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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OOK] <컬러의 세계> <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이다혜 2024-08-12

컬러의 세계

찰스 브라메스코 지음 최윤영 옮김 다산북스 펴냄

한여름, 짙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피어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런 하늘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는 힘껏 달리는 주인공을 보는 일이 많다 보니, 일본 여행 중에 하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며 ‘일본 애니메이션에 들어온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 문화에서 구름은 벚꽃의 개화와 상징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잠깐 피었다 지고 마는 벚꽃의 짧은 전성기는 인생의 무상함을 나타내기도 한다.” <컬러의 세계>에 따르면 벚꽃과 구름을 포함해 “미야자키(하야오)의 포근한 색채 감성은 대지에 대한 그의 사랑과 일본 시골 마을의 고요한 평온함을 통해 드러난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연을 담아내는 색채 팔레트를 즐겨 쓴다면 왕가위는 어떨까. 왕가위의 <중경삼림>은 홍콩의 중심가이며 유흥가인 란콰이퐁 지역을 잿빛으로 포착하지만 두 인물이 만날 때면 ‘햇살’, ‘밝음’, ‘사랑스러움’의 파랑, 보라, 초록의 색깔이 화면을 물들인다. 데이비드 핀처의 <세븐> 속 도시는 죄악을 잉태하는 공간으로,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남긴 살해 현장은 “갈색의 배설물, 검은색의 그을음, 녹색의 토사물” 등 각종 오물을 나타내는 색감으로 얼룩져 있다. 장피에르 죄네가 보여주는 대도시의 고립감은 농익은 과일 색을 하고 있는데, 초기작에서의 때 묻은 듯한 색감에서 <아멜리에>에 이르면 태양빛이 응고된 듯한 색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를 지배하는, 혹은 영화의 주요 장면에서 도드라지는 컬러 팔레트를 분석하는 <컬러의 세계>는 <검은 수선화>부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까지 다양한 서사와 감정, 컬러를 보여준다. 왜 영화의 컬러를 살펴보아야 할까. “모든 영화의 색채에는 감독과 제작자, 헤어스타일리스트, 의상디자이너, 촬영감독이 각자의 감성을 표현하며 함께 작업한 배경 이야기가 존재한다.”

교토, 길 위에 저 시간 속에

이인우 지음 파람북 펴냄

‘빛나지만 음험하고 고요하지만 번화하며 고풍스러우면서도 탈역사적인 척하는 어느 매력적인 도시 여행기’라는 긴 부제처럼 교토의 여러 복잡한 면모를 전달하고자 한다. 관광지로서의 교토뿐 아니라 오랜 역사의 무대로서의 교토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주요한 절과 정원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진행해가는 초반부는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읽을거리다. 예를 들어 물을 사용하지 않고 돌과 모래의 조합으로 산수의 풍경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가레산스이 정원이 교토에서 특히 유명한 이유는 자연환경을 차경으로 끌어들이기 좋은 도시 조건에 더해 교토 사찰의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는 손질을 꼽을 수 있다는 설명이 곁들여지는 식이다. 한국에서 출간된 교토에 대한 여러 책 중에서도 손꼽을 수 있는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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