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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1997)

TV 시리즈 DVD 특집 (5) - 우리가 놓친 TV 시리즈 DVD 4선

해마다 숱한 DVD 타이틀이 시장에 선을 보이지만, 모든 타이틀이 고르게 주목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놓친 채로 지나간 타이틀 중에는 충분히 관심을 끌었어야 할 것들도 의외로 많은 법. 여기서는 두 가지 기준에 의거, 재발견의 가치가 있는 타이틀을 네 편 뽑아보았다. 첫 번째 기준은 팬들 사이에서 지명도가 있고,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높음에도 불구하고 DVD가 나왔을 때 기대 이하의 반응을 보였던 DVD, 또 하나의 기준은 다른 주력 타이틀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DVD다. 시즌 1 (파라마운트) 1990년 4월부터 2년간 ABC TV를 통해 방영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는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 와서는 문자 그대로 TV 극의 ‘전설’이 되었다. 이른 바 ‘쿼키(Quirky) 쇼' - 훗날 로 명맥이 이어지는 - 의 원조라 할만한 이 시리즈는 이 시대 최고의 아방가르드 예술가 데이빗 린치의 상상력과 베테랑 TV 작가 마크 프로스트의 역량의 격렬한 화학반응이 빚은 특별한 산물이다. 범죄 미스터리극과 소프 오페라, 초자연적 스릴러, 부조리 코미디, 틴에이지 멜로드라마의 요소를 모두 갖추었으면서도 그 어느 장르에도 속하지 않는 이 기괴한 TV 극은 아쉽게도 두 시즌 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은 이 시리즈를 더욱 신비로운 것으로 만들었다. 어떤 TV극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만의 컬트성과 신비성은 DVD의 소장가치를 측정 불능치로 높여 주었다. 특히 시리즈의 모든 에피소드가 재음미 할 때마다 새로이 해석되는 ‘열린 텍스트’ 라는 점과 몇 번을 보아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의 중독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는 영구 소장용 기록 매체인 DVD의 소스로는 그야말로 ‘딱’이다. 그러나 이런 ‘작품적 측면’ 외에도 의 DVD가 ‘특별 대접’을 받아야 할 이유가 또 있다. 지난 2001년 출시된(한국은 2002년 출시) 시즌 1 DVD는 HBO의 ‘블록버스터급’ 미니시리즈 와 더불어 TV 드라마 DVD 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타이틀 자체의 완성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시즌 1 DVD는 북미 최대의 인디펜던트 DVD 제작사인 아티잔(ARTISAN)이 거액을 투자해 기획/제작한 야심작으로 제작 기간만 해도 보통 TV 극의 몇 배에 달했다. 트랜스퍼의 결과도 탁월해 지금까지도 화질 면에서 대적할만한 공중파 드라마가 없을 정도다. (물론 HBO의 ‘괴물급’ 드라마들은 예외로 하고!) 게다가 TV 극으로는 이례적으로 깔끔하게 다듬어진 5.1채널 DTS 트랙을 수록한 바 있는데, 가 청각적 요소가 특히 강조되는 ‘소리’의 영화라는 점에서 이 부분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쉽게도 파라마운트에서 발매된 국내판(소스는 아티잔 판과 동일하다)에서는 DTS 트랙이 빠졌지만, 대신 여기에는 아티잔의 발매판이 판권 문제로 수록하지 못했던 ‘파일롯’ 에피소드가 수록되었다는 강점이 있다. (파일롯 에피소드의 화질과 음질이 다른 에피소드보다 떨어지는 것은 소스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빼어난 AV 퀄리티 외에도 이 타이틀에는 음성해설과 스크립트 노트 등의 아기자기한 서플먼트들이 포함되어 있어 이것을 감상하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물론 데이빗 린치의 음성해설이 빠진 것은 못내 아쉽지만 말이다. (데이빗 린치는 스필버그와 더불어 DVD의 음성해설에 절대 참여하지 않는 감독으로 ‘악명’이 자자하니 이건 앞으로도 기대하지 마시길) 올해 9월에는 아티잔으로부터 판권을 넘겨받은 파라마운트가 드디어 시즌 2를 출시하니 기대하시라. (김정대) 시즌 1,2 (워너 브라더스) 어느 순간부터인가 HBO의 드라마들은 줄줄이 ‘명품’소리를 듣게 되었다. 빼어난 작품성과 오락성은 기본이요, 여기에 심의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케이블 TV용 드라마 고유의 장점을 120% 살린 ‘잔인하고 화끈한’ 장면들까지 갖추었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HBO의 간판 드라마인 는 이런 특성을 지닌 케이블 TV용 드라마의 롤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현대 드라미디('Dramedy', 드라마와 코미디의 합성어)극의 결정판이라 할 만한 는 매 시즌 케이블 TV의 최고 시청률 기록을 경신하며 계속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작년에 방송된 시즌 4의 첫 에피소드의 경우는 무려 1천 3백만 명의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운집시켰는데, 이것은 케이블 TV 드라마 사상 초유의 기록이었다. 