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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니버스’ 속 <기생수: 더 그레이> 파헤치기, 배우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인터뷰와 연상호 작가론으로 돌아본 작품 비평
정재현 사진 오계옥 2024-04-11

수인(전소니)은 깨어난다. 병원에서 눈을 뜬 수인은 괴한에 의한 피습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그의 등허리엔 방금 입었다고 하기엔 오래돼 보이는 상흔이 존재하고 자신을 공격한 괴한이 사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새 삶이 허락된 이후 수인은 수상한 인기척을 느낀다. 낯선 자들이 수인을 에워싸며 동족이라 칭한다. 곧 수인은 자신이 기생생물의 유충에 잠식됐지만 몸이 허약해 신체의 일부만 기생생물에 허할 수밖에 없는, 반인반수의 삶을 살게 됐다는 걸 자각한다. 기생생물들은 생존을 위해 인류에 조금씩 침투해가고, 수인은 기생생물과 인간 사이 어디에서도 척결해야 할 동족의 적으로 취급받는다. 강우(구교환)는 쫓긴다. 강우는 자신을 ‘망나니’, ‘그놈 새끼’ 등으로만 회상하는 미운 고향에 잠시 은신한다. 모처럼 집을 찾았지만 누나 경희(윤현길)는 다른 사람처럼 강우를 대하고 막냇동생은 온데간데없다. 강우는 동생의 흔적을 찾다 수인의 비밀을 알게 된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지만 강우는 수인을 지키기로 한다. 준경(이정현)은 쫓는다. 기생생물에 의해 남편(의 인격)을 잃은 준경은 기생생물 전담반 ‘더 그레이’의 타격 팀장이 돼 대한민국에 퍼진 기생생물을 포획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와아키 히토시의 원작 만화와 시즈미 겐이치의 애니메이션 혹은 소메타니 쇼타 주연의 실사영화로 익숙한 <기생수>가 대한민국에서 <기생수: 더 그레이>로 재탄생했다. 오리지널 만화의 기본 설정만 가져왔을 뿐 <기생수: 더 그레이>는 <기생수>의 리메이크작이 아니다. 연상호 감독이 쓰고 연출한 <기생수: 더 그레이>엔 그가 작품마다 집중해온 ‘한국적’인 것들이 가득하다. 혈연가족 판타지에 대한 해부와 반론, 재난 앞에서 타인끼리 연대하며 만드는 대안가족의 필요충분조건, 남성 권력 카르텔이 만드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뒷배 묘사 등이 <기생수: 더 그레이> 6부작의 곳곳에 녹아 있다. 하여 <기생수: 더 그레이>는 2020년 즈음부터 이야기된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 세계관에 철저히 부응하는 넷플릭스 시리즈다. 이 작품에 쐐기를 박는 마지막 한방은 역시 배우들이다. 연상호 감독을 만나 자신의 측면 얼굴이 얼마나 시네마틱한지 상업영화 신에 공표한 배우 구교환이 <반도> <괴이>에 이어 연상호 선장이 이끄는 배에 승선했다. <반도>에서 신체로 감정을 폭발하는 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능을 재입증한 배우 이정현 또한 한번 더 함께한다. 그리고 연상호 감독이 <밤의 문이 열린다>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영화에서 눈여겨본 배우 전소니가 연니버스에 새로 합류하며 작품에 신선한 매력을 더한다. <씨네21>과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배우가 만나 나눈 대화를 전한다. 그리고 오리지널 <기생수>와의 비교를 통해 되짚어본 연니버스의 지형도도 함께 담았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기생수: 더 그레이> 배우들과의 인터뷰 및 비평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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