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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가 가장 먼저, 오지민 건국대학교 매체연기학과 22학번 재학
남지우 사진 최성열 2024-08-27

- 입시를 준비할 당시 건국대학교에 가졌던 인상은.

= 영화와 방송에 특화된 학교라는 점. 서울권 연기 관련 학과들은 공연과 연극을 중심으로 한 커리큘럼을 운영하는데 그중에서도 건국대학교는 매체 연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건국대학교 연기전공의 ‘황금세대’라 불리는 안재홍, 고경표, 류혜영 선배 등이 있고 이후 학번으로는 김혜윤, 강태오, 송강 배우가 라이징 스타로 언급되는 시기였다. 다른 학교 입시를 함께 준비하기 때문에 연극 위주로 실기를 준비하면 혼동이 올까 싶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나도 연극 작품으로 합격한 만큼 입학 후에 배우는 게 크다고 생각한다.

- 재학하면서 그러한 기대가 충족되었는지.

= 그렇다. 수업 대부분이 카메라 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업 시간에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다 같이 피드백을 주고받는 분위기다. 매체 연기에 특화된 학과인 만큼 졸업공연 정도를 제외하고는 무대에 설 기회는 거의 없는 셈이다.

- 1차에서 학생부로 정원의 25배수를 선발한 뒤 2차에서는 실기고사 점수를 100% 반영해 최종 선발한다. 실기고사 당시를 회상해본다면.

= 30분의 연습 시간이 주어진 후 3분 동안 자유연기를 한다. 1분30초 분량의 희곡 작품을 선보인 뒤 조금 욕심을 내 준비해간 영화 <청설>의 한 장면까지 보여줬다. 코로나 학번이라 면접관들은 펜스 뒤에 앉아 모니터로 지원자들의 연기를 점검했다. 카메라 세대와 카메라맨이 있고, 지정된 사각형 구역 안에서 벗어나지 않고 연기해야 하는 제약이 있었다.

- 실기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 학교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본인과 잘 맞는 텍스트와 배역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관들은 주인공 재질의 지원자만 뽑는 게 아니라 ‘이 친구 감초 역할로 괜찮겠다’고 생각하며 선발하기도 한다.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외모를 가꾸려 하지 말고 그전에 그것이 자신에게 맞는 옷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이해를 무엇보다 우선하기를 바란다.

- 가장 좋아했던 수업을 소개해달라.

= 미하일 체호프의 연기 테크닉을 가르치는 김선 교수님의 수업이 있다. 대사에 묻은 감정을 분석하거나 상상력을 동원해 상황에 몰입하는 방법이 아니라 몸의 감각을 통해서 연기하는 법을 배운다. 말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혀야 하는 상황이라면 팔로 상대방을 찌르는 움직임을 통해 감정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식이다. 연기 테크닉에 관한 새롭고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 재학생으로서 느끼는 학과만의 강점은.

= 필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교·강사진을 타 연기과 친구들이 가장 부러워한다. 동시대에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에게 배우는 것이 현장에 가장 빨리 나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현장에 나갈 기회가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