잘린 고환은 병원 이곳저곳을 누비며 사람들의 발에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다가 마침내 구내식당에서 식사중이던 의사의 이빨에 씹히기까지 한다. 정액, 모유, 식사중의 출산에 이르기까지 <톰캣>은 온갖 소재와 방법을 총동원하여 관객의 비위를 긁는 것으로 웃음을 유발하려 한다(몇몇 장면들은 말 그대로 정말 웃긴다). 게다가 이 좌충우돌하는 연애소동극 사이로 질주하는 우리의 주인공은 <죠의 아파트>에서 지저분하기로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인물인 ‘죠’ 역을 맡아 진창 속을 헤집고 다녔던 제리 오코넬이다. 둘째, 후안무치한 베끼기에 지나지 않는 이른바 ‘패러디영화’의 끝은 어디인가? 주인공 마이클은 이 영화 저 영화의 주인공들 흉내내기에도 바쁘다. <미션 임파서블2>의 톰 크루즈처럼 절벽에 간신히 매달려도 보고,- 하지만 결국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그 자리에서 날아오르는 수십 마리의 비둘기떼(!)- <성난 황소>의 로버트 드 니로처럼 거울 앞에서 중얼거려도 보고, 급기야 <졸업>의 더스틴 호프먼처럼 결혼식장에서 소동을 일으키기까지 한다. <톰캣>은 마이클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여주인공 역으로 <무서운 영화>의 섀넌 엘리자베스를 택함으로써 자신의 계보를 분명히 한다. 에이미 해커링의 <리치몬드 연애소동>부터 할리우드영화 속의 십대- 특히 남성- 들이 점점 바보가 되는 것을 보아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톰캣>에 등장하는 20대 남성들은 나이만 많았지 <리치몬드 연애소동>나 <아메리칸 파이>의 덜 떨어진 사춘기 무뇌아들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그들에겐 잠깐 동안이나마 수다를 멈추고 케빈 스미스의 <체이싱 아미> 주인공들처럼 삶을 돌이켜볼 여유조차 없는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주인공의 어리석음은 순수함이라는 이름으로 찬양되며 그 순수함에 대한 보답은 멋진 여성과의 결합이다. 그야말로 바보들의 판타지이다. 유운성/ 영화평론가 akeldama@netian.com

그 안에 우는 사막의 바람, <복수는 나의 것>의 송강호

‘JSA의 계절’은 참으로 길었다. 꼬리를 무는 인터뷰, 해외영화제 순례, 일본 개봉에 따라붙은 홍보에 이르기까지 송강호(34)는 1년을 꼬박 ‘공동경비구역’에서 살았다. 그 사이 송강호의 책상에는 서른편 남짓한- 멜로드라마도 두편 포함된(!)- 시나리오가 쌓였다. 그리고 <복수는 나의 것>이 그를 차지했다. <복수는 나의 것>은 나긋한 회유의 손길이 아니라 막무가내의 손아귀로 송강호를 잡아 끌었다. <…JSA> 밤샘 촬영을 끝낸 지난해 봄 어느 새벽 박찬욱 감독이 들려주는 스토리에 그냥 “어어, 그렇군” 했던 송강호는, 시나리오를 손에 잡던 순간 치밀어오른 생경함과 두려움의 포로가 됐다. 작품 선택의 동기를 묻는 좁은 질문에 송강호는 넓게 답했다. “내가 아는 어떤 한국영화와도 딴판이었다. 누가 더 세련되고 예쁘게 영화를 만드나, 누가 더 세련되고 예쁘게 연기하는가를 지상 과제로 다들 앞을 다툰다. 그러나 중요한 건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밑에 깔린 열망의 강도, 누가 어떤 이야기를 어떤 색깔로 하느냐의 문제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하드보일드 스타일’로 갈 길을 공표한 <복수는 나의 것>에서 송강호는 유괴당했던 딸을 시체로 되찾은 아버지로 분한다. 그 어린 딸은, 세상으로부터 무엇 하나 부당하게 빼앗은 적 없었건만 모든 것을 강탈당한 남자가 살아야 할 마지막 이유였다. 하지만 <복수는 나의 것>은 관객의 감정을 멋대로 고문하고도 남을 ‘흉기’를 품은 격정의 드라마 앞에서 금욕을 고집하는 영화다. 그래서 송강호는 말라야 한다. 깡마른 몸, 메마른 혼을 얻을 때까지.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들어서는 그의 몸피는 실제로 부쩍 여위어 있었다. <…JSA> 때보다 어림잡아 6.5kg이 빠졌다고 했다. “영화 후반으로 가면 여기서 5kg쯤 더 줄어들 겁니다. 