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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일본 독립영화의 재도약, 어떻게 가능했나
씨네21 취재팀 2023-06-16

단 19회차. 여기에 풍경숏 촬영만 마지막 하루 덧붙여 미야케 쇼 감독의 영화 중 최고작이래도 그다지 논쟁적이지 않을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이 완성됐다. 농인 복서 게이코(기시이 유키노)가 링 안팎에서 자신의 두발로 오롯이 서는 한 시절을 그리는 16mm 필름영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2018), <와일드 투어>(2019)를 만든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이다. 따지고 보면 미야케 쇼에게 이번 영화는 기획과 캐스팅이 완료된 프로덕션에 고용감독으로 합류한 것이어서, 이전 작품들과 비교하면 작업 방식과 규모를 확장해가는 길목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이는 독립영화가 곧잘 상업영화로 가는 징검다리로 기능하는 한국의 상황과 궤를 달리한다. 대학교와 지역 극장, 커뮤니티 워크숍에서 태동한 일본영화들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독립된 판을 키워나가면서 불황의 산업 속에서도 역동을 일궈내고 있다. 부족한 자본에 적응한 창작자들이 만들어낸 돌파구는 지금 일본영화의 특이점을 형성 중인 것처럼 보인다. 이에 오랫동안 통용된 ‘일본영화는 죽었다’는 게으른 진단이 무색하게도 2021년엔 서울독립영화제가, 2022년엔 부산국제영화제가 특별 초청을 통해 동시대 일본영화의 새로운 이름들에 주목하기도 했다.

박스오피스 상단을 오리내리는 영화들의 기획 바깥에서 이 샘은 알려진 것보다 더 드넓고 강고히 흐른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의 개봉을 기념해 지난 10년간의 일본 독립영화들을 돌아보았다. 일본 인디시네마와 자주영화의 가능성을 견인한 산업 생태계 분석과 더불어, 주목할 만한 작품·감독·작가 및 돋보이는 젊은 배우들을 키워드로 일별했다. 신작 개봉을 기해 무주산골영화제와 서울의 여러 작은 극장들을 성실히 순회한 미야케 쇼 감독, 게이코로서의 시간을 자기 육체로 새겨내는 기적을 보여준 배우 기시이 유키노의 인터뷰도 함께 전한다.

* 계속해서 일본독립영화 기획기사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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