이 드라마가 이토록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소재적 측면에서 이 드라마는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갱단과 마피아’에 대한 환상을 직접적으로 자극한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성별과 나이를 초월해 사랑을 받는 진짜 이유는 바로 이 소재를 다루는 특별한 방식 때문이다. 토니 소프라노가 이끄는 마피아 패밀리는 겉으로는 식의 근사한 마피아 집단인 척 하지만 실은 그것을 닮으려고 끊임없이 발버둥치는 ‘약간 모자란’ 보통 사람들일 뿐이다. 이들의 고민거리는 평범한 시민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 자식 문제, 돈 문제, 부부 관계, 부모와의 갈등 등 - 결국 이 드라마는 소프 오페라의 전통적 소재인 ‘가족애’를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장르 양식을 통해 뒤틀어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묘미는 청춘 시트콤처럼 가볍지도, 심각한 휴먼드라마처럼 무겁지도 않은 극의 독특한 분위기이다. 코미디로 보기엔 너무 진지하고 드라마로 보기에는 살벌하게(?) 웃기다. 이는 만이 전달할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기록적인 시청률과는 별개로 이 드라마는 많은 평론가들로부터 ‘근래 나온 드라마 중 최고작’이라는 찬사를 받아 왔는데, 여기에는 최고 수준의 각본과 제임스 갠돌피니를 비롯한 출연진이 선보인 놀라운 연기력 및 에피소드 각 편의 빼어난 완성도(이 드라마는 에피소드 한 편 한 편이 완결된 영화의 형식을 띠고 있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HBO의 드라마들은 호화 스펙의 DVD로 발매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도 예외는 아니다. TV 드라마답지 않게 1.85:1 와이드스크린 아나몰픽과 5.1채널(돌비디지털) 포맷을 완벽하게 지원하며 비하인드 씬과 영화 소개 피쳐렛 등 서플먼트도 좋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 출시판 시즌 1의 경우에는 5.1채널 사운드트랙이 빠졌으며 서플먼트 중 가장 중요한 데이빗 체이스 - 시리즈의 실질적 창조자 - 와의 인터뷰 서플먼트(77분 분량)도 누락된 채 출시된 바 있다. 대히트 드라마에 어울리지 않는 판매실적보다 더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김정대) (비트윈) 텔레비전만 틀면 불륜 천지다. 오죽하면 아침 드라마에서조차 불륜을 심각하게 다루고 있을까? 이처럼 외도를 하는 경우 한 쪽이 큰 상처를 받기 마련이다. 이는 혼자 분을 삭이며 상대방을 용서하거나, 혹은 이를 갈며 처절한 복수를 하는 것으로 갈린다. MBC 베스트셀러 극장을 통해 방영이 된 은 후자에 속한다. 이 드라마는 남편의 외도로 철저하게 기만을 당한 아내의 복수의 과정을 그리지만, 기존 드라마와는 차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지녔다. 드라마로서는 복수의 강도가 상당히 센편이며, 등장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적 묘사가 뛰어나다. 또한 이야기의 짜임새와 복수를 행하는 과정이 치밀해 기존 드라마의 한계를 넘어선다. 은 디지털 방송의 방향 모색에 중점을 둔 HD 촬영과, 돌비 디지털 5.1 채널로 제작을 하면서 많은 주목을 모은 드라마이다. DVD 타이틀이 그 만큼의 고화질을 보여주진 않지만, 일반적인 TV 방송을 통해 만나는 드라마보다는 좋은 화질임은 틀림없다. 스페셜 피처로는 37분에 이르는 메이킹 필름, NG 장면, 프로덕션 노트, 예고편을 제공한다. 매우 평범한 구성이지만 7일간의 드라마 제작 과정을 담은 메이킹 필름이 볼만하다. 불륜 소재의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절대 놓치지 말 것! (김종철) (인피니티) 여기서의 는 찰턴 헤스턴이 나와 홍해를 가르는 종교영화가 아니라, 폴란드의 거장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이 만든 10부작 TV 시리즈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 EBS를 통해 전편이 방영된 바 있다. 기본적으로는 십계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지만, 종교적 색채 보다는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론적 의미를 묻는 철학적 성격이 강조되었다. 깊이 있는 내용과 연출을 통해 드라마의 새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10부 중 5, 6부가 각각 , 이라는 장편으로 나와 있기도 하다. 박스 세트로 발매된 DVD는 TV 시리즈 전편과 함께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이 직접 출연한 다큐멘터리

