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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권의 책으로 읽는 감독의 길 -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12]
문석 2003-03-07

그리고…디렉터스 북?

김기영, 오시마 나기사 등 그밖의 감독들의 초상

<하녀들 봉기하다: 영화감독 김기영> | 이효인 지음 | 하늘아래 펴냄

김기영은 한국 영화계의 UFO 같은 존재였다. 이 사실은 <하녀> <육식동물> <이어도> 등 그의 영화뿐 아니라, 김기영 그 자신에서 드러난다. 저자인 이효인은 인터뷰를 위해 김기영을 1993년 혜화동 자택에서 만난다. 그곳에서 그는 기이한 풍경을 목도하고 마는데, 그건 김기영과 부인이 꽁치 통조림을 하나씩 들고 묵은 떡과 밑반찬이 차려진 상 위에서 만찬을 갖는 모습이었다. 물론 이는 이효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영화가 “대부분이 돈 때문에 한 겁니다”라고 태연하게 말했던 김기영의 허영없는 모습을 드러내는 작은 일화일 뿐인지도 모른다. 김기영에 대한 본격적인 평전이나 연구서라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책에는 그와 관련된 생동감 있는 이야기들이 적혀 있다.

<오시마 나기사의 세계> 사토 다다오 외 지음·문화학교 서울 엮음/ 문화학교 서울 펴냄

일본의 저명한 영화평론가인 사토 다다오의 저서 <오시마 나기사의 세계>에 일본 평론가 요모타 이누히코의 논문, 이장호 감독과 오시마의 인터뷰 등을 추가한 책. 사토 다다오는 오시마의 특징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데 있다며 <청춘잔혹이야기>에서 <고하토>까지의 대부분의 작품을 고찰한다. 이 책에는 <백주의 살인마> <교사형> <소년> <감각의 제국> 등에 관한 오시마 나기사 자신의 짧은 발언들이 실려 있다. 특히 그가 <감각의 제국>으로 기소됐을 때 제출한 탄원서는 인상적이다. 오시마는 “저는 <감각의 제국> 시나리오집이 ‘외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감각의 제국>은 이미 세계와 인간성의 기본 원칙에 의해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라며 이 영화를 옹호했다.

<영화 만들기> 시드니 루멧 지음·부수영 옮김/ 이론과 실천 펴냄

시드니 루멧은 현역 최고령 중 하나(그는 1924년생이다)면서도 할리우드에서 장르영화를 완성도 있게 만드는 감독이다. 88년 <허공에의 질주>와 89년 <패밀리 비즈니스> 이후 화제작은 만들지 못했지만 그는 여전히 영화를 만들고 있다. <영화 만들기>는 이 열정적인 감독의 노하우를 집대성한 ‘평생 작업일지’에 해당하는 책이다. 그는 감독, 각본, 배우, 카메라, 미술과 의상, 촬영, 편집, 사운드, 믹싱 등 영화를 창조하는 과정과 구성원에 관해 자신의 경험을 풍부하게 곁들여 설명한다. 그가 이 책에서 노친네의 잔소리나 퍼부을 거라 생각하면 완전한 오산이다. 후배들이 자신이 겪었던 난관을 되풀이하지 않고 새로운 경지를 딛기를 원하는 듯, 그는 친절하고 열의있게 영화 창조의 비법을 전수한다.

<C 학점의 천재 스티븐 스필버그> 조셉 맥브라이드 지음·임혜련 옮김/ 자연사랑 펴냄

스필버그에 관한 ‘최종적’인 전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잠정적’으로 가장 뛰어나다고 인정받는 책. 전기작가인 맥브라이드(그는 <(하워드) 호크스가 말하는 호크스>를 비롯해 오슨 웰스, 프랭크 카프라, 존 포드 등의 전기도 썼다)는 320여명과의 인터뷰와 방대한 자료조사를 통해 이 책 안에서 스필버그를 완전히 발가벗긴다. 1997년 발간된 책이지만, <캐치 미 이프 유 캔>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E.T.> 사이에 놓인 그의 ‘내적 징후’들을 추적하는 데 여전히 도움을 준다.

<지아장커, 중국영화의 미래> 장기철 기획·현실문화연구 편집부 엮음·이병원 정리/ 현실문화연구 펴냄

‘중국영화의 미래’뿐 아니라 ‘세계영화의 미래’를 열 시네아스트로 꼽히는 지아장커의 영화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지아장커에 관한 ‘종합전과’라 할 만큼 다양한 내용이 실려 있는데, 그 스스로 밝히는 연출론을 비롯해 장이모와 지아장커의 ‘병렬 인터뷰’, <소무>와 <플랫폼> 제작과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한국에서 가진 워크숍 자료 등을 담고 있다. 첸카이거의 <황토지>를 보고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지만, 곧 5세대에 대한 격렬한 반발 속에서 중국 지하전영을 이끌고 있는 지아장커의 싱싱하고 펄펄 뛰는 사고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다.문석 ssoo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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