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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이스트만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발표 [1]
이현승(영화감독) 2004-02-06

<빨간 메니큐어> <흡연모녀> <단속평형>, 3인3색의 감독들

단단한, 그리고 새로운 내일의 작가들

<씨네 21>, 한국코닥 주식회사, 부산국제영화제가 공동주최하는 코닥 이스트만 단편영화제작지원제도가 제 7회째를 맞아 당선작을 배출했다. 당선작은 권지연 감독의 <빨간 메니큐어>, 유은정 감독의 <흡연모녀>, 손광주 감독의 <단속평형>이다. 응모한 총 61편의 작품 중 시나리오 및 제작계획서를 바탕으로 심사가 이뤄졌고, 오윤홍 감독의 <감독님, 저 윤희예요>,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 이원식 감독의 <생장점>이 당선작들과 함께 최종 심의까지 올랐다. 올해의 심사는 이현승(영화감독), 정재은(영화감독), 남동철(씨네 21 기자), 박도신(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프로그램 팀장)이 맡았다. 당선작 세편은 35mm 필름 1만 피트 제공, 필름의 무료 현상과 인화, 35mm 카메라 장비 대여, 편집 작업료 할인, 텔레시네 작업료 할인, 사운드 작업료 할인 등의 제작지원을 받게 되며, 예년에 비해 보다 폭넓은 혜택이 주어진다. 당선작 세 편은 심사를 거친 후,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에 출품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심사평/ 맛깔스러운 단편영화가 보였다

시나리오 제출 마감을 4개월이나 앞당긴 탓에 작년에 비해 제출편수가 대폭 줄었다고 한다. 총 61편의 시나리오와 제작계획서를 심사한 결과, <단속평형>, <빨간 메니큐어>, <흡연모녀>가 제작지원작에 선정되었다. 세편의 시나리오 모두 단편영화로서의 매력을 잘 살린 작품이었다. 심사기준은 시나리오의 완성도와 작품제작의 가능성여부, 그리고 영화에 새롭게 접근하는 스타일등을 기준으로 정하였다.

<단속평형>의 경우 신선한 기획의도와 새로운 스타일에의 기대로, <빨간 메니큐어>는 단편영화적인 간략한 구성과 의외의 엔딩으로, <흡연모녀>는 튼튼한 캐릭터의 구축과 단순하면서도 힘있는 이야기로 각각 선정되었다. 세편 모두 완성될 영화에 대한 기대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들이고 감독들의 전작들을 볼 때 좋은 작품들이 나오리라 기대한다.

올해 제출된 시나리오들은 소재면에서 겹치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다. 시골을 배경으로 하는 노인과 아이를 등장시키는 성장드라마와, 노인들의 질병과 죽음을 다룬 이야기들이 그것이다. 시골을 배경으로 하는 아이들의 성장드라마는 단편영화의 하나의 유행이라 할만큼 이미 많이 제작되었고 지금도 계속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단편영화들이 제시하는 결론은 모호한 화해와 이해, 그리고 농촌공간에 대한 피상적인 접근만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오늘날 가속화되고있는 가족해체에 대한 무의식적인 일종의 반동적 저항이 아닌가 생각되어진다

예선을 통과한 작품의 시나리오는 총 11편이었다. <나의 더티댄싱> <어느날 김만수씨에게 생긴일> <사랑은 꿈이었을뿐> <마중>등은 모두 큰 단점없는 단편 시나리오의 안정성을 보여준 작품들이었다. 그리고 최종 인터뷰에 올랐던 <용서받지못한자> <생장점> <감독님 윤희예요> 등은 새로운 소재, 드라마틱한 상황이 담긴 시나리오로 최종결정에 어려움을 주었던 작품들이다. <용서받지 못한자>는 군대라는 공간을 경험하는 섬세한 남성의 이미지로 <생장점>은 식물과 여성에 대한 개념으로 <감독님 윤희예요>는 여배우의 시선으로 본 감독에 대한 이야기로 각각 통찰이 돋보이는 작품들이였다. 하나같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작품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