‘한겨레21’ 창간11돌 인터뷰 특강, EBS 방송

스타급 지식활동가가 미래를 말한다 28일밤 8시50분∼4월1일 스타급 강사들의 특별한 특강을 텔레비전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교육방송 <기획특강>에서 방영되지만, 수험생들을 위한 딱딱한 강의가 아니다.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이 창간 11돌을 기념해 마련한 ‘인터뷰 특강-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으로, 이름만 들어도 확실한 면모를 알 수 있는 다섯명의 강사가 미래지향적인 영감을 전한다. 강사 홀로 강의를 이끄는 형식을 벗고, 사회자와 함께 토크쇼 형식으로 대화하면서 관객과 교감하는 새로운 형식의 ‘인터뷰 특강’이라 의미와 재미를 함께 누릴 수 있다. 강사는 한비야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소설가 이윤기씨,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박노자 오슬로국립대 교수,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이다. ‘바람의 딸’로 시작해, 세계 곳곳의 분쟁 지역을 누비며 ‘희망’을 전하는 한비야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의 강의 ‘고통을 나누는 상상력-긴급구호의 빛과 그림자’는 28일 밤 8시50분 방영된다. 한 팀장은 이 강의에서 7년여 세계일주를 마치고 지난 2001년 10월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일을 시작한 까닭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에 신화 바람을 불러일으킨 소설가 이윤기씨는 ‘신화의 상상력-눈을 떠라, 숨어 있는 1인치를 찾아라’를 제목으로 강의하고, 29일 밤 8시50분 방송된다. 고교시절 서양 고전 음악에 푹 빠져있던 때와 1970년 중반 잡지사 기자 시절 등을 소개하고, 왜 신화에 관심을 두게 됐는지를 소개한다. 30일 밤 8시50분엔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의 특강 ‘자아실현의 상상력-교육과 인간, 그리고 대한민국’이 방송된다. 홍 위원은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것처럼 과연 진정으로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인지 따지는 물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반공’과 ‘안보’에 배반당해온 민주공화국의 허실을 밝혀내고, 젊은이들에게 이 사회를 지배하는 물신에 저항할 수 있는 ‘인간성의 항체’ 기르기를 당부한다. 네번째 특강 ‘새로운 동아시아를 만드는 상상력-민중의 동아시아를 위하여’는 박노자 오슬로국립대 교수가 맡았고, 31일 밤 8시50분 방송된다. 박 교수는 ‘동아시아의 민중적 아이덴티티’가 만들어지지 못한 까닭을 몇 가지 요인으로 나누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동아시아 민중이 하나가 되어 세계적 자본주의의 체제를 뒤엎을 힘이 있음을 낙관적으로 설파한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다섯번째 특강은 교육방송 위성방송을 통해 4월1일 새벽 5시에 방송된다. 제목은 ‘과거를 푸는 상상력-금기를 깨고 꿈을 꾸어라’이다. 한 교수는 냉전과 분단의 시대를 넘고, 빼앗긴 꿈을 되찾아 미래를 열 힘은 상상력뿐이라고 힘줘 말한다. 한편, 이 강의는 4월 이후 한겨레문화센터 홈페이지(www.hanter21.co.kr)로도 볼 수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여섯번째 강의인 오귀환 <한겨레21> 전 편집장의 ‘문명에서 배우는 상상력-과거에서 훔쳐온 발명특허 톱10’을 시청할 수 있다. 지도, 문자, 종교, 도시 또는 집단장기생존 시스템 등을 살펴보고, 문화산업의 미래와 십자가의 역사, 고대 중국의 4대 발명에 대한 단상 등을 통해 과거 문명사를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를 탐구해 본다. 이번 ‘인터뷰 특강-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은 지난해 <한겨레21> 창간 10돌 기념 ‘인터뷰 특강-21세기를 바꾸는 교양’에 이은 것으로, 지난 14일부터 서울 연세대 위당관에서 열렸으며 모두 800여명이 수강해 성황을 이뤘다.