머리와 수염도 길러서 극도로 초췌해질 거고요.” 박 감독은 송강호의 ‘동진’ 역을 설명하며 리 마빈, 크리스토퍼 워컨을 거명했지만, 본인은 과히 신경쓰지 않는 눈치. 어차피 앙상해질 대로 앙상해져 영혼의 허연 뼈마디를 드러낼 인물인데 외형이 대수롭겠냐는 소리다. 살 빠지면 짝짝이 눈이 더 기괴하게 나올 거라고, 안 그래도 괴상하게 생겼는데 보는 사람들이 ‘저거, 저거 사람이 아니구나!’ 할 것 같다고, 예의 트럼펫 삑사리 같은 웃음을 터뜨리기는 했다. 가벼이 울 수도 웃을 수도, 울릴 수도 웃길 수도 없는 지독한 연기를 앞두고 수심이 오죽할까 하는 참견은 송강호에게 철 지난 걱정에 불과했다. “어렵긴 뭘 어려워, 너무 쉬운 연기지. 가만있으면 되는데, 뭘.” 이번 연기 난해하다고 투정부리는 송강호에게 툭 던진 박찬욱 감독의 한마디가 그의 머릿속에 낀 안개를 걷어갔다. 듣고보니 몇달 전 박찬욱 감독이 “출제자가 기대한 답과 다른, 그러나 알고보면 더 정답인 답을 적는 학생”에 그를 빗댄 일이 기억났다. 서로에게 뜻밖의 정답을 턱턱 안겨주는 관계. 누구누구는 복도 많다. “원초적이면서 건조하게. 인위적인 컨트롤은 없을 겁니다. 내가 슬프면 그냥 울 거고요. 만약 관객을 울린다면 이미 알고 있는 슬픔의 상에 들어맞아서가 아니라, 저절로 눈물이 떨어지게 하고 싶습니다.” <…JSA> 이전까지 발목에 매달려 있던 특정 이미지의 족쇄도, 영화 스타일과 연기의 소통에 대한 염려도 그를 놓아준 지금, 송강호는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게임 운영과 민첩한 풋워크를 자신한다. 개인의 복수극이라기보다 고독하고 황폐한 사회를 보여줄 영화다, 뭔가 미흡하면 내가 연기를 못해서지 다른 이유가 아닐 게다, 정말 아주 오래 기억될 훌륭한 영화다, 그리고, 그리고 또… 그의 아홉 번째 영화를 이야기하는 내내 송강호는 짐짓 무거운 말을 늘어놓고 그 말의 중량 밑으로 스스로의 어깨를 들이밀고 싶어했다. 약속의 노예가 되기를 자청했다. <복수는 나의 것>을 생각하면 사막에 남자가 홀로 서 있는 그림이 머리를 채운다는 송강호. 그는 어느 말끝엔가 <복수는 나의 것>을 배우로서 날릴 ‘카운터 펀치’라고 불렀다. 8월13일, 송강호는 카운터 펀치를 날리러 사막의 링으로 간다. 뒤돌아보지 않고. 겨울 어디쯤에서 ‘동진’이 된 그가 우리의 어깨를 두드려 돌려세우는 날, 우리 앞에는 비극의 소금기와 피딱지가 말라붙은, 몹시 낯선 그래서 잊기 힘든 송강호의 얼굴이 있을 것이다. 술 감량도 해야 하니 촬영 들어가면 금주할 생각이다. 크랭크인 전에 충분히 마셔둬야 한다는 뜻이겠지? <…JSA>를 찍으면서 박찬욱 감독이 내심 술을 마시고 싶은데 말을 못 꺼낸다고 생각해서 감독님 심기를 헤아린다고 일부러 술자리를 주도하곤 했다. 그런데 얼마 전 박찬욱 감독님이 실은 그때 별반 마시고 싶지 않았는데 권하는 내 심기를 헤아려 마셨다고 하질 않는가! 충격이 컸다. 야구 원래는 축구보다 별로였다. 잘 맞으면 야수 정면에 날아가서 아웃되고 빗맞으면 도리어 안타가 되는 불공정함(?)이 싫어서.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좋아지더라. 플레이와 플레이 사이의 공기, 한방 맞고도 태연하려고 애쓰는 투수의 미묘한 표정 같은 드라마를 클로즈업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 점점 마음을 빼앗기게 됐다. 합작영화 하라다 마사토 감독으로부터 한·일 합동 마약단속반 이야기를 그린 시나리오를 받은 적이 있었지만, 공감이 크지 않아 사양했다. 합작영화라도 감독이 한국인이라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작은 이야기였으면 한다. 합작영화라면 공연히 덩치만 크기 쉬운데 작은 이야기를 밀도있게 그린다면 좋겠다. 일본의 송강호 팬클럽은 역할 분담도 잘돼 있고 내게 피해를 안 주려는 배려도 세심해 놀랐다. 11월에 한국을 방문해 “당신을 언제부터 왜 사랑하는지” 말해주겠다고 하더라. <지젤> <복수는 나의 것>을 생각하면 오버랩되는 연극. 기성의 교범을 무너뜨리는 파격적 작품이었고 나도 ‘힐라리온’이라는 강한 역을 연기했다. 어떻게 하면 관객을 감동시킬지 고민하던 시스템을 뒤집어 객석의 당혹감을 감수하고 창작하는 ‘우리’가 주체가 됐던 무대였다. 훈련과 습관을 깨는 일은 고됐지만, 깨지는 순간 환희를 느꼈고 결과물도 관객의 마음에 꽂혔다. <복수는 나의 것>은 <지젤>이 연극에 대해 내게 준 가르침을 영화에 대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새영화 - <베사메무쵸>

