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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극적 대화와 변론으로 돌아보는 근현대사의 어두운 일면, <행복의 나라>
정재현 2024-08-14

1979년 10월26일. 18년간 독재정치를 펼친 한국의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 김영일(유성주)에 의해 처단됐다.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이선균)는 내란 공모 혐의로 법정에 회부된 피의자들 중 유일한 군인이다. 변호인단은 박태주의 변호인으로 쇼맨십에 능한 정인후(조정석)를 섭외한다. 정인후는 군법에 의거하여 재심 없이 단 한번의 선고로 사형이 집행될 위기에 놓인 박태주를 변호하는 데 힘쓴다. 한편 뒤숭숭한 정국에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단장을 맡은 전상두(유재명)는 재판을 감청하며 쿠데타를 도모한다. <행복의 나라>는 10월26일 대통령 암살과 12·12 쿠데타 사이 벌어진 정치재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픽션 영화다. 긴박한 편집과 장중한 연출 속에 서사를 이끌어가는 핵심 요소는 대화다. 선문답과 비유로 이루어진 캐릭터간의 긴 대화는 부당한 권력에 의해 자행된 졸속 행정과 불법 행위가 대한민국 정치사에 남긴 암울한 일면을 돌아보게 만든다.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의 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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