<역도산 감독판> 박범수 프로듀서 인터뷰

박범수 프로듀서는 송해성 감독의 전작이자 한국 영화 타이틀의 모범으로 손꼽히는 DVD를 제작한 장본인이다. 으로 송해성 감독과 다시 만난 그에게서 DVD 제작 과정의 이모저모를 직접 들어보았다. DVD만의 특징을 간단히 말해 달라. 가장 큰 특징이라면 감독판으로 출시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송해성 감독의 제의에 의한 것으로, 사실 은 극장에서 공개된 것 외에도 여러 가지의 버전이 있다. 예를 들면 칸에서 개봉된 버전이 있고, 올 6월 일본 공개를 위해 별도로 편집중인 버전도 따로 있다. DVD의 감독판은 극장과는 별도로 국내판 DVD만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버전이다. 감독판은 극장판과 어떤 점이 다르며, 몇 분 정도가 추가되는가? 기본적으로는 칸 공개 버전을 텔레시네(※)하여 여러 가지 내용을 추가한 것으로, 내용상으로는 좀 더 복잡해진 부분이 있다. 시간상으로는 2분가량 늘어났다. 추가된 장면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칸 버전을 기본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극장판에 없는 장면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DVD에 극장판이나 칸 버전을 수록하지 않는 이유는, 극장판 자체가 감독이 원했던 수준에 다소 미치지 못한 상태로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만회하고자 하는 차원에서다. 레슬링 장면이라든가, 관객의 감정에 호소하고 싶었던 장면을 더욱 다듬은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감독판으로 나왔던 를 작업했던 경험 때문에 원래의 의도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감독들의 안타까움을 이해한다. 작업하면서 특별히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 있었다면? 영화의 흥행 결과가 나쁘면 당연히 DVD 제작상의 어려움 또한 비례한다. 도 예외는 아니었다. 따라서 시장이 축소되고 흥행이 잘 안된 여파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작업을 할 수 없었던 아쉬움이 있다. 부록은 어떤 식으로 구성되며, 기획 과정은 어땠는가? 부록은 통상적인 DVD와 크게 차별화되지 않았다. 다만 작품의 특성답게 제작 과정과 에 참여했던 스탭이 맡았던 디지털 색보정(DI) 과정이 들어갔다. 의 경우에는 부록에 우선적으로 힘을 싣기보다는, 감독에게 있어 아쉬움이 남았던 극장판을 보완하는 매체로서의 중요성에 더 관심을 두었다. 감독의 코멘터리에는 ‘이 영화가 왜 망했을까’에 대한 궁금증과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고, 영화를 통해 자신이 의도했던 대로의 진정성이 충분히 표현되었다고 평가했다. 주연 설경구의 연기에도 만족했기 때문에 감독 자신은 작품에 대해서 후회가 없다는 입장이다. 음성해설에는 송해성 감독, 설경구, 김선아 프로듀서, 이재진 음악감독이 참여했다. 실존인물을 다룬 영화다 보니 부록을 구성하는 데 있어 자료 확보도 중요했을 것 같다. 자료 수집은 용이한 편이었는가? 저작권 관계로 실제 역도산에 관련된 자료는 사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애초에 영화 프로듀서가 역도산의 유족과 협의한 저작권의 범위가 사진 정도만 사용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자료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일본 개봉 후 한국에서도 새로운 DVD가 출시될 가능성은 있는가? 한국에서 새로 나올 가능성은 10% 미만으로 보면 된다(웃음). 판매량이나 수익이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DVD를 의 처음이자 마지막 버전으로 보면 된다. DVD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 화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의 DVD 텔레시네는 HD로 작업을 해 왔다. 그러나 의 경우에는 그 보다 낮은 해상도의 SD 소스로 작업하였다. SD는 HD에 비해 아무래도 이론상으로는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작업을 하게 된 이유는 감독판의 추가 장면 때문이었다. 추가 장면을 넣기 위해 그 장면들이 수록된 테입에서 또 하나의 원본을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2차 작업이 되는 셈인데, 여기에 대해서는 송해성 감독의 감독판에 대한 강한 의지도 작용했다. 감독으로서는 극장 공개판보다도 감독판을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확고했기 때문에, 이러한 한계를 감수하면서까지 추가 장면을 삽입하여 작품을 마무리 하고 싶어 했다. 색감이 전체적으로 붉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예전에 DVD가 과도한 붉은 색감 때문에 리콜된 적이 있지만, 은 그와는 다르다. 은 디지털 색보정(DI) 작업을 거쳤는데, 고독한 인물을 다룬 이야기와는 달리 화면의 색감은 따뜻하고 온화하게 간다는 것이 원래 의도였다. 또한 디지털 색보정을 하게 되면, 예를 들어 어색한 피부색을 실제에 가깝게 바꾼다면, 피부색만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 필름의 전체 색감이나 질감까지 함께 바뀌게 된다. 의 경우 화면이 전체적으로 온화하고 앰버(호박색) 톤이 돈다는 것이 원래의 의도였다. 예를 들면 극장판에서는 피의 색깔이 거무스름하여 피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데, 이 부분에서 DI 작업을 거쳐, 피의 색감을 제대로 살린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여러 부분의 색감을 조절한 결과 전체적으로 붉은 톤의 화면이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작업 과정에서의 텔레시네나 인코딩 실수가 아니다. 처음부터 감독이 생각하고 있었던 색감을 DVD를 통해 되살리는 과정이었을 뿐이다. DVD의 독특한 색감은 디지털 색보정을 통해 만들어낸 결과다. 감독과 제작사 역시 DVD의 색감 쪽이 원래 의도한 쪽에 가까워 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작품의 특성에 맞춘 색감이라고 보아주었으면 좋겠다. 외국의 경우에는 필름을 고해상도로 스캔한 뒤 작업하며, 사전에 이러한 작업을 고려하기 때문에 감독판 등 별도의 버전을 만든다 해도 얼마든지 그 데이터를 끌어다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러한 여건이 되지 못하며, 흥행 결과에 따라 DVD 작업 여건도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별도의 버전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모험에 가깝다. 감독의 빡빡한 스케줄도 한몫했다. 의 일본 개봉판 편집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계속 오가야 했기 때문에 일정 조정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송해성 감독은 을 계기로 DVD라는 매체에 굉장히 애착을 갖고 있다. 따라서 화질에서 조금 손해를 보는 상황을 감수하고서라도 관객들에게 정말로 보여주고 싶은 감독판을 만들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더욱이 개봉 결과에 많은 아쉬움이 남자 감독판에 대한 의지를 더더욱 굽히지 않았다. DVD는 그러한 의도를 수렴한 결과다. 다소 화질이 떨어진다 해도 비디오와는 비교할 수 없고, 설사 마니아분들에게 다소 실망스러울 지는 몰라도 일반 대중들에게 감독이 극장에서 미처 전달하지 못했던 내용을 보여준다는 데 비중을 두어 작업했다. 프로듀서로서 타이틀에 만족한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크게 자랑할 만한 것은 없지만(웃음), 프로듀서로서 어떤 감독의 영화를 DVD로 만들고 나면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송해성 감독도 에서 같이 작업을 하고 으로 다시 만났다. 앞으로 이 일본 개봉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어 이 DVD가 감독에게 좋은 소장품으로 남겨지기를 기대한다. 아쉬움이라면 지금의 시장 자체가 한계를 수용할 수 있는 범위가 좁기 때문에, 앞으로는 극장에서 부족했던 점을 DVD로 메울 수 있는 시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가판권이나 2차 저작물의 시장이 활성화 되어 소비자들이 외면하지 않는 DVD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된다면 화질이나 음질에 대한 논란도 훨씬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텔레시네(telecine) : 영화를 비디오, DVD로 출시하거나 TV를 통해 방영하기 위해 거치는 단계로, 24프레임의 필름이 1초를 구성하는 영화를 30프레임에 1초를 구성하는 TV용 영상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팝콘&콜라] 번쩍거리는 조연배우 그런데 왜 남자뿐일까

