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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2 올 가이드 : 개막작 · 폐막작
2002-07-05

열심히 응원한 당신, 부천으로 떠나라!

영화야 놀자! 다양한 연령층과 취향의 관객에게 고른 호감과 흥을 이끌어내는 데 더없는 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의 개막작 선정이 말해주듯, 제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프로그래밍과 축제 만들기 양면에서 관객의 마음으로 곧장 달려드는

관객 밀착형 영화제를 표방하며 7월11일 개막 호루라기를 분다.

7월11일부터 20일까지 10일 동안 부천을 찾는 영화 피서객을 환대할 장단편영화는 애초 발표보다 늘어난 37개국 173편. 1990년

중반 국내 개봉이 좌절된 뒤 소문만 무성했던 피터 잭슨의 <천상의 피조물>이 줄다리기 끝에 막차로 특별전 상영작에 합류해 팬들을

만나게 됐다. 특별전을 풍성하게 차리고 정규 섹션은 소수 정예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미이케 다카시, 베르너 헤어초크, 피터 잭슨, 뉴욕 언더그라운드

감독 쿠차 형제의 특별전이 상당한 부피로 마련됐고 옴니버스 출품작들의 가세로 단편영화 편수가 대폭 늘었다. 반면 부천에서만 볼 수 있는

강렬한 영화들의 해방구로 지난 2년간 인지도를 높여온 제한구역이 <골목길의 아이> 1, 2부와 <버수스> 두편으로

단출하게 꾸려진 점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제의 연륜이 쌓이고 해외판타스틱영화제들과 네트워크가 더욱 튼튼해지면서 ‘부천 패밀리’ 감독들의 영화가 많아진 것도 눈에 띈다. 개막작

<슈팅 라이크 베컴>의 거린다 차다를 비롯해 4회의 <가위>에 이어 신작 <폰>으로 영화제의 피날레를 알리게

된 안병기 감독, 타이의 팡 형제, 오바야시 노부히코, 린 스톱케비치, 5회 영화제에서 <뉴질랜드 이불 도난 사건>으로 작품상을

받았던 해리 싱클레어 등이 전작에 이어 부천으로 ‘홈커밍’하는 감독들이다.

특별상영 프로그램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세계화가 문화적 다양성에 끼치는 해악을 논하는 단편영화들을 묶은 2차 SRF 프로젝트와 1920년대부터

60년대 말까지 비제도권에서 제작, 유통된 에로틱 무성영화 ‘블루무비’가 소개된다. 영화가 하나의 퍼포먼스였던 무성영화 시대의 관람 양식을

부활시켜 DJ 달파란이 연출하는 음악이 함께할 블루무비의 상영관 소향관은 시공을 뛰어넘은 섬처럼 특별한 영화 체험의 공간을 창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소향관에서 진행될 한국영화 회고전은 ‘한국 문학, 영화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갯마을> <상록수>

등 고전을 모은다.

6월27일 시작된 예매 현황이 입증하듯 심야상영과 씨네락 나이트는 올해에도 변함없는 부천영화제의 스타 프로그램. 리듬으로 출렁이는 네편의

영화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 <온라인> <브리트니 베이비, 원 모어 타임> <릴리스 페어>가

어어부 프로젝트, 이상은, 레이지본, 호선 버터플라이, 롤러코스터 등의 뮤지션과 함께한다. 씨네락 나이트가 끝난 뒤에는 관객의 심야 귀가

편의를 돕기 위한 2대의 셔틀버스가 사전예약제로 운행된다(예약문의: 영화제 사무국 기획팀 032-345-6313).

뜨거운 여름밤을 보내고 아침 11시 상영작을 찾는 부지런한 관객은 4천원으로 영화를 보는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 관객이 많은 영화제답게 복사골 문화센터에서는 영화제가 이용료 50%를 부담하는 놀이방도 운영된다. 상영관 밖에서 영화를 공통분모

삼아 흥청거릴 수 있는 자리가 부족했다는 여론에 따라 올해 영화제에서는 영화인과의 열린 대화가 진행될 ‘PiFan 데이트’가 둘리공원 야외무대에

마련됐으며 길거리 영화 퀴즈, 객석 및 보물찾기 등 황당무계 프로젝트도 가동된다.