그동안 10,20대 위주의 영화가 판치던 극장가에서 잔뜩 소외됐던 중장년층들에겐 단비같은 영화다. 중년 부부에게 느닷없이 다가온위기와 갈등, 극복 과정을 그린 `가족 멜로물'이다. `애들이 넷이랬지? 애들 대학 안 보낼 거야'하고 툭하면 자식을 들먹이며 술수를 강요하는 직장 상사에도 아랑곳없이 정직하게 살아온 증권사 직원 철수(전광렬). `싸게 판다'는 확성기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마지막 남은 낙지 한 마리를 위해 몸싸움을 벌이는 평범한 가정 주부 영희(이미숙). 방 두 칸짜리 아파트에 자식 넷과 둥지를 튼 부부의 아침은 일곱시 정각에 울리는 자명종 소리만큼이나 부산하다. 넉넉하진 않지만 통장에 돈 모이는 재미로 알콩살콩살던 이 부부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남편의 실직과 함께 1억 원짜리 빚보증 통보가 날아들면서부터. 한 달 안에 빚을 갚지 못하면 집을 날려야 할 위기에서 철수는 바람난 고객의 부인에게서, 영희는 학교 선배로부터 각각 1억 원 대가의 성적유혹을 받는다. 작품이 의지하고 있는 곳은 가족애와 부부간 성모럴이다. 포기할 수 없는 이 두가치에 우선 순위를 매겨야 할 때 갈등은 일어난다. 다소 고리타분한 주제와 줄거리임에도 지극히 한국적 정서에 기대고있기에 영화는 제법 설득력을 지닌다. 특히 IMF위기로 경제난과 가족 붕괴 위기를 경험했을 국내 관객들에겐 한층 호소력을 갖는다. 비슷한 내용의 할리우드 영화「은밀한 유혹」(애드리안 라인 감독, 1993년작)과는 확연한 정서의 차이가 드러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억만장자로부터 아내와 하룻밤의 대가로 100만 달러 제의를 받은 가난한 부부(데미무어-우디 해럴슨)가 단 하룻밤의 짧은 고민 끝에 제의를 수락했다가 이후 신뢰가 무너져 `유혹의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고민을 거듭하다 `가족을 위해' 영희는 제안을 실행에 옮기지만 그의 행동은 이부자리 위에 오밀조밀 모인 50개의 발가락이 비춰지면서 정당성을 얻고 묵인되는 것. 관객은 때로 영희 혹은 철수의 입장이 돼 고민하다가도 부부 갈등을 다룬 TV프로그램의 재판관이 돼 판결을 내리기도 한다. 전광렬과 이미숙, 두 배우의 관록이 묻어나는 연기는 리얼리티에 힘을 실어준다. 이미숙이 아이를 부여잡고 `자식을 위해 시장에서 낙지를 훔쳐야했던 자신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목이나 아들을 업은 채 자신의 무능함을 탓하며 울음을 삼키는 전광렬의 모습은 가슴을 울리고도 남는다. `철수'와 `영희'라는 평범한주인공들의 이름처럼 이들의 일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 된다. 미세한 감정 변화에 관객들이 동참하도록 클로즈업을 반복하며 카메라로 충분히배우들을 비춰주는 전윤수 감독의 세밀한 연출력도 신인답지않게 능숙하다. 그러나 조연들에 대한 기계적이고도 단선적인 묘사는 리얼리티를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꼽힐 것 같다. 십 수년 만에 나타난 고교 여후배에게 하룻밤의 몸 값으로 거액을 제시하는 선배가 과연 현실에 있기나 한 걸까. 한가지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 이 영화의 홈페이지에서는 `당신과 하룻밤에 1억원을 준다면 허락하겠는가?'라는 내용의 설문 조사가 진행 중인데 `허락한다'는 응답이 60% 이상을, `허락 안 한다'는 응답은 불과 약 20%였다는 것. 제목 `베사메무쵸'는 `뜨겁게 키스해주세요'라는 뜻의 스페인어. 8월 31일 개봉. (서울/연합뉴스)

납량특집 - 아름답고 다정한 나의 이웃(2)