얼마 전 <달콤한 인생>의 시사회를 보고 나오면서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요새 한국 액션영화의 진짜 스타는 오달수야.” 오달수는 같은 날 개봉하는 <주먹이 운다>와 <달콤한 인생>에서 비중있는 조역을 맡은 배우다. 특히 <달콤한 인생>에서 그가 등장하는 길지 않은 장면은 매력이 넘친다. <올드보이>에 출연했을 때만 해도 그는 ‘장도리 들고 설치는 그 아저씨’였지만 이제 오달수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 것 같다. 탄탄한 연기력의 조역배우들의 영화를 받쳐주는 지지대로 기능한 지는 꽤 됐다. 이문식, 성지루, 유해진 등 한때 이들이 없으면 영화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적지 않은 배우들이 이 영화에서 번쩍, 저 영화에서 번쩍하며 ‘조연 전문배우’라는 말까지 탄생했다. 그런데 요사이 영화들을 보면 조연배우 전성시대도 조금씩 진화해 가는 걸 느낄 수 있다. 조역=코믹 연기라는 등식이 가능할 정도로 영화의 ‘당의정’ 역할에 머물던 조역들의 역할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앞에서 말한 오달수다. 물론 <달콤한 인생>에서 그의 러시아어 연기는 웃음을 참기 힘들 정도지만 <올드보이>나 <주먹이 운다>, <마파도> 같은 영화에서 그는 오히려 싸늘함과 냉혹함의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99년 <여고괴담>부터 단역 출연을 하면서 <살인의 추억>으로 얼굴을 알린 김뢰하는 주로 비애감이나 연민을 자아내는 캐릭터들을 보여줘 왔다. <잠복근무>에서 시종 진지하면서도 썰렁한 농담으로 주인공 김선아의 코믹연기에 대응한 오광록 역시 <마지막 늑대>나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올드보이> 등에서 어딘가 하나 빠져있는 것같으면서도 허허실실한 온기가 느껴지는 인물들을 연기했다. 이 밖에도 많은 영화의 조역들이 이제는 주연 못지 않게 단순한 캐릭터를 벗어나면서 영화를 윤택하게 만들고 있다. 이문식표 코미디 영화 <마파도>의 흥행성공은 다른 맥락에서 조연배우 스펙트럼의 확장을 보여주는 것같아 반갑다. 이문식은 대표적인 ‘조연 전문배우’로 꼽히는 인물이었다. ‘조연 전문배우’라는 말에는 물론 연기력 좋은 배우라는 호감도 있지만 좋은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조연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배우라는 느낌이 묻어 나온다. <마파도>는 이런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면서 ‘조연 전문배우’ 이문식을 성공적인 주연배우로 올려놓았다. 아쉬운 건 이런 현상이 아직까지는 남자배우들의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스크린 속 여성 조역은 후덕한 어머니이거나 인간성 좋은 선배이거나 대책없는 독신여성이며 배우나 배역의 수도 절대적으로 적다. 몇년 전 한 술자리에서 만났던 30대 중반의 이름이 알려진 여성배우는 “영화를 정말 하고 싶은데 배역이 없다”고 한탄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텔레비전으로 활동무대를 옮겼다던 그를 충무로에서는 여전히 보기 힘들다.

KBS-단성사 동시개봉 1호 <신부와 편견>

국내에서 처음으로 극장 개봉과 텔레비전 방영을 동시에 시도하는 ‘KBS 프리미어’의 첫 영화 <신부와 편견>이 2일 서울 단성사에서 개봉함과 아울러 이날 KBS 2TV ‘토요명화’를 통해 공중파를 탄다. <신부와 편견>은 <슈팅 라이크 베컴>을 만든 인도 출신의 영국 감독 거린다 차다가 인도를 배경으로 찍은 인도 영화풍의 ‘발리우드 뮤지컬’이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각색해 부잣집의 두 딸이 부유한 인도인, 그리고 미국인 남자와 키워가는 사랑과 실랑이를 그린다. 심각한 대화를 하다가도 음악이 나오면 수십명의 인물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인도식 뮤지컬의 즐거움을 흠뻑 맛볼 수 있는 작품으로 할리우드와 한국 상업영화를 집중적으로 틀어온 텔레비전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영화다. 한 영화당 일주일씩, 6주 동안 6편을 개봉하는 이 기획은 이처럼 할리우드의 손맛과는 다른 재미를 구비한 예술영화들로 짜여져 있다. 3년 전부터 이 기획을 구상해온 편성기획팀의 이관형 프로듀서는 “흥행작을 중심으로 영화가 편성되면서 시청자들의 영화선택 폭이 줄어드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시도하게 됐다”며 “2000년 <쉬리> 방영 때 40%에 가까웠던 영화 시청률이 최근 <실미도>는 15%에 미치지 못하는 등 텔레비전 영화의 시청률 침체를 벗어나는 데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 기획은 KBS와 수입·배급사인 미디어 소소, 단성사의 협력으로 성사됐다. 방송사로서는 재탕, 삼탕이라는 인식을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영화를 방영하고 배급사와 극장으로서는 텔레비전 방영을 홍보 수단으로 삼아 좀 더 많은 시선을 끌 수 있다는 판단을 깔고 있다. 이 프로듀서가 필름 마켓 등을 다니면서 골라온 작품 목록 가운데 6편을 수입사와 협의해 선정했고, KBS는 수입가의 50% 이상을 부담하고 TV 판권을 가져왔다. 지상파 영화 프로그램에서 미개봉작을 방영한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제작된 지 1, 2년이 안 된 따끈따끈한 해외 화제작을 트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4월 16일 개봉, 방영하는 <퍼펙트 크라임>은 <야수의 날>, <커먼 웰스>와 최근 개봉한 <800 블릿>을 연출한 스페인의 젊은 감독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의 최신작으로 스페인에서 흥행 1위에 오른 영화다. 23일 개봉, 방영하는 덴마크 영화 <브라더스>는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KBS는 이번 시리즈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면 이런 방영 형식을 브랜드화해서 정기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이 계획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두자리수의 시청률은 나와야 할 것”이라는 게 이 프로듀서의 고민과 기대이다. 단성사는 이번에 상영되는 여섯 편의 영화 가운데 관객들의 반응이 가장 좋은 한 작품을 앙코르 상영할 계획이며 배급사는 지방 순회 상영도 준비하고 있다. 4월9일에는 <머시니스트>(브래드 앤더슨 감독), 30일에는 <알츠하이머 케이스>(에릭 반 루이 감독), 5월7일에는 <하와이, 오슬로>(에릭 포페 감독)가 차례로 개봉, 방영된다. 텔레비전에서는 더빙으로, 극장에서는 자막으로 상영한다.

