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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12월에 찾아올 운명적인 멜로

허안화 감독의 첫 대륙 촬영작품 <옥관음> 크랭크업

서극, 관금붕 등과 더불어 80년대 홍콩 뉴웨이브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여성감독 허안화의 신작 <옥관음>(玉觀音)이 지난 6월26일, 사스로 지연되었던 베이징 촬영을 마치고 2개월에 걸친 촬영을 모두 마감했다. 이번 작품이 허안화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 것은 중국 대륙에서 촬영한 그의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점이다. 사실 허 감독의 이번 대륙 나들이가 갑작스레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홍콩의 중국 반환 직후인 1997년, 시에진 감독의 <아편전쟁>(阿片戰爭)의 기획을 맡아 이미 대륙에서의 영화제작 가능성을 타진한 상태였다.

방송사에서 몇편의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고, 1979년 심리스릴러 <풍겁>으로 데뷔한 이래, <투분노해>(投奔怒海), <호월적고사>(胡越的故事) 등의 초기 문제작들로 일찌감치 주목받아온 허안화 감독은 90년대 이후 <반생연>(半生緣), <유령인간>(幽靈人間) 등과 같은 범작들로 주춤하는가 싶더니, 최근 <남인사십>(男人四十)으로 다시 평단의 주목을 끌었지만, 전과 같은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해오던 허안화 감독이 대륙 첫 진출작으로 선택한 <옥관음>은 대륙인들 사이에선 이미 하이옌(海岩)의 원작소설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발표하는 소설마다 TV연속극으로 제작되어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하이옌의 작품 중 최신작인 <옥관음> 역시 최근 TV연속극으로 제작되어 방영 중이다.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들이 늘 겪는 어려움이겠지만, 연속극으로는 총 27부로 제작된 원작의 분량을 어떻게 영화로 소화하느냐가 이번 영화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90분 정도로 각색된 영화 <옥관음>의 시나리오는 <첨밀밀> <남인사십> 등으로 홍콩 금상장영화제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던 안시(岸西)가 맡고 있는데, 원작자 하이옌은 안시의 시나리오를 두고 더이상 원작의 분위기를 찾을 수 없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시나리오뿐 아니라 촬영, 조명 등 주요한 부문 모두 홍콩 영화인으로 구성하며 조심스럽게 대륙과의 합작을 시도하는 <옥관음>에는 여주인공 안신 역에 <소림축구>(少林足球) 등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 등지에서도 널리 환영받고 있는 조미와 중국의 실력파 배우 리우윈롱, 천지엔빈이 주요 배역으로 참여하고 있고, <순류역류>(順流逆流)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사정봉이 마약판매원 역으로 나올 예정이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방 중 하나인 윈난(雲南)의 작은 도시에서 대부분의 촬영을 한 <옥관음>은 마약단속반 여경찰 안신과 그녀의 약혼자 티에쥔,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마약판매원 마오지에, 그리고 경찰생활을 청산하고 베이징으로 온 뒤 만나게 되는 매력적인 남자 양루이간의 애증관계를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멜로드라마에서 액션 연출까지 허안화 감독의 장기를 맘껏 살릴 <옥관음>은 올 12월 개봉을 목표로 한창 후반작업 중이다.베이징=이홍대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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