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는 일용직 노동자로 병든 아버지와 단둘이 산다.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엄마와 함께 보낸 아름다웠던 추억을 강박적으로 떠올리며, 자신이 살해한 엄마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오직 살인을 통해서만 살아있음을 확인하던 그는 어느 날 서점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로르와 사랑에 빠진다. 남불 대도시 툴루즈의 낮과 밤을 감각적인 영상미로 담아낸 <툴루즈의 연쇄살인범>은 공간 연출과 인물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다. 특히 주인공의 활동무대인 어두운 밤 장면들과,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는 화창한 낮 장면들의 대비를 잘 표현했다. 지독한 악당이라기보다 크게 드러나지 않는 일상 속의 살인자라는 컨셉이 중심이 되는 영화로, 스펙터클을 배제한 채 불행한 살인자의 심리에 초점을 맞춰 내밀하게 진행된다. 사회 주변부에서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그는 죽기 직전 피해자의 시선을 직면할 때 유일하게 존재감을 느낀다. 이런 자신의 비가시성에 진력이 나 총을 쏘아대는 장면은 사회를 향한 분노이자 절망으로 다가오며, 개인의 문제를 떠나 사회적 비판으로까지 해석될 여지를 준다. 프랑스의 개성 있는 범죄소설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 에릭 셰리에르의 첫 데뷔작이다.
(이수원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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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원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배우와 스탭
감독
출연
수상내역
-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플래시 포워드상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