30대 노처녀들의 속시원한 수다, <올드미스 다이어리>

개인적으로 <올드미스 다이어리>(연출 김석윤, 극본 최수영)를 정말 좋아한다. 지난해 11월 첫 방영 때부터 이 지면을 빌려 소개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려왔지만 사실, 뚜렷한 명분이 없었다. <안녕, 프란체스카>(MBC)처럼 방영 몇회 만에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세간의 관심을 끈 것도 아니요, <귀엽거나 미치거나>(SBS)처럼 ‘시트콤 스타’의 출연으로 방영 전부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도 아니니, “이 시트콤 정말 좋아”란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일반화하려는 우려의 가능성이 컸다. 물론 <달려라 울엄마>를 만든 김석윤 PD의 작품이라는 점으로도 이야기는 됐겠지만, 이는 “내용으로 승부하고자 일체의 홍보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김 PD의 의도에 어긋나는 일이었다. 한데 이제 대의적인 명분이 생겼다. 지난 3월24일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시청률이 15%를 넘어선 것이다. 시트콤이 넘쳐나는 요즘 텔레비전에서, 여느 시트콤들이 9∼1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단연 앞선 수치다. 입소문을 탄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크다. 그러니 전국의 15%가 이 시트콤의 진가를 ‘스스로’ 알아차렸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그 수치를 핑계 삼아 이 기회에 한번 훑어보도록 하자. 4개월이란 시간 동안 도대체 무엇이 시청자들을 ‘제발’로 찾아오게 했는지를 말이다. 일단, 미처 내디디지 못한 이들을 위해 줄거리부터 간단히 소개하자면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30대 싱글 여성들의 이야기다. 31살의 세 친구 최미자(예지원), 김지영(김지영), 오윤아(오윤아)를 중심으로 ‘일’과 ‘사랑’에 관한 고민이 매회 하나의 에피소드로 전개된다. 물론, 60살 할머니들의 이야기나 중년 남성의 이야기도 펼쳐지지만 <올드미스 다이어리>가 얻은 15%의 공신력은 바로 이런 ‘노처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실제 ‘노처녀’들의 공감대를 얻어냈다는 점이다. 현실에서 도저히 일어날 수 없을 상황으로 웃음을 유발하기보단 “그래, 나도 그랬었지”, “맞아, 정말 그래” 등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양 손뼉을 치게 만드는 것. “젊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고민을 한바탕 수다를 떠는 기분으로 가감없이 쏟아내고 싶었다”는 애초의 기획의도가 제대로 살아난 셈이다. 그래서 <올드미스 다이어리>에는 ‘정곡’을 찌르는 에피소드들이 주로 등장한다. 옛 남자친구가 결혼한다는 얘기에 괜히 마음이 상하고(2회), 조건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는 게 여자의 행복일까를 고민하고(22회), 이 남자를 놓치면 다른 남자를 못 만날까 두렵고(52회), 아직은 나도 잘 나간다는 걸 증명해보고 싶은 묘한 심리까지(26회), 노처녀가 아니고선 느낄 수 없는 소재들 중심으로 그려진다. 이들 에피소드들은 정극을 연상시키듯 꽤 담담하게 표현되고 있어 30대 여성들이 마치 자신의 일상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도 한다. “극중 캐릭터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면 그저 재미있는 에피소드에 불과하겠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는 이들에겐 <올드미스 다이어리>가 자신의 심리를 대변해주는 일기장이 될 수 있다”는 김 PD의 설명은 그래서 아주 적절하다. 하지만 자칫 흥미위주로 흐를 수도 있었던 ‘노처녀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가슴에 와닿을 수 있었던 데는 실제 비슷한 또래인 배우들의 연기력도 한몫한다. 오버하는 말투나 행동으로 웃음 만들기에 급급했던 기존 시트콤과 달리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캐릭터의 감정과 절제된 대사들이 세밀히 묘사된다. 김 PD는 “정극보다 더할 때도 많다”고 강조한다. 특히 극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예지원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디테일한 행동들은 김지영과 오윤아의 2% 부족한 연기를 채워줄 만큼 뛰어나다. 지난 14일 방송된 ‘당신을 좋아하는 남자가 있습니다’편에서는 삼각관계에 놓인 여자의 심리를 제대로 표현해 “내가 다 떨려올 정도로 감정이입이 됐다”는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았을 정도다. “앞으로 삼각관계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예지원의 연기력이 드라마의 공감대 형성과 함께 인기를 더해줄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중론이다. 미자, 지영, 윤아와 함께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60대 할머니 세 자매 김영옥, 한영숙, 김혜옥의 호연도 쏠쏠한 재미를 던져주고 있다. “30대 싱글 여성들을 통해 ‘리얼리티’를 강조했다면 60대 할머니 세 자매를 통해서는 시트콤의 기본인 ‘웃음’에 충실하고 싶다”는 김 PD의 바람은 30대 여성과 별반 다르지 않게 티격태격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통해 제대로 실현되고 있다. “할머니들의 등장에 칙칙함이 아닌 톡톡 튀는 매력을 주어 새롭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평가다. 이런 유쾌한 할머니들을 중심으로 노처녀에게 가장 큰 적인 가족을 감싸주는 캐릭터로 설정한 점도 이 시트콤이 사랑받는 이유 중의 하나다.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의 가족은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이자, 인생의 조언자로 그려지고 있다. 할머니들을 비롯해 임현식이 맡은 아버지 캐릭터나 외삼촌은 권위를 강조하기보단 이해하는 역할로 결혼 스트레스에 상처받은 미자를 편안하게 어루만진다. “극중에서 가족은 결혼 스트레스를 주는 짐이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는 마음의 고향임을 표현함으로써 결국 모든 것은 사랑으로 마무리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 PD의 말은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빼놓을 수 없는 미덕이기도 하다.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미자와 지 PD, 정민씨의 삼각관계가 정리되는 데로 좀더 본격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지금까지 30대 여성들의 이야기에 비중을 두고 그들을 흡수하고자 했다면, 앞으로는 할머니들의 이야기와 임현식을 중심으로 한 중년 남성의 모습이 새롭게 전개되며 다양한 연령층에 초점을 맞춘다. 여성 시트콤을 표방한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잘못된 판단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공감대 하나만으로 30대 여성들을 사로잡은 지금까지의 행보로 보아, ‘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시트콤’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김석윤 PD 인터뷰 “옆집 사람들 이야기처럼 생각하고 봐주길” -쟁쟁한 시트콤을 물리치고 언제나 1위다. =초반의 부진을 떠올리며 대기만성형 시트콤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처음엔 마니아층만 형성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편성상으로 어려움도 많았고, 앞뒤 프로그램에 따라 결과도 천차만별이라 시청률 부분이 안정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 입소문으로 알아주길 바라며 일부러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된 것 같아 기쁘다. -공감대 형성이 인기비결이다. 소재는 어떻게 찾아내나. =작가들이 30대 싱글이라 경험담에 많이 의존한다. 어떤 상황에 대해 여성의 시각은 어떨까를 생각하기도 하고, 요즘엔 시청소감에서 채택하는 경우도 많다. 일주일에 12개의 아이템을 섞어 가야 하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템은 항상 허덕인다. -정극 같은 시트콤은 일종의 모험이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엔 고민이 많았다. 여자 세명을 <섹스 & 시티>처럼 갈 것이냐 <미녀 삼총사>처럼 갈 것이냐. 전자는 드라마에 치중해야 하고, 후자는 해프닝에 치중한다. 시트콤이기 때문에 후자에 끌리기도 했지만 ‘공감’을 우선시했다. 웃음과 함께 메시지도 주고 싶었다. -특정 타깃을 겨냥한다는 건 다시 말해 아닌 타깃이 아닌 사람을 잃을 우려도 있다. =30대 초반의 여성과 남자들은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외의 연령층은 할머니 라인의 코믹함으로 흡수하고자 했다. 우현(극중 미자의 외삼촌)의 캐릭터가 전체적인 연령에서 사랑받고 있고 할머니에 대한 호감도도 플러스되는 과정이라 앞으로는 전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코미디가 많이 나올 것 같다. -여성민우회가 주인공들이 결혼에 너무 집착한다는 비판을 했다. =이 시트콤을 통해 진정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건 사랑이다. 메인타이틀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건 사랑을 보여주고 싶어서이지 결혼이 아니다. 결혼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있다고 해서 결혼지상주의라는 생각은 단편적이다. 하지만 그렇게 오해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기에 홈페이지에 공개 토론방을 마련해놓고 그런 부분들에 귀를 기울이려고 한다.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나. =살아가면서 느끼는 희로애락을 생활하는 템포 그대로 제작할 것이고 그렇게 봐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옆집에서 일어나는 일을 본다는 생각으로 너무 결말에 조바심내지 말고 봤으면 좋겠다.

