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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질주하는 액션, 키워드로 살펴보는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송경원 2023-07-13

톰 크루즈의 '진짜' 액션

진짜가 아니길 바랄 정도로 위험천만해 보이는 액션은 이제 <미션 임파서블>의 전매특허가 됐다. 이번 영화에서는 절벽 위에서 바이크를 타고 질주하다가 낙하하는 장면이 제일 먼저 공개됐다. ‘트롤의 벽’으로 불리는 노르웨이의 절벽에서 촬영한 이 장면은 톰 크루즈가 “평생 해왔던 것들이 축적된 결과”(크리스토퍼 매쿼리)라 할 만하다.

에단 헌트(톰 크루즈)는 새로운 동료 그레이스(헤일리 앳웰)를 구출하기 위해 낙하산을 타고 암벽 사이를 가로질러 활강하는 스피드 플라잉을 시도한다.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은 “여러 변수가 생길 걸 고려해 절벽에서 바이크 질주 장면을 제일 먼저 찍었다. 2020년 시작해서 3주 정도 촬영을 시도했는데 당시엔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 결국 찍지 못하고 철수했다”고 한다. 톰 크루즈의 사망 가능성이 있기에 제일 먼저 촬영했다는 건 허풍이 아니다. 너무 위험해서 헬리콥터나 드론 촬영이 어려웠기에 제작팀은 톰 크루즈가 산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찍기 위한 자체 짐벌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바이크 스턴트는 모든 영화에 짧게라도 등장하는 시그니처 중 하나다. 마침 톰은 패러글라이딩, 낙하산, 바이크 전문가이니 실현 가능한 최대치의 스펙터클을 보여줄 조건이 충분했다.”(크리스토퍼 매쿼리) 유일무이한 모험은 철저한 준비와 경험치의 결실인 셈이다. “영화를 시작한 18살부터 터득해왔던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 최고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싶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찍는 건 내가 있기 때문이고, 그래서 나는 항상 제대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톰 크루즈)

전세계를 무대로 한 액션 퍼레이드

에단 헌트는 이번에도 전세계를 누빈다. 북극해의 잠수정에서 시작된 문제의 씨앗을 따라 남아프리카 공항과 로마, 베니스까지 인류를 위협할 적을 상대하며 온갖 액션 퍼레이드를 선보인다. 게다가 163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 걸맞게 어느 시퀀스 하나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 없이 보통의 영화에서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좋을 시퀀스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우선 북극해를 배경으로 한 잠수정 시퀀스는 클래식한 잠수함영화들에 대한 향수를 자극할 만큼 무게감이 있다. 곧바로 이어지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촬영된 사막 시퀀스에서는 위기에 빠진 동료 일사 파우스트(레베카 페르구손)를 구출하기 위한 미션이 주어진다. 시리즈의 또 다른 시그니처가 되어버린 사막의 모래바람 속에서의 정교한 총격전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레이스와 처음으로 만나는 남아프리카 공항 시퀀스는 군중 속에 유령처럼 잠입하고 사라지는 첩보 액션의 진수를 선보인다. 이탈리아 로마 시내를 누비는 카 체이싱, 베네치아 도제의 궁전연회장에서 시작되는 추격전, 영국 더비셔 스토니 미틀턴의 기차 시퀀스는 물론 노르웨이의 절벽 다이빙까지 4개국 12개 지역에서 촬영된 다양한 액션은 그야말로 웅장한 액션 스펙터클의 종합선물세트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더욱 단단해진 팀원들의 결속력

크리스토퍼 매쿼리가 연출을 맡은 5편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서 IMF의 해체 통보를 받은 이후 IMF 요원들의 정체성은 변했다. 국가권력은 물론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암약하는 이들의 적은 사실상 전세계다. 때문에 에단 헌트와 그의 팀원들의 결속은 점점 견고해진다. 최고의 요원 에단 헌트, 미워할 수 없는 서포터 벤지 던(사이먼 페그), 사이버 전문가 루터 스티켈(빙 레임스), 영국 첩보국에서 추방된 일사 파우스트(레베카 페르구손)까지 네명은 동료이자 가족과도 같다. 이들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은 약점이 되기도 한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에서는 팀원들에 대한 신뢰와 그들을 지키려는 의지, 친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감정적 동력으로 삼는다. 여기에 범죄자이자 첩보원으로서의 재능이 빛나는 그레이스가 새롭게 합류하며 이들의 여정은 한층 복잡해진다. 간명한 드라마와 단순해서 더 강력한 동기는 현란한 액션 질주를 위한 최상의 무대를 제공한다.

액션 하이라이트, 기차 시퀀스

<미션 임파서블>의 진수는 클래스가 다른 액션 디자인에 있고, 이번 영화의 정점엔 특급열차 시퀀스가 있다. 거의 단독 영화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긴 시퀀스로, 기관사를 잃고 폭주하는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제한된 상황이 긴박함을 더한다. 영국에서 촬영된 이 장면은 영국 국철 퍼시픽 증기기관차를 운행 가능한 실제 크기로 제작한 뒤 낭떠러지에서 추락시킨 만큼 그 스케일이 압도적이다.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은 장면을 완전히 결정하지 않고 인물과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확장시켜나가는 방식의 연출을 택했다. 기차 시퀀스는 “모든 인물들의 사연이 얽히는 최종 장소인 만큼 풀어낼 이야기가 많아 자연스럽게 규모와 길이도 늘어났다”고 고백한다. 기차의 모든 칸은 물론 지붕 위를 비롯한 안팎을 휘젓는 동선은 실로 입체적이다. 기차 액션으로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담은, 시리즈의 정점에 어울리는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

어김없이 질주하는 에단 헌트

최고의 첩보원, 마지막까지 믿어선 안되는 변장과 심리전의 대가 등 에단 헌트를 묘사하는 다양한 수식어가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가장 진실된 모습은 그가 끊임없이 뛰고 구르고 무언가를 탄 채 앞으로 내달리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바뀌는 건 그가 있는 장소뿐, 그의 행위는 늘 고정값에 가깝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역시 남아프리카 공항, 이탈리아 로마, 베니스 거리를 가로지르며 뛰고 또 뛴다. 또 하나의 백미, 카 체이싱은 시리즈의 전통이라고 할 만한데, 이번 영화에선 몇 가지 변주를 주었다. 특히 작고 예쁜 노란색 피아트500을 타고 로마 시내를 휘젓는 카 체이싱은 격렬한 동시에 아기자기한 웃음을 터트린다. 적절한 변주와 리듬감을 살려낸 영리한 액션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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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