전편의 줄거리- 신분 상승을 꿈꾸며 강북 혜화동에서 강남 청담동으로 이사온 김씨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웃의 여성들에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달리게 되는데( ? ) 어느날 대낮, 복도에서 만난 화장지운 여성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결국, 김씨는 자기 방으로 돌아와 “이곳은 사람 사는 곳이 못 돼!”를 외치며 짐을 싸기 시작하여 그녀들 몰래 다시 강북으로 이사한다. 중류층의 건전하고 합리적인 젊은 부부들이 주를 이루며 살고 있는 서민풍의 아파트로 이사온 김씨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며 만족해하는데 그러던 어느날, 막 잠이 들려던 김씨를 깨우는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러면서 김씨를 둘러싼 무시무시한 일들이 서서히 꿈틀거리기 시작하는데…. 2부 시작. 쌍둥이를 본 나는 다리에 힘이 쭉하고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 쌍둥이를 낳은 쌍둥이 어머니에게 애들이 너무 뛰는 바람에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했다. 그 쌍둥이 어머니는 그다지 미안한 기색도 없이 “나도 말려보지만 애들인데 어떡하겠어요? 아파트에선 서로 조금씩 이해하셔야죠.” 물론 서로 조금씩 이해하며 살아가자는 말엔 동의하지만 나로선 이 어머니에게 이해를 구할 만한 일을 할 게 없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그러면 나는 계속 이 상황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고 끝까지 감수해야 하는 거냐라고 물었고 그 어머니는 “애 안 키우세요?”라며 비수를 꽂았다. 난 수줍어하며 “저 아직 총각인데요”라는 말을 뱉을 뻔하다가 얼른 정신을 차려 “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요”라는 말로 재치있게(?) 역공했다. 쌍둥이 어머니는 한번 해보자는 거야, 라는 투로 눈에 쌍심지를 키웠고, 속으로 뜨끔했지만 아무리 쌍둥이 어머니라 해도 너무하는 거 아냐, 라는 표정으로 응수했다. 그러면서 쌍둥이 어머니의 나이를 가늠해보았다. 꽃다운 나이에 일찍 결혼을 해서 바랬는지 어쨌는지 알 수 없지만 쌍둥이를 덜컥 낳고 전업주부가 되어 하루종일, 해도 해도 줄어들지 않는 집안일과 극성스런 쌍둥이 뒤치다꺼리를 하며 쌓아온 삶의 피로와 짜증이 연륜이 되어 본격적으로 아줌마의 세계로 들어선 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이도 나보다 네댓살 아래로 가늠되었다. 거짓말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 순간 난 그녀의 처녀 때의 모습을 그려보았고, 현실이 그녀를 이렇게 안하무인 아줌마로 만든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는 피니시공격을 가해야 할 때, 상대의 입장을 살피면서 스스로 전투력을 무력화시켰다. 그날 이후로, 아이들 뛰어다니는 소리에 쌍둥이 어머니의 찢어질 듯한 고함소리, 그 소리가 끝나면 바로 아이들 목이 쉬여라 울어젖히는 소리가 추가되었다. 벌통을 건드렸다. 그냥 내버려둘걸. 하여튼 그 소리는 허구한날 들렸고 어쩌다 소리가 나지 않으면 윗집에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하고 괜시리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차츰,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기 시작하였고 일일이 묘사하면 책 한권을 내놔도 모자라기 때문에 지면관계상, 요점정리를 하자면 이렇다. 지하주차장이 텅 비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1층까지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내 차 뒤로 차를 겹겹이 세워두기 일쑤고 문을 열기도 어렵게 바짝 차를 대놓는 일들도 허다했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것은 그러고도 미안해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왜 이런 식으로 주차를 하냐고 물으면 “네?” 