[정이현의 해석남녀] <제니, 주노>의 재희와 준호

제니와 주노는 방년 15살의 파릇파릇한 아해들이지만, 재희와 준호는 15×2(+α)의 나이를 먹은 늙수그레한 연인 사이였다. 사귀기 시작한지도 어언 몇 해가 흘렀으며 얼마 전 나란히 삼십대의 문턱에 진입한 그 한 쌍. 그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질문이 ‘대체 국수는 언제 먹여 줄 거야?’ 라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결혼? 언젠가는 해야겠지. 둘은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돈이었다. 준호는 장남이었다. 일찌감치 생활능력을 상실한 부모를 위해 꼬박꼬박 생활비를 보태야했다. 오래 전 주식투자로 진 빚도 아직 남아있었다. 콧구멍만한 직장의 월급은 종종 밀렸다. 그럴 때면 돌려 막은 카드의 결제에 문제가 생길까봐 가슴이 바짝바짝 타 들어가곤 했다. 제 2금융권에서 텔레마케터로 일하는 재희는 계약직이었다.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인 셈이었다. 결혼하고 계속 지금의 직장에 근무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서른 넘은 기혼여자가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만은 명명백백했다. 서울 혹은 그 언저리에서 신혼집을 얻으려면 수중에 몇 천만 원이라도 쥐고 있어야 했다. 그렇다고 재희는 일일 연속극 속 새댁들처럼 시집에 들어가 시부모와 시동생들과 함께 와글와글 부대끼며 살고 싶지는 않았다. 하긴 그러고 싶어도 그럴만한 여유 공간도 없었지만. 가끔 서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 올라갈 때면 재희와 준호는 작은 한숨을 뱉어내곤 했다. “세상에는 집들이 저렇게 많구나. 저 사람들은 다들 돈이 어디서 났을까?” “그러게 말이야. 결혼하고 집사고 애 낳고. 요즘 같은 시대에 그걸 아무나 할 수 있냐.” “참, 자기야. 그거 알아? 1.2.3 운동이라고. 대한 가족보건복지협횐지 어딘지 하는 데서 캠페인 벌이더라. 결혼한 지 일년 안에, 애 둘을, 서른 살 되기 전에 낳으라는 거래.” “으하하, 고난이도 개그냐? 웃찾사에 나가보라고 해.” “그치? 분수도 모르고 1.2.3 운동을 따라하면 40대에 파산한대.” 큰 소리로 웃었지만 입맛이 썼다. 그들은 동시에, 얼마 전 같이 보았던 영화 <제니, 주노>를 떠올리는 중이었다. 열다섯 살의 중학생들이 사랑을 하여 아기를 가지고 결국 그 아기를 ‘지켜낸다는’ 그 영화. 그래, 뭐 그럴 수도 있겠다. 대한민국에서 한 해 동안 낙태당하는 태아의 수가 200만에 가깝다는데, 초등학생들도 임신을 하는 마당이라는데, 사실 별로 충격적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재희와 준호는, 차마 상대방에게 말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 웃기는 영화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 심지어 그 애들이 부럽기도 했다. 세상에는 다만 맘 내키면 아기를 만들고 또 ‘쑴풍’ 낳기만 하면 되는 커플도 있는 것이다. 낳아놓기만 하면 뒤처리는 모두 유복하고 자애로운 어른들 몫이다. 아기는 사랑과 정성을 담뿍 받으며 정상적인 중산층의 어린이로 자랄 것이다. 그러니 <제니, 주노>의 진정한 주제는, 애국도 부모 잘 만나야 할 수 있다는 것. 출산율 저하에 혀를 차며 이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어르신들께서, 입이 찢어지도록 흐뭇해 할 영화임에 틀림없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

