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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올해의 시나리오 - 정주리 ‘다음 소희’, 올해의 촬영감독 - 조형래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자연 이유채 2023-12-22

올해의 시나리오 - <다음 소희> 정주리

현장 실습에 나선 10대 청소년의 죽음을 다룬 <다음 소희>가 올해의 시나리오로 선정됐다.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학교와 사회에 변화를 촉구하는 <다음 소희>는 “올곧은 응시, 맹렬한 목소리, 부드러운 연민으로 비극을 감싸쥔”(김소미)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감독의 슬픔과 바람을 유려하게 풀어낸다.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은 대사가 없는 부분에서 발견된다”고 평한 이지현 영화평론가는 “시각적인 힘을 믿는 이야기 구조”가 작품이 현실을 효율적으로 반영하며 메시지 또한 효과적으로 전달한다고 언급했다.

올해의 시나리오 선정 소식을 들은 정주리 감독은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통과해야 했던 어려움을 회고하며 소감을 전했다. “<도희야> 이후 오랜만에 시나리오도 쓰고 영화도 만들었다. 주인공이 중간에 죽어버리고 그 이후에도 이야기가 절반이나 남는 구조가 낯설다는 반응을 시나리오 단계에서 정말 많이 접했다. 그런 고초가 있었는데 올해의 시나리오로 뽑아주시니 더더욱 기쁘다.” 실제로 정주리 감독은 <다음 소희> 각본 작업에 있어 실화와 비등한 현실성을 담보하기 위해 가장 오랜 공을 들였다. “실제 사건을 접하고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던 건 영화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다. 영화 한편으로 소희가 겪은 일들이 모두 해결될 리는 없겠지만 적어도 소희를 통해 이 아이들이 얼마나 빛나게 살아 있었는지, 이런 아이들을 잃었다는 게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남기는지 생각해볼 기회가 되면 좋겠다.”

올해의 촬영감독 - <콘크리트 유토피아> 조형래

“늘 믿음직스럽게 이야기와 맞아떨어지는 이미지를 찾아내”(배동미)왔던 조형래 감독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기본 위에 기교를 더한 촬영으로 시각적으로 충만해지는 경험”(남선우)을 하게 했다. “화면의 어둠과 그림자를 피하지 않은 뚝심으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질감”(이우빈)을 만들어냈고 “익숙한 배우의 얼굴에 존재하던 이면을 발굴하고 일부 창조해냈다는 점에서 기념할 만한”(정재현) 성취를 이뤘다.

“감사하다”는 말로 운을 뗀 조형래 감독은 2021년 여름 연천 촬영장에서 겪었던 무더위를 맨 먼저 소환했다. “대재난 발생으로 하늘이 온통 잿빛이 됐다는 설정상 큰 세트장 위를 천막으로 다 덮어버려 무척 더웠다. 기쁜 소식을 듣고도 그때의 더위가 가장 먼저 떠오른 걸 보면 당시 정말 고생스럽긴 했나 보다. (웃음)” 엄태화 감독과 작업하는 동안 그는 “레퍼런스였던 <7인의 사무라이>를 계속 보며 집단의 움직임을 어떻게 보여줄지”를 고민했다. 디스토피아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직선광선을 최대한 줄이고 손전등이나 양초를 조명으로 써 명암을 잘 표현하고자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아파트 주민들의 조명에서 나오는 날카로움을 강조해 강렬한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조형래 감독의 2024년 스케줄은 변성현 감독의 신작 촬영으로 이미 꽉 찼다. “이제 준비 단계인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실제 촬영에 들어가고 마무리하다 보면 내년이 다 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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