하며 생뚱맞은 표정으로 힐끔 쳐다보고는 말없이 차를 ‘피융∼’ 하고 빼버린다. 대게 젊은 부부일수록, 여자일수록 그렇다. 정말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남 생각 안 하는 민족 하나를 뽑아보라면 나는 1초도 생각 안 하고 한국사람!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외국사람들이 어려서부터 남한테 피해주지 말라는 것을 부모에게 듣고 자랐다면 우리는 어려서부터 무조건 하면 된다는 말을 집안의 가훈처럼, 내력처럼 듣고 자란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남 생각 안 하는 사회가 얼마나 폭력적인 사회인지, 우리는 서로서로 “당하고” 있다. 김지운/ 영화감독·<조용한 가족> <반칙왕>

경배하라! 스피드의 미친 바람을…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길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 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 없지만,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 중에서 자전거는 엔진이 없다. 이름 그대로 저절로 굴러가는 바퀴다. 몸뚱아리의 근육이 기어가 되고 2개의 콧구멍은 2기통 실린더가 되어 순결한 가스를 뿜어낸다. 자전거는 무공해의 동력장치다. 대기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를 오염시키지 않는다. 투명한 콧김은 분수처럼 새벽공기 속에 솟아오른다. 그 건강한 배기가스는 금방 맑은 바람이 되어 흩어진다. 자전거는 요물이다. 바퀴만 보면 미치도록 굴리고 싶은 욕망의 소유자들을 실어나르기에는 더없이 맞춤한 기계다. 자전거 위에 납작 엎드려 달리면 그대로 몸은 유선형의 물고기가 된다. 그 지느러미와 꼬리로 대관령도 헤엄쳐 건너고 사하라 사막도 저어간다. 자전거 여행은 바람처럼 깃털처럼 떠돌아다니고 싶은 역마살의 씻김굿이기도 하다. 예닐곱살 무렵 내가 아직 자전거를 배우기 전. 아버지가 운전하는 자전거 뒷잔등은 리무진의 뒷좌석과도 같은 승차감을 베풀어주었다. 그이의 펑퍼짐한 엉덩짝은 그대로 지상에서 가장 든든한 에어백에 다름 아니었다. 덜커덩 덜커덩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굴대 위에서 해사한 웃음을 날리며 바라본 세상의 풍경이란? 뭉게구름, 미루나무, 먼산, 원두막, 누렁이 황소 따위는 눈알 핑핑도는 현기증 속으로 휘감겨 돌았다.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 자전거의 오너 드라이버가 되면서부터 이미 그 황홀경은 사라져갔다. 지금 자동차의 매너리즘에 헛구역질을 느낄 즈음, 나는 가끔 녹슬어 볼품없지만 푸성귀처럼 싱싱한 에너지로 충만한 낡은 자전거를 꺼내 먼지를 털어낸다. 아버지의 뒷잔등에 매달리는 그 쾌감은 결코 맛볼 수 없다. 그래도 자전거 안장은 여전히 세상의 중심에 나를 앉히고 유년의 추억으로 쏜살같이 데려다준다. 하나 과욕은 금물이다. 속도에 집착하면 맛이 가는 수가 있다. 실제로 여기 그 증거가 있다. 자전거의 스피드에 취해 살짝 맛이 간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광고. 미국의 자전거 브랜드 GT의 광고다. 사이클 마니아들을 유혹하는 슬로건이 노골적이다. “쾌속은 우리의 좌우명이다.” 그러나 비장한 캐치프레이즈에 비해 광고표현은 너무나 희화적이다. 회의를 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얼굴모양새를 보라. 눈길을 주는 순간, 킥킥 웃음이 터져나온다. 얼마나 타고 싶으면 일하다가 자전거 생각만 해도 바람결에 짓눌린 얼굴이 될까? 물론 컴퓨터그래픽의 조화겠지만 기발한 상상력이 아니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요사스런 둔갑이다. 끔찍한 익살말고도 이 광고의 미덕은 또 있다. 