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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영화 '올 가이드'>-1
2009-01-18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김지연 기자 = 올해 설 극장가에는 한국영화 신규 개봉작이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명절마다 반복돼온 코미디 영화의 몰림 현상은 강도가 약해진 듯하다.

설 연휴 '패권'을 노리는 작품은 우위썬(吳宇森) 감독의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과 톰 크루즈의 '작전명 발키리', 유일한 한국 영화인 정준호의 코미디 '유감스러운 도시'다. 3편 모두 연휴 직전인 22일 개봉한다.

여기에 월트디즈니가 만든 애덤 샌들러의 코미디 '베드타임 스토리'와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드라마 '체인질링'도 같은 날 관객 몰이를 시작한다.

신작들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 누적 관객수가 700만명을 향해 순항 중인 '과속 스캔들'이나 조인성ㆍ주진모 주연의 '쌍화점'이 흥행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대작 영화가 지겨운 관객이라면 미셸 공드리 감독과 스타 잭 블랙이 호흡을 맞춘 코미디 '비카인드 리와인드'나 해외에서 먼저 화제가 된 한국산 다큐멘터리 '워낭소리', 8년만에 재개봉하는 아네스 자우이 감독의 '타인의 취향' 같은 소규모 개봉 영화에 눈길를 돌려볼 수 있다.

◇"개봉작은 적벽ㆍ발키리ㆍ유감도시 3파전"

작년 여름 '적벽대전' 1편을 보고 혹시 전투신이 적어 실망했던 관객도 '최후의 결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돌아온 2편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본격적인 전투는 2편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화려함과 우위썬 감독 특유의 누아르적인 액션 스타일이 섞인 스펙터클이 볼만하며 전투를 앞둔 양측의 심리전도 흥미롭게 전개된다. 특히, 제갈공명이 10만개의 화살을 모으는 '초선차전'(草船借箭)이나 수백척의 배가 불타오르는 화공전(火攻戰)은 압권이다.

'작전명 발키리'가 흥행 경쟁에서 갖는 장점은 바로 톱스타 톰 크루즈의 관객 동원력과 히틀러 암살 기도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있다.

출연작마다 국내에서 대박을 터트린 톰 크루즈에 대한 관객들의 신뢰가 큰 데다 히틀러 암살이라는 소재는 그동안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이다.

히틀러와 독일에 대한 유대인들과 할리우드의 강박 관념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흡인력 있는 줄거리로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연출력은 혀를 내두를 만 하다.

설 연휴 개봉하는 유일한 한국 영화인 코미디 '유감스러운 도시'에 대해서는 언론과 평단의 평가가 일단 박한 편이다.

정준호와 정웅인, 정운택 등 '두사부일체'의 출연진이 다시 모여 만든 조폭영화인 만큼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익숙해서 부담없이 즐길만 하다는 것. 하지만 문제는 흔한 조폭영화 장르가 그다지 매력적인 '새 옷'을 입지 못했다는데 있다.

◇"삶을 뒤돌아보자…'사회성 영화' 풍성"

그동안 바쁜 일상의 늪에서 정신이 없었다면 연휴 기간 삶을 뒤돌아보는 기회를 영화를 통해 만나도 좋다. 사회성 짙은 영화들이 유난히 풍성하다.

'워낭소리'는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처음으로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을 받으면서 주목받고 있는 독립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는 80살에 가까운 할아버지 농부와 그의 부인, 그리고 부부가 30년을 키워온 40살 된 늙은 소의 말년을 묵묵히 쳐다본다. 나이듦과 죽음, 그리고 이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돋보인다.

다큐멘터리에 흔히 나오는 내레이션도 없고 배경 음악도 많지 않으며 굴곡이 심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생각할 여백이 큰 까닭에 오히려 스크린 속 노년들의 삶이 진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체인질링'은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톱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뭉쳐 일찌감치 큰 관심을 모은 영화다. 19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아들 월터를 잃어버린 홀어머니 크리스틴의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냉정하고 가혹한 세상에서 인간이 짜낼 수 있는 극한의 용기와 의지, 희미하게 찾아오는 희망과 구원을 이야기하며 인간에 대한 집요한 고찰이 그에게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아들을 잃은 답답한 심정과 그러면서도 엄마로서 침착함을 잃지않으려는 강인함, 극한의 상황에 몰려 쏟아내는 분노까지 앤젤리나 졸리의 좋은 연기가 울림의 폭을 키운다.

'체인질링'이 관객들을 치열한 고민으로 빠져들게 하는 영화라면 프랑스 영화 '버터플라이'는 편안하게 인생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는 작품이다. 자극적인 갈등 구조는 없지만 삶을 관조하는 여유가 있고 잔잔한 감동이 있다.

생의 후반부에 놓여있는 무뚝뚝한 노인(미셸 세로)과 모든 게 신기하기만 한 8살 꼬마(클레르 부아닉)가 나비를 찾아 떠나는 1주일 간의 여행을 그린 로드무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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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