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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소박하고 단순하기 짝이 없는 통쾌함 <아스테릭스2: 미션 클레오파트라>
2002-08-27

■ Story

기원전 52년 이집트. 클레오파트라(모니카 벨루치)는 이집트 민족을 무시하는 시저(알랑 샤바)에게 민족의 자존심을 걸고 석달 안으로 사막 한가운데에 지상 최대의 화려한 궁전을 짓겠다고 호언장담을 한다. 여왕의 명을 받은 건축가 누메로빅스(자멜 드부즈)는 한번 마시면 엄청난 힘을 낼 수 있는 마법의 물약을 얻기 위해 갈리아의 마법사 파노라믹스를 찾아간다. 파노라믹스는 누메로빅스를 돕기 위해 이집트행을 결정하고, 마법사의 친구 아스테릭스(크리스티앙 클라비에)와 오벨릭스(제라르 드 파르디외)도 이에 동참하면서 모험은 시작된다.

■ Review

‘옛 프랑스 지방에 해당되는 갈리아에 사는 꾀많은 아스테릭스와 어린 시절 마법 약솥에 빠져 천하장사가 된 오벨릭스가 마법의 물약의 힘을 빌려 로마군에게 대항한다’는 줄거리는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그대로 유지되는 원작의 골격이다. 프랑스의 인기만화에서 태어난 아스테릭스는 할리우드의 슈퍼맨, 스파이더 맨 같이 비범한 능력을 타고난 현대판 영웅은 아니다. 단지 마법사가 갖고 있는 물약을 이용해서 ‘만화적인 운’에 따라 악당인 로마군들을 골탕먹이는 평범한 고대인일 뿐이다. 원작만화는 갈리아족, 즉 프랑스인의 역사와 자연을 두려워하던 그 시대 인물들의 순수함, 그리고 만화적 인물이 보여주는 소박하고 단순하기 짝이 없는 통쾌함으로 그곳 사람들의 애정을 얻었다.

이런 인물은 영화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며 상황과 플롯의 전개도 오히려 만화적인 유머에 좀더 근접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개연성을 근거로 이 영화를 비판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디디에>와 <타인의 취향>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으며 여기서 직접 시저 역을 맡기도 한 감독 알랑 샤바는, 갑자기 등장하는 쿵후액션이라든가 배우들이 귀에 익은 팝송을 불러젖히는 상황 등을 연출함으로써 좀더 현대적인 유머를 재현하려 한다. 게다가 전편에 비해 이 작품에는 확실히 눈을 즐겁게 하는 요소들이 많다. 스머프 마을을 재현한 듯했던 세트장과 다소 산만하게 배치되었던 전작의 캐릭터들은, 배경이 이집트로 옮겨가면서 화려하고 대담한 영상을 선보이게 되었으며, 프랑스의 국민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여 의외의 연기를 보여주는 것도 잔재미의 요소이다.

확실히 이 영화에는 단순히 아동용으로만 분류할 수 없는 제작 마인드와 코믹함이 있다. 그러나 만화의 테두리를 벗어나지도, 벗어나려고도 하지 않는 이야기 전개 때문에 영화는 문화적 공감대 밖의 관객들에게 유치하고 지루한 코미디로 비칠 위험성도 있다. 물론 이는 자국민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로, 개봉 7주 동안 1위 자리를 지킨 이 작품은 프랑스에서 <아멜리에>의 2배수에 해당하는 무려 1500만명의 관객을 즐겁게 하는 데 성공했다. 손원평/ 자유기고가 thumbnail@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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