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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람과 대상들 사이의 일을 따라갈 뿐이다, 홍상수 감독의 <여행자의 필요>와 배우 이자벨 위페르 기자회견

홍상수 감독의 <여행자의 필요>가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서만 벌써 일곱 번째다.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한 세 번째 홍상수 감독의 영화이며 그가 연기한 이리스는 새로운 교습 방법으로 부유한 한국 여성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인물이다. 방법은 독특하다. 학습자에게 지금 느끼는 감정을 말하게 하고, 정말 그런지 더 깊이 생각해서 말하게 하는 것. 그리고 그 내용을 불어로 번역해 색인 카드에 써준다. 이리스가 어떤 연유로 한국에 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혼자 있을 땐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맨발로 걸으며 더위를 식히는 순간, 식당에 들어가 비빔밥을 먹는 그 순간만 있을 뿐이다. 이리스가 신세 지고 있는 청년 인국과 엄마의 대화에서 이리스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해볼 수 있다. 특히 인국은 그녀를 지금 죽어도 후회 없이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도인으로 인지한다. 베를린 지역방송 <에르베베 쿨투어>는 <여행자의 필요>를 두고 “공기 속에 존재하는 마술 같은 장면들도 있다. 하지만 어떨 땐 약간 임의적이라는 인상을 준다”고 평했고 일간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는 “나이 든 사람에게 권하기 어려운 삶의 모델을 칭송하고 있다. 이 작품은 홍 감독의 사랑스러움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영화”라고 평했다.

기자회견에서 영화의 어떤 상황에 어떤 기술을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홍 감독은 “어떤 대상이 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작업방식을 인식하고 그대로 진행한다. 나는 사람이나 대상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믿는다. 가령 나와 이자벨 사이, 나와 날씨, 사람들과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각본에 쓴다. 그리고 각본에 쓴 대로 진행하다보면 의도치 않은 또 다른 일들이 생긴다. 이를 포착해서 영화에도 넣으려고 한다. 이는 직관적인 과정이고 그 과정을 따라갈 뿐이다”라고 했다.

언어 너머에서 소통하려 했다, <여행자의 필요> 이자벨 위페르 기자회견

- 홍상수 감독과 작업한 소감은.

홍 감독은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한다. 캐릭터를 설정해놓은 게 없다. 내가 연기한 인물은 배경도 역사도 없는 인물이다. 현재, 즉 하나의 세계와 직면한 한 인물의 상태를 포착하는 방식이 매우 흥미롭다. 그런데도 완성된 영화에는 살아 있는 독특한 인물이 있고 그를 바라볼 때 뭉클해진다. 영화는 그 인물을 통해 살고자 하는 이의 외로움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 욕망을 철학적으로 이야기한다. ‘살아 있다는 건 무엇인가, 혼자 있을 때 어떤 사람이길 원하고 함께할 땐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가’라는 것이 주요 주제다.

- 영화를 찍을 때 언어나 문화 차이로 힘들지 않았나.

언어 차이가 매력적이었다. 물론 영화에선 공동 언어로 영어를 사용했다. 우리는 언어 너머에서 존재하며 소통하려고 했다. 마음으로 함께하면서 공통점을 찾으려고 했다. 영화 세편에서 모두 다른 역을 맡았지만 금세 자연스레 융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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