세미나와 토크쇼를 접목해 부천영화제의 살롱 구실을 톡톡히 해온 메가토크의 올해 프로그램은 부천영화제를 찾는 영화와 관객의 취향에 더욱 섬세하게

앵글을 맞춰 흥미를 돋운다. ‘할리우드, 한국영화를 주목하다’, ‘인디가 영화제에 대해 알고 있는 두세 가지 것들’, ‘일본에서 독립영화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대화의 장이 열리며, <카타쿠리가의 행복>으로 <조용한 가족>을 리메이크한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자신에게 헌정된 특별전을 찾아 한국의 김지운 감독과 현실과 판타지, 유머와 공포를 논한다.

김혜리 vermeer@hani.co.kr / 디자인 한정연 han7329@hani.co.kr

⊙ 개

막 작

축구에의 열병이 만들어가는 나이테<빌리 엘리어트>의 소년을 소녀로, 발레를 축구로 바꾸고 다량의 웃음 가스를 불어넣으면 <슈팅 라이크 베컴>의

스케치가 나온다. 결혼식 들러리 구두를 사라고 준 돈으로 산 아디다스 축구화를 안고 행복해하는 제스. 에어볼륨 브래지어를 추천하는

엄마의 잔소리는 들은 체 만 체 스포츠 브래지어 진열대를 서성이는 줄스. <슈팅 라이크 베컴>은 축구의 호된 열병을

통해 키자람을 하는 피부색 다른 두 잉글랜드 소녀의 명랑한 성공기다.

<슈팅 라이크 베컴>

(Bend it Like Beckham)

감독 거린다 차다

출연 파르민더 나그라, 케이라 나이틀리, 조너선 라이스-마이어스

미국, 영국, 독일

2002년 / 112분

<해변의 바지> <왓츠 쿠킹>에서 영국사회 소수민족의 삶과 하위문화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던 여성감독 거린다

차다가 선발한 <슈팅 라이크 베컴>의 주인공은 힌두 공동체에서 자란 18살 소녀 제스. 공원에서 동네 소년들과 공을 차는 데 만족하던

제스는, 여자축구팀에서 활동하는 줄스의 눈에 띄어 팀에 합류한다.

코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7번 데이비드 베컴의 유니폼을 입고 나타난 제스를 단순한 ‘그루피’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제스는 그녀의

영웅 베컴처럼 그라운드를 주름잡아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제스와 줄스의 오해, 미국 스카우터의 방문과 겹친 집안 결혼식이 초래한

위기도 ‘역전’의 쾌감을 더할 뿐이다. 미남 코치를 사이에 둔 삼각관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진짜 커플은, 축구를 통해 받아들이는

삶이 아니라 싸우는 삶의 전략을 터득해가는 두 여자친구다. 게리 리네커 등 축구계 인사의 카메오와 데이비드 베컴 부부의 뒷모습도

서비스 구경거리. 이만큼 유쾌한 영화라면 데이비드 베컴도 이름 빌려준 일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폐

막 작

<폰>(Phone)

감독 안병기

출연 하지원, 김유미, 최우제

한국

2002년/ 104분

<텐 미니츠-트럼펫>

(Ten Minutes Older: The Trumphet)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 빅토르 에리스, 베르너 헤어초크 짐 자무시, 빔 벤더스, 스파이크 리, 첸카이거

독일·핀란드·스페인·미국·중국

2002년/ 91분

죽음은전화선을 타고

<폰>의 비 내리는 도시에서, 공포는 전파와 전화선을 타고 액정화면 위로 흘러내린다. 시사잡지에 르포를 쓰는 지원은 원조교제

폭로기사 여파로 협박 전화와 메일에 시달린다. 지원이 전화번호를 바꾸려 하자 6644로 끝나는 한 번호만 선택되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지고 괴전화는 그치지 않는다. 엘리트 남편과 그림 같은 가정을 이루고 사는 친구 호정의 어린 딸 영주는 우연히 지원의 전화를

