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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의심을 추적하는 심리 스릴러, <다우트> 첫 공개
김용언 2009-02-09

일시 1월 30일 금요일 장소 용산CGV

이 영화

1964년, 브롱크스의 성 니콜라스 교구 학교. 활기에 가득한 플린 신부(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분)는 교장 수녀 알로이시스(메릴 스트립 분)에 의해 엄격하게 운영되던 학교 분위기를 바꾸려고 한다. 당시 지역 사회에 급격히 퍼지던 정치적 변화의 바람과 함께 학교도 첫 흑인 학생인 도널드 밀러의 입학을 허가한다. 하지만, 희망에 부푼 순진무구한 제임스 수녀(에이미 아담스 분)는 플린 신부가 도널드 밀러에게 지나치게 개인적인 호의를 베푼다는 의심을 품게 된다. 이때부터 알로이시스 수녀는 숨겨진 진실을 폭로하고 플린 신부를 학교에서 쫓아 내려는 계획을 세운다.

100자평

존 패트릭 셰인리의 <다우트>는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들이 대개 그러하듯,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언어와 이미지 사이의 충돌을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크다. 게다가 이 영화는 지극히 좁은 시공간과 소수의 인물들(한 명의 신부, 두 명의 수녀, 소년과 그의 엄마)로 이뤄진다. 당연하게도 1시간 45분이라는 러닝 타임 동안, 폭포수같은 대사들의 성찬과 배우들의 클로즈업으로 넘쳐난다. 60년대 중반 카톨릭 학교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의 추이를 섬세하게 훑는 이 영화는, 그렇기 때문에 다소 단조로우면서 작고 은밀한 은유들로 이뤄지기 때문에 보는 내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아주 사소한 사건으로 마음 속에 싹튼 의심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강고하고 끈질기게 그 세력을 불려가며 그 안에 잠복해 있던 여타의 다른 감정들까지 끄집어내는 강렬한 유인책이 되는지에 대한 문학적 탐구에 가깝다. 의심과 확신, 전통과 개혁을 둘러싼 첨예한 논쟁에서 어쩔 수 없이 배어나오는 추상성은, 대신 메릴 스트립과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에이미 애덤스, 바이올라 데이비스라는 배우들의 절정의 연기를 통해 해소된다(네 명의 배우 모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배우 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 김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