철저히 기계적 성능이라든가 품질의 비교 같은 데서 벗어나고 있다. 제품 기능에 머무르는 데서 벗어나 사용의 즐거움, 유희본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달리고 싶은 간절한 충동, 그 터무니없는 열망에서 제품의 드라마는 풍성하게 부풀어오른다. 그러나 광고의 기호적 가정은 다소 억지스럽다. 스피드에 대한 경배가 지나쳐서 인간의 꼬락서니가 저런 꼴로 진화하고 만다는 얘기 아니겠는가? 욕망이 지극하면 신체가 알아서 반응한다? 마치 원숭이 골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지고 해구신을 먹으면 정력이 절륜해지고 소의 도가니는 관절을 부드럽게 만들고 임산부가 닭고기를 먹으면 닭살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생뚱맞은 억설처럼 말이다. 어떤 구실이라도 끌어대서 탐욕을 정당화하려는 속셈이 상동기관설이라는 그럴듯한 미신을 제물로 삼고 있다. 하지만 그런 씁쓸한 뒷맛을 상큼하게 가셔주는 묘미가 이 광고에는 있다. 일견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관념들을 그럴듯하게 관계지우는 수사의 극치가 우스꽝스런 비주얼에 숨어 있다. 극도의 과장, 극도의 단순화, 극도의 비유는 그래서 애교가 된다.(광고1). 자전거를 타는 것은 꼭 속도에 대한 집착 때문만은 아니다. 스피드에 미친 자들은 오토바이를 타면 될 일이다. 6기통 2500cc의 마력이 연출하는 광란의 질주극. 그 주인공이 되고 싶은 족속들은 할리 데이비슨이나 혼다 NX4를 훔쳐서라도 기어이 타야 한다. 오토바이에는 생짜로 못다 이룬 꿈이 서려 있다. 깨어서 이루지 못한 스피드의 쾌감은 꿈에서 이루는 수밖에 없다. 이런 행복한 젊은이들을 모델로 한 브라질의 오토바이 광고 한편을 보자. “이들은 혼다 NX4 팰콘을 꿈꾸고 있다.” 그런 카피가 그대로 아이디어가 되고 비주얼이 되었다. 저 아베크들의 몸은 침대 위에 있지만 영혼은 실린더의 장쾌한 폭발음에 묻혀 어딘가를 질주하고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듯 뻗쳐 있는 머리채 모양새가 그들의 꿈을 증거하고 있다. 그렇다. 간절히 원하면 몸이 알아서 반응한다. 광고는 그런 반응을 기민하게 포착한다.(광고2) 이현우/ 프리랜서 카피라이터 ·광고 칼럼니스트

전시...<‘바람·구름·빛’ 평화의 새천년 2001 서울> <독립영상전 ‘디지털드릴’>

<‘바람·구름·빛’ 평화의 새천년 2001 서울> 히로시마 원폭피해자를 아버지로 둔 일본의 사진작가 다나카 마사루와 원자폭탄연구에 관여했던 물리학자를 아버지로 둔 미국의 화가 베티 밀라 큐즈가 만나 작업해온 ‘평화의 새천년 프로젝트’의 서울전시회. 98년 12월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다나카 마사루가 일회용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베티 밀라 큐즈의 회화와 컴퓨터 합성해 만든 콜라주 작품들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999년과 2000년의 작품 40점이 전시되며 온라인전시도 열린다. 후지필름이 협찬한다. <독립영상전 ‘디지털드릴’>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인사미술공간/ 8월15∼26일/ 미메시스/ 02-760-4720∼4 독립애니메이션 그룹 ‘미메시스’의 영상전. 대표 전승일 교수와 <마리이야기>의 이성강 감독을 포함, 오진희, 손혜민, 곽은숙, 백은일, 이정수, 이석연, 한계륜씨의 작품들이 상영된다. 테마는 창작과 생산의 ‘드릴’로서의 디지털에 대한 실험. 디지털 방식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전통적인 그것과 무엇이 다른가, 디지털 방식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는 어떻게 소통되어야 하는가 등을 묻는다. 참여작가들은 모두 미술활동을 하다 디지털 애니메이션 혹은 동영상으로 옮겨온 사람들. 하지만 어떤 이는 영화에, 어떤 이는 미술에 가까운 작품활동을 하고 있어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