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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의 슬픔,<웨이킹 더 데드>
이다혜 2003-05-22

“나는 믿을 수 없는 모험과 방탕으로 가득한 삶을 살고 싶어.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가능하다면… 성인(聖人)이 되고 싶어.” 1972년, 케네디적인 야망에 불타는 청년 필딩은 열렬한 액티비스트 사라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미국의 칠레 내정간섭을 반대하던 사라는 의문의 폭발사고로 숨을 거둔다. 11년 뒤, 꿈의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원의원 필딩의 눈앞에 어느 순간 사라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은 실제 그녀일까, 아니면 그녀의 유령일까?

<러브스토리>의 원작자이기도 한 스콧 스펜서의 소설을 영화화한 <웨이킹 더 데드>는, 조너선 로젠바움이 지적한 것처럼 ‘사랑이 정말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닐 조던의 <애수>와 아주 닮아 있다. 거의 종교적이리만치 신비로운 열정에 감응하며 고행의 길을 자처하는 주인공들은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경험한 적 있는 모두에게 기이한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그렇게 속세와 천상이 한순간 겹쳐지며 실패한 혁명과 이상이 서로를 끌어안는 순간 순교자는 다시금 이 땅에 부활한다. 기적은 가능하다, 고 이 영화는 진심으로 우리에게 속삭인다.

Waking the Dead, 2000년감독 키스 고든 | 출연 빌리 크루덥, 제니퍼 코넬리, 몰리 파커 장르 드라마 | 화면포맷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1.85:1, NTSC오디오 돌비디지털 5.1 서라운드 | 출시사 유니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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