2005년 4월 3일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숭고한 삶의 행적을 담은 다큐멘터리. 서거 후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서도 여러 특집 프로그램이 편성이 되고 있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그것들과 달리 폭 넓은 교황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58분의 시간 동안 교황의 어린 시절부터, 전세계를 다니면서 행한 감동적인 연설과, 크고 작은 사건들을 수 많은 자료 화면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교황의 존재란 어떤 것인가? 여기에 대한 해답은 고향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의 자료 화면과 인터뷰를 통해서 확인된다. 고르바초프가 얘기를 했듯이 공산국가에서 행한 가장 큰 실수가 교황의 폴란드 방문을 허가한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폴란드 공상정권이 붕괴된 결정적 역할을 했던 교황의 방문을 비롯하여, 그가 세계평화를 위해서 행한 많은 일들을 다루고 있다. 그 어떤 영화보다 더 감동적인 순간이 이 다큐멘터리에 녹아있는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43분 정도의 부록 영상으로, CBS의 48시간을 통해서 방영이 된 'Inside the Vatican'이다. 이 부록 영상은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바티칸에 대한 여러 정보들도 담고 있다. 교황의 사적인 세계와 바티칸에 머무는 이들의 일상생활들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전세계에서 보고 되는 기적에 대해서 심사를 하는 부서에 관한 이야기가 이채롭다.

[충무로는 통화중] <유희왕> 예상 밖 흥행 가도, CGV 5개관 더 늘려

<유희왕>이 예상 밖의 흥행 가도를 달려 주목을 끈다. 지난 4월1일 전국 CGV 14개관(서울 4개관)으로 개봉한 <유희왕>은 지난 3일까지 서울 주말 9780명, 서울 누계 1만1568명을 동원하며 예상치 않은 흥행세를 보였다. 서울 주말 관객 수로 따지면, 의 9334명,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5700명, <호스티지>의 4157명보다 높은 수치다. 관계자에 따르면 150에서 250석 내외 규모 스크린에서 상영하여 총 좌석점유율 85% 정도를 상위하는 높은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극장쪽은 최소 2주 동안 14개관을 유지하되, 상황에 따라 4월14일 이후 애니메이션센터로 자리를 옮겨 상영할 계획이었지만, 관객의 열기를 확인하면서 4월5일부터 CGV 목동·공항·주안·부평·익산 등 5개관을 보태 전국 총 19개관(서울 6개관)으로 상영관을 늘렸다. 이 영화는 4월6일까지 기준으로 서울 누계 2만3800명, 전국 누계 6만7200명을 불러모았다. 당초 ‘애들 영화’라는 이유로 덜 주목받았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선전이다. <유희왕>은 아이들 영화여서 관심 밖이었지만, 아이들 영화여서 성공한 셈이다. 극장 안을 채운 건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의 아이들 관객. 주말, 샌드위치 데이로 낀 월요일, 식목일까지 휴일 휴교가 많아 개봉 조건도 좋았지만, “<포켓몬스터>처럼 <유희왕>도 기본적으로 마니아가 많고, 텔레비전 시리즈가 지난 3월까지 방영되면서 인지도를 유지”했다는 것이 수입사쪽의 성공요인 분석이다. 게다가, 영화 티켓 구입시 일인당 한장씩 나눠주는 총 4종의 유희왕 희귀 카드는 ‘유희왕 카드 게임’ 마니아들을 불러들인 또 하나의 주요인으로 추측된다. <유희왕>은 1996년 일본 만화주간지 연재를 시작으로 총 38권의 단행본으로 발간됐으며, 이후 텔레비전 시리즈로도 만들어졌다. 게임소프트 회사 코나미가 출시한 ‘유희왕 카드게임’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 <유희왕>은 주인공 유희가 고대 악마와 카드 게임 대회에서 결전을 벌인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