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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하감독들, 관객과 만난다
박은영 2004-07-23

지난해 중국 정부가 독립영화 제작을 인정한 이래 중국 영화계가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 최근 <버라이어티>는 지난해 발표된 개혁적인 영화정책의 효과로, 과거 ‘지하전영’으로 불리던 감독들이 이제 합법적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고, 관객과의 행복한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라이어티>가 소개한 감독으로 눈에 띄는 이는 지아장커(사진)와 장위안이다. 고향 삼부작인 <소무> <플랫폼> <임소요>를 모두 ‘지하에서’ 어렵사리 만들어냈고, 불법 상영회나 복제물을 통해서만 관객과 조우했던 지아장커는 놀이공원을 배경으로 한 경비원과 쇼걸의 사랑 이야기인 <세계>를 마무리 중이다. <세계>는 상하이필름과 더불어 홍콩, 일본, 프랑스에서 공동 제작하는 다국적 프로젝트로, 지아장커에게는 극장에서 관객과 합법적으로 만나는 첫 번째 작품이 된다. 장위안은 왕슈오의 반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뷰티풀>을 만들고 있다. 어린애를 잡아먹는 괴물의 전설이 떠도는 양육원을 배경으로, 조숙한 5살 소년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 이 밖에 <붉은 수수밭> <패왕별희> 등을 촬영했던 구창웨이도 80년대 초 배경의 사회 부적응자들의 이야기 <공작새>로 막 연출 데뷔한 상태다.

중국 정부가 독립영화 제작사에 제작 허가를 내준 것은 지난해의 결정으로, 그전까지는 국영 시스템 밖의 모든 영화제작 활동이 불법이었다. 이 허가 조치의 영향으로, 올해 중반 중국 내에서 제작되고 있는 영화 편수는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40%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중국 독립영화들의 제작 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은 아니다. 극장에서 관객 동원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그리고 국내외 블록버스터에 대항하기 위해서, 제작비도 든든히 갖춰야 하지만, 현재로선 홍콩이나 서구 국가들과의 공동 제작이 거의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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