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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뜨겁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라!, '2024 대학 연기 배틀' 현장을 가다
이유채 사진 백종헌 2024-08-09

좋아하는 일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순수해질 수 있을까. 지난 8월2일 숭실대학교 학생회관 1층 블루큐브에서 한여름만큼 뜨거운 현장이 펼쳐졌다. ‘대학 연기 배틀’은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이 매년 주관하는 합동 오디션으로 지금까지 한양대학교, 서울예술대학교, 건국대학교 연기전공과 함께했다. 매니지먼트 관계자, 배우, 제작자, 감독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참가자들은 현직자에게 자신을 직접 어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약과 출연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올해 ‘2024 대학 연기 배틀’에서 숭실대학교는 건국대학교를 초청했다. 대학마다 30명씩 출전한 참가자들은 1라운드에서는 미리 준비한 2인극을, 2라운드에서는 즉흥극을 선보였다. 심사위원진에는 성현수 눈컴퍼니 대표, 이소영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 배우 김옥빈·서지혜, 엄주영 씨네주 대표, 박이웅·이솔희·임오정 감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장장 8시간가량 이어진 오디션 동안 박수와 함성이 그칠 줄 몰랐다. 떨리지만 자신 있게 자신의 역량의 펼쳐 보였던 신인배우들의 얼굴을 <씨네21> 카메라가 담았다.

숭실대학교 최익환 교수가 참가자들에게 제안한 상황극 설정은 이렇다. 여기는 한 여성감독의 관객과의 대화(GV) 현장. 한 남자가 홍동건이라는 자신의 동성 연인을 뺏은 여성감독을 찾아왔다. 각각 감독과 남자를 연기한 4번 숭실대 양인혁 학생과 13번 건국대 신혜인 학생은 자리에 없는 홍동건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여 3분간 좌중을 긴장케 했다. 이 미션에서 “진정성과 힘이 느껴지는”(성현수 눈컴퍼니 대표) 연기를 선보인 신혜인은 등수 선정을 대신하는, 인상적인 배우를 꼽는 심사위원 코멘트 시간에 가장 많이 호명되었다. 행사 직후 만났을 때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지만 호흡을 가다듬은 뒤 “오늘 이 순간을 발판 삼아 정진하겠다”며 또렷이 포부를 밝혔다.

이런 상황을 받으면 어떻게 즉흥적으로 풀어갈 수 있을까. 어느 모텔 방 앞에 좌불안석인 남자와 헐레벌떡 뛰어온 여자가 있다. 두 남녀는 서로의 연인이 방 안에 있다는 걸 알고 왔다. 좌불안석인 남자 역을 맡은 11번 숭실대 김우단 학생은 속사포 같은 대사도 화려한 액션도 없이 한마디 말로 시작해 환호성을 받았다. “안 들려요… 이거…?”

이제 이곳은 공중목욕탕 남자 탈의실이다. 한때 친구였던 불법 촬영을 일삼는 남자와 도벽이 있는 남자가 서로를 알아보고 놀란다. 불법 촬영남을 연기한 50번 건국대 박재하 학생은 시작하자마자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설치하는 연기를 펼쳐 상황을 시작했다. 이어 47번 숭실대 권용준 학생이 누가 봐도 돈을 훔칠 기세로 슬그머니 무대 중앙으로 나와 극을 이었다. 불법 촬영남의 사라진 돈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두 배우의 실랑이가 거세질수록 현장 분위기도 달아올랐다.

“함께 일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심사위원으로 무대에 선 김옥빈 배우는 참가자들을 찬찬히 둘러보며 다정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뜨거운 화답의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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