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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만끽할 DVD,만화,TV 가이드 [6]
2003-01-30

설특식 만화

<샌드 랜드>(대원씨아이 펴냄)

도리야마 아키라(鳥山明) 닥터 슬럼프(1980)드래곤 볼(1984)코와!(1997)카지카(1998)샌드랜드(2000)

<닥터 슬럼프>로 1980년대 초반을, <드래곤 볼>로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을 평정한 도리야마 아키라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전 세대를 관통하는 작품들을 그려온 만화가이다. 1980년부터 84년까지 연재한 <닥터 슬럼프>가 18권, 바로 이어 시작해 1995년에 막을 내린 <드래곤 볼>이 42권으로, 한번 시작했다 하면 끝을 모르는 장기 연재의 스타일 때문에 그의 작품세계는 이 두 작품으로 굳어져 있는 듯하다. 그러나 가끔씩 <코와!> <카지카> 등의 1권짜리 단편들을 통해 색다른 상상력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샌드랜드>도 그와 같은 작품 중 하나다.

괴상한 로봇, 말하는 몽구우스, 가고일과 같은 판타지의 피조물들이 모여 사는 가상의 사막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몬스터족의 왕자인 소년 베르제브브는 마을 보안관의 부탁으로 물이 솟는 샘을 찾아나선다. 물을 독점하려는 사악한 국왕군이 그들을 방해하려 나서고, 기묘한 기계와 마법들이 뒤섞이는 신나는 싸움이 이어진다. 정의감과 모험심으로 똘똘 뭉친 베르제브브의 활약으로 적들의 음모는 밝혀지고, 모두에게 물의 축복이 내려진다.

시작을 보면 대충의 결과를 알 수 있는 소년물의 전형. 하지만 도리야마가 그려내는 다양한 판타지의 요소와 펄떡거리는 액션장면들은 소년들의 마음을 쿵쾅거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드래곤 볼> 종료 이후에 다소 마음의 여유를 가지며 그리고 싶은 대로 그렸다고 하지만, 그래도 더욱 탄탄해진 그림이 요즘 소년물의 어설픈 표현들을 부끄럽게 하기도 한다. 이야기는 다소 맥빠지지만 쉴새없이 쏟아져 나오는 캐릭터의 기묘함과 그 완성도를 보는 즐거움은 결코 적지 않다.

<걸 프렌즈>(대원씨아이 펴냄)

야마시타 가즈미(山下和美) 1959년생하이스쿨 커넥션(1981)댄디와 나(1987)천재 유교수의 생활(1988)고스트 랩소디(1996)

<천재 유교수의 생활> <마천루의 버디> <고스트 랩소디> 등 야마시타 가즈미의 번역 작품 목록도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최고 인기작이며 가장 긴 분량으로 이어지고 있는 <천재 유교수의 생활>은 자연히 작가의 이런저런 관심과 감성을 드러내고 있는데, 유 교수를 통해 눈치챈 것들을 다른 단편들 속에서 확인하는 즐거움도 적지 않다. 고전적인 록에 대한 사랑, 우아한 부르주아의 외롭지만 강건한 삶의 태도, 전문 직업을 통해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행복을 잃어버린 사람,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자친구들간의 기묘한 경쟁과 우정들이 야마시타가 즐겨 그리고 있는 테마들이다. <걸 프렌즈>는 그 마지막 테마를 다양하게 변주하고 있다.

<걸 프렌즈>는 여러 스토리의 단편들이 모여진 작품이다. <하얀 꽃, 빨간 꽃>은 고등학교 때 도쿄로 전학 온 여학생이 그곳 여학생 무리의 리더인 여자아이와 우정과 경쟁으로 상처를 받고 어른이 된 뒤에 다시 화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스미레>에서는 나잇값을 못하며 항상 사고를 터뜨리는 이모를 통해 어려움을 겪지만 그래도 자신을 가장 이해해줄 수 있는 친구라고 깨닫게 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과연 ‘여자들만의 우정이란 어떤 건지’ 분명히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야마시타 만화에서는 항상 외롭지만 자신의 세계를 분명히 가지고 있는 고고한 주인공들이 나온다. <걸 프렌즈>에서도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다른 사람들을 따돌림하며 자기를 지키려는 여자들의 권력을 우정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와중에 서로를 이해해줄 동지를 찾는 과정이 펼쳐진다. 여자이기에 여자의 잘못과 훌륭함을 자신있게 보여줄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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