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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종교 갈등 부추기는 ‘케랄라 이야기’ 찬반 논쟁 가열, 논란의 극장가

최근 인도 극장가는 논란의 연속이었다. 먼저 음모론을 바탕으로 한 영화 <케랄라 이야기>가 화제였다. 일명 ‘러브 지하드’로 케랄라 지역의 수많은 여성들이 이슬람으로 개종, ISIS(이라크 시리아 이슬람 국가)에 가담했다는 설을 영화화했다. 영화는 친근하게 접근하는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해 무슬림으로 개종한 뒤, ISIS에 가담하도록 종용받아 끝내 아프가니스탄의 감옥에 수감된 한 평범한 힌두교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수딥토 센은 일찍이 같은 소재(케랄라를 이슬람 국가로 만들려는 음모론)의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바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영화는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왜곡했다. 소위 인도에 무슬림 신도들을 늘리려는 음모라는 ‘러브 지하드’는 극우 성향의 힌두교도에 의한 음모론이고, 영화 속 내용이 실제 사건을 다루고는 있지만 영화에서 표현한 대로 수만명의 힌두 여성들이 연루된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자극적인 소재의 영화는 세간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고, 정치인까지 나서 갑론을박의 찬반 논란이 가열되었다(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선거 유세에서 이 영화를 공개 지지하며 찬반 논란에 불을 지폈는데 그 배경을 보면 케랄라는 독립 이후 인도 공산당 및 국민회의가 집권해온 지역이고, 모디 총리의 BJP(인도 인민당)는 힌두교 극우 성향으로 기존 케랄라 정권을 불신하며 이러한 의혹을 키운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상영 금지 처분을 받았다. 케랄라와 타밀나두 등지에선 시위가 일어났고, 이들 지역에서 흥행성적 부진을 이유로 상영을 중단하자 정치 검열의 논란도 불거졌다. 덕분에 영화는 흥행했지만, 무슬림은 절대악이라는 프레임 속에 반쪽짜리 진실로 공동체의 불안감(이슬람 공포증)을 조성하고 종교간 반목을 조장한다는 점, 논란에 편승한 상업주의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한편 <바후발리>의 스타 프라바스가 <아디푸루시>로 돌아왔다. 영화는 대서사시 <라마야나>에 기반한 신화 액션극이다. 지금까지 제작된 가장 비싼 인도영화로 꼽히며 샤룩 칸의 <파탄>을 넘을 흥행작으로 기대되었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인도에서 <라마야나>는 최고의 소재다. 인도인들의 이상형인 람의 일대기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위험한 소재이기도 하다.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이야기다. 그런 면에서 <아디푸루시>는 한마디로 ‘비극’이 되고 말았다. 각색이 서툴고 시각효과가 형편없을뿐더러 부적절한 대사로 논란을 일으키고 말았다. 네팔에서는 개봉을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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