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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리포트] <피노키오>, 오스카에 도전!
2002-11-18

베니니의 <피노키오>, 강력한 경쟁작 <레스피로> 제치고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 올라이탈리아가 로베르토 베니니의 <피노키오>를 내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작으로 결정했다. 제작발표 당시부터 이탈리아 영화계 최고의 관심을 불러모은 화제작 <피노키오>는 이탈리아 전국 700개관에서 동시개봉해 개봉주에만 950만유로를 벌어들이며 흥행기록을 경신한 작품. 원래 출품기한이었던 11월1일을 넘겨 9일까지 360명의 선정패널이 투표를 통해 결정했는데 어깨를 나란히 할 경쟁작이 없던 <인생은 아름다워> 때와 달리 이번 결정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로 저예산영화 <레스피로> 때문이다. <레스피로>는 지난 5월 개봉해 35만유로를 벌어들인 작은 영화.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상영되고 수상하면서 주목받았고, 현재 20개국과 수출 계약을을 맺었으며, 각국의 주요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아놓은 상태다. 제작자인 도미니코 프로가치는 <레스피로>가 이탈리아영화의 현재를 대표하는 작품이라면서,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후보 자리를 따내기 위해 힘썼다. 그는 <레스피로>에 대해 “정적이고 이국적인 지중해의 이미지가 잘 표현된 영화이다. 그런 이미지를 창출하는 동시에 크리알레세 감독은 카메라 앞에서 새로운 분위기의 세계를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며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레스피로>의 배경은 이탈리아 최남단에 위치한 시실리섬의 작은 마을 람페두사. 강렬한 햇살과 검은 바위,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어부들의 마을은 조용하고 평온한 곳이지만, 아들과 남편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여인 그라지아에게는 답답한 곳일 뿐이다.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섬 사람들에 반해, 그라지아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다. 아름답고 자유분방한 여성 캐릭터 그라지아를 맡은 발레리아 골리노의 연기가 돋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의 조연들이 전문 배우가 아닌, 실제 촬영현장에서 캐스팅된 어른과 아이들이라는 점. 오스카 후보작 결정 이전에 거장 안토니오니의 제작 파트너이기도 한 프로가치는 이탈리아 최대 블록버스터인 <피노키오>를 상대로 경쟁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던 바 있다. 그는 ‘이탈리아의 오스카’격인 다비드 도나텔로의 심사위원들에게 일일이 테이프를 보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는데, 이 테이프는 각국의 저명한 비평가들의 비평도 담아 <레스피로>의 국제적 인지도가 낮지 않음을 보여준 것이었다. 한편 로베르토 베니니 군단의 블록버스터 <피노키오>는 오리지널 언어가 영어로 되어 있어 오스카의 다른 부문에 오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최고의 흥행기록을 올리고 있지만, 개봉 이전부터 이어져온 관객의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 중론인데다가, 베니니의 전작 <인생은 아름다워>와 달리 평단의 지지가 많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로마=이상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