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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스코프] 한국을 떠나고픈, 한국의 소란을 사랑하는, 배우 고아성, 김뜻돌, 이현송
배동미 사진 오계옥 2024-08-23

자신이 최우선인 ‘계나’

배우 고아성

“최근 몇년 동안 제가 해왔던 역할이랑 달라서 다른 면에 이끌려서 맡게 됐어요. 그전 인물들이 이타적인 사람들이었다면, 계나는 자신이 최우선인 사람 같아요.”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내부고발자, 드라마 <트레이서> 속 국세청 조사관과 달리 계나는 자신이 선 곳을 바꾸려 아등바등하기보다 ‘한국이 싫어’ 뉴질랜드로 훌쩍 떠나는 인물이다. 고아성이 <한국이 싫어서> 시나리오를 받은 건 오래전이다. 2020년에 계나 역을 수락하고 2년 정도 영화화되길 기다렸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고아성은 계나와 같은 20대 후반에 접어들었고, 그사이 한국도 변했다. 아니, 전세계가 변했다. ‘탈조선’ 담론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소설이 처음 나왔을 때와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지금에 맞춰 설정을 많이 바꿨어요. 지지난해에 준비할 때랑 지금이랑 현실을 많이 반영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가벼운 영혼 ‘미나’를 자기식으로

배우 김뜻돌

계나의 여동생 ‘미나’ 역을 맡은 김뜻돌은 원가족에서 맏이다. 장건재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깃털처럼 가벼운 영혼”의 ‘미나’를 찾았으나 실제론 가볍지 않은 김뜻돌과 만나 약간의 캐릭터 수정이 있었다고 한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그의 이름 ‘뜻돌’은 본명인 지민의 뜻 지(志)와 옥돌 민(珉)에서 따왔다. 돌 하나에도 뜻이 있다는 의미라는데, 확실히 그는 깃털이 아니라 심지가 굳은 쪽이다. 김뜻돌은 배역을 준비하며 자유로운 영혼 미나가 외려 자신의 여동생과 닮았다고 생각했단다. “<한국이 싫어서>는 가족 구성원을 이해해보는 기회였어요. 저는 남동생 하나, 여동생 하나 있는, 삼남매 중 맏이거든요.” 마지막으로 영화 연기에 도전하는 마음에 대해 묻자 쿨하지만 진지한 대답이 흘러나왔다. “연기가 꿈은 아니었지만 하고 싶은 분야이긴 했어요. 재밌을 것 같았어요, 전 음악만 했으니까. 연기는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잖아요. 그래서 선뜻 하겠다고 했어요.”

연기를 소망한 뮤지션

배우 이현송

“전 정말 연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용기가 안나서 도전을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영화와 연결돼서 정말 신기해요.” 현란한 조명 아래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던 불고기디스코의 보컬이자 배우 이현송이 설레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으며 농담도 던진다. “오늘 첫 촬영인데, 감독님이 시키는 것은 뭐든지 하고,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이 잘 나오도록 ‘수동적으로’ 임하려고 합니다. (웃음)” 장건재 감독은 그가 홍대 인디 신에서 활동하는 만큼 홍원 캐릭터를 시나리오에 맞춰 연기해내기보다 무대 위에서 여유 있고 유쾌한 뮤지션 이현송의 모습을 담길 원했다. 그래서인지 이현송은 무대 위에서 긴장하는 모습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문제는 소화해야 할 대사가 있는 다음 신. “공연 신은 사실 그렇게 어려울 건 없을 것같아요. 이거 끝나고 연기하는 신이라 엄청나게 긴장되네요.” 웃음을 머금은 채 속마음을 슬쩍 내비치는 그의 얼굴에서 초심자의 기분 좋은 긴장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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