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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빛과 어둠, 고립과 탈출 그리고 유령에 관하여, <더 원더스>
오진우(평론가) 2024-07-31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한적한 시골 농가에 양봉을 하며 한 가족이 살아간다. 어느 날, 유명 TV프로그램 <전원의 기적>팀이 촬영차 마을을 방문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싶은 맏딸 젤소미나(마리아 알렉산드라 룬구)는 아버지 볼프강(샘 루윅)과 마찰을 빚는다. <행복한 라짜로> <키메라>로 이탈리아영화의 차세대 거장으로 등극한 알리체 로르바케르의 두 번째 장편영화인 <더 원더스>가 우리를 찾아온다. 어두운 집 안으로 한 줄기 빛이 들어오고, 젤소미나는 동생에게 빛을 마셔보라고 말한다. 엉뚱하면서 창의적인 이 장면은 고립된 한 가족이 겪을 외부 세계와의 마찰과 반응을 예견한다. 어둠을 밝혀줄 구원의 빛은 때론 처연한 탈출의 몸부림으로 젤소미나를 통해 발현한다. 16mm 필름 특유의 거친 질감으로 담은 토스카나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 영화가 선보일 경이로움이 무엇일지 주목해보자. 제6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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