받은 뒤 공격적인 눈빛과 행동으로 부모를 놀라게 한다. 그녀에게 걸려온 괴전화를 받은 협박범의 돌연사로 겨우 목숨을 건진 지원은

전화번호의 옛 소유자들이 죽거나 실종된 사실을 발견하고 그중 실종 여고생에게 애절한 사랑의 대상이 있었다는 비밀을 캐낸다. 호러

장르에 대한 애정과 장르적 관습을 노련하게 주무르는 연출력에 대한 욕심을 피력해온 안병기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여성의 원한과 욕망,

윤택하게 포장된 삶의 허약한 실체 등 호러의 고전적 요소를 전작 <가위>와 공유하고 있는 <폰>의 꼼꼼한 시나리오는,

쇼크 효과의 비중이 컸던 전작과 어떻게 다른 접근법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만든다.

‘시간’을 보는 일곱 가지 관점

시간이 영혼을 잠식할지언정, 이야기를 잠식하지 못한다는 믿음 아래, 세계의 명장 7인이 모였다. <텐 미니츠-트럼펫>은

‘시간’이라는 주제로 러닝타임 10분 동안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옴니버스영화. 전체적으로 삶의 희로애락, 인류의 역사와 신화

등을 아우르고 있으면서도, 독립적으로 진행한 덕에 단편마다 감독 개인의 개성과 장기가 살아 있다. 아키 카우리스마키는 시베리아에서

새 삶을 찾으려는 한 남자의 꿈을 그린 단편 <개들에겐 천국이 없다>에서 특유의 블랙유머 감각을 빛내고, 빔 벤더스는

인적없는 도로에서 비상사태를 접하는 급박한 여정을 그리려 다시 ‘길 위’에 섰다. 짐 자무시는 10분의 휴식을 허락받은 여배우의

트레일러 풍경을 흑백으로 스케치해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선뵈며, 스파이크 리는 미 대선 선거 운동 과정의 회고 기록 속에서 여전히

‘정치’를 향해 있는 그의 관심을 보여준다. 시간의 강물 위로 트럼펫 선율이 흐르는 브릿지 영상도 신비롭다. 현재 장 뤽 고다르,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마이크 피기스 등이 참여한 2부 <텐 미니츠-첼로>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프로그래머 추천작 1 ┃ 김영덕 프로그래머

◆ 헤드윅과 앵그리 인치 Hedwig and the Angry Inch

오프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답게 흥겨운 로큰롤 리듬과 함께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환상적인 혼합이 인상적이다. <벨벳 골드마인>의 팬들이 가장 반가워할 영화.

◆ 자살클럽 Suicide Club

뭔가에 홀린 듯이 연이어 자살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이 섬뜩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 사회의 단면과 많이 닮아 있어서일 것이다. 월드판타스틱시네마 속에 숨어 있는 제한구역 스타일의 영화.

◆ 디 아이 The Eye

여주인공의 압도적인 연기와 주목받는 쌍둥이 감독 팡 브러더스의 연출 솜씨가 ‘귀신을 보는 것’ 같다(오리지널 제목이 ‘見鬼’).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공포는 <식스 센스>의 두배이고, 음산한 분위기는 <링>의 두배다.

◆ 고양이의 손 The Cat with Hands

엽기적인 고양이가 노력을 통해 인간이 되려 하기보다는 인간의 신체를 자기 것과 바꾸면서 서서히 인간의 형상을 갖추어간다. 괴기스런 소재에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잘 섞어놓은 인형클레이메이션.

◆ 소나기 Shower

얼마 전 EBS ‘한국영화걸작선’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뒤 열화와 같은 반응을 얻으면서 동호회까지 생긴 작품. 몇년 전 <그림일기>라는 작품을 발표한 고영남 감독의 1978년 작품이다.

◆ 트로마의 칸영화제 인디 가이드

지난해 부천영화제에서 관객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게스트인 로이드 카우프만의 신작. 관객은 이 한편만으로도 칸영화제를 직접 다녀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수사반장 트위스트김

범죄자와 경찰, 그리고 그들의 삶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형사물로, 단편영화에서는 흔하지 않은 장르영화다. 대고참배우인 트위스트 김이 김반장 역을 맡고 있다.

프로그래머 추천작 2 ┃ 송유진 프로그래머

◆ 스토커 One Hour Photo

평소 매력적으로만 들렸던 깊은 저음의 로빈 윌리엄스의 목소리가 얼마나 사람을 소름끼치게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해보도록.

◆ 사마귀 부인 The Praying Mantis

사마귀 - 교미를 끝내고 나서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곤충. 제목이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 배달왔습니다 A Package for Me

모든 종류의 중독에 관한 우화이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관계의 단절을 한번의 따뜻한 손길로도 극복할 수 있다는 휴머니즘 복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풍자극.

◆ 도쿄 파라다이스 이별의 블루스

Tokyo Shameless Paradise Good-bye Blues

오사카의 독립영화 제작소 스튜디오 플래닛 플러스에서 제작되었는데, 이곳은 <키치쿠> 등 일본 독립영화의 한 경향을 대변하는 산실이다. 스튜디오

플래닛 플러스의 대표이자 영화의 제작자인 구니히코 도미오카와 감독, 배우가 부천을 찾아 메가토크에 참여할 예정. 메가토크에 앞서 영화를

볼 것을 권유한다.

◆ 이치 더 킬러 Ichi the Killer

하드고어의 극한을 달리며, 스플래터 스타일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 이치가 사람의 몸을 반으로 자르는 장면과 여자의 다리를 절반만 잘라버리는

등 하드고어 스플래터의 명장면들이 속출한다. <철남>의 감독 쓰카모토 신야, <포스트맨 블루스>의 감독 사부가 출연하며, 아사노 타다노부가

얼굴에 특이한 피어싱을 한 카키하라로 등장한다.

◆ 뽀삐 Popee

강아지를 비롯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남다르게 다가올 뿐 아니라 동물이 얼마나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지를 잘 표현한 수작이다.

◆ 천상의 피조물 Heavenly Creatures

올해 부천영화제에서 가장 섭외하기 힘들었던 영화, 하지만 기어코 섭외에 성공한 작품인 <천상의 피조물들>은 피터 잭슨의 골수 팬들에게는

‘가장 피터 잭슨답지 않은 영화’로, 일부 팬들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영화로 불리는 문제작이다.

◆ 스토커 One Hour Photo

평소 매력적으로만 들렸던 깊은 저음의 로빈 윌리엄스의 목소리가 얼마나 사람을 소름끼치게 만들 수 있는지 확인해보도록.

◆ 사마귀 부인 The Praying Mantis

사마귀 - 교미를 끝내고 나서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곤충. 제목이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 배달왔습니다 A Package for Me

모든 종류의 중독에 관한 우화이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관계의 단절을 한번의 따뜻한 손길로도 극복할 수 있다는 휴머니즘 복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풍자극.

◆ 도쿄 파라다이스 이별의 블루스

Tokyo Shameless Paradise Good-bye Blues

오사카의 독립영화 제작소 스튜디오 플래닛 플러스에서 제작되었는데, 이곳은 <키치쿠> 등 일본 독립영화의 한 경향을 대변하는 산실이다. 스튜디오

플래닛 플러스의 대표이자 영화의 제작자인 구니히코 도미오카와 감독, 배우가 부천을 찾아 메가토크에 참여할 예정. 메가토크에 앞서 영화를

볼 것을 권유한다. ▶ Pifan2002 올 가이드: 개 ·폐막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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