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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에이지3> “다음편엔 시알리스 이야기?”
주성철 2009-07-23

감독·출연진 기자회견- 전편과 뭐가 다르고 같은가

6월8일, LA 샌타모니카의 카사 델 마 호텔에서 <아이스 에이지3>의 감독과 출연진과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카를로스 살다나 감독을 비롯해 오랜 기간 시리즈를 함께해온 사람들인 만큼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여전히 ‘목소리 연기는 힘들다’는 공통된 의견과 함께.

-이번 시리즈에서는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존 레기자모: 3편이 가장 힘들었다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애 셋 딸린 싱글맘이었다. (웃음) 특히 혼자 녹음해야 하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밋밋하게 들리지 않도록 애썼다. =레이 로마노: (연체동물처럼 움직이는 시드의 동작을 장난스레 흉내내며) 나도 질문이 있다. 시드는 영화 속에서 늘 이렇게 움직이는데 당신이 혼자서 목소리 연기를 할 때도 그렇게 흐느적거리며 더빙을 하는지 궁금하다. (웃음) =존 레기자모: 그게 참 어렵다. 말에서 떨어지는 장면, 달리는 장면도 다 똑같이 하면서 녹음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녹음의 질이 완벽해야 하니까 그냥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다. 몸이 근질거리긴 하지만. (웃음) =퀸 라티파: 감정 조절이 중요했다. 실제로 가족을 이끄는 여자 우두머리인데 중요한 순간에 놓여 있으니까. 그래도 나의 경우 2편보다 특별히 더 힘든 것 없었다. 임신하고 애 낳고 하는 거지만 역시 목소리로만 연기하는 거니까. (웃음)

존 레기자모

레이 로마노

-3편을 위해 어떤 조사나 연구를 했나. =카를로스 살다나: <아이스 에이지>를 처음 연출할 때 박물관에 가서 조사도 많이 했다. 이번 3편에 와서는 다른 상상력이 필요했다. 사실 빙하기에는 공룡이 그다지 많이 살지 않은 걸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만약에 이들이 같은 시기에 살았으면 어땠을까?’라는 가정하에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매니와 엘리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핵심인데, 그 와중에 공룡이 가장 큰 장애물로 등장하는 거다. 아무래도 3편에서는 과학적 고증보다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기 위한 창조적인 자유가 필요했다. 가령 <킹콩> 같은 영화에도 생각지도 못한 생명체들이 등장하지 않나. 그것과 마찬가지다. SF영화를 만드는 기분이었다.

-이전 시리즈와 다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애쓴 부분이 있나. =존 레기자모: 시드를 연기했던 초창기엔 사실 깜짝 놀랐다. 무슨 영상이 있는 게 아니라 대본만 있고, 쓰여진 내용에 생명을 불어넣어야 했다. 그런데 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 “오, 이거 꽤 재밌는걸” 녹음실에서 편하게 속옷만 입고 목소리 연기를 해도 뭐라 할 사람도 없고. 이젠 아주 잘 즐기고 있다. 특별히 시드가 이번에 어떻게 달라진다고 생각하기보다 그냥 내 느낌대로 한다. 이젠 분리가 되지 않는다고나 할까. 그래도 3편에서는 자기를 좀 더 진지하게 대해주고 어른으로 대접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레이 로마노: 3편의 경우 실제 내 생활과 비슷하다. 호들갑스럽게 준비하는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녹음실의 경우 코미디언인 내 입장에선 조금 다르다. 아무도 앞에서 웃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힘든 면도 있다.(웃음)

퀸 라티파

감독 카를로스 살다나

-공룡의 창조 과정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다. =카를로스 살다나: 처음에 9종류 정도의 공룡으로 시작했다. 우리는 이 영화가 그저 공룡 영화가 되길 바라진 않았기 때문에 빙하기라는 배경에 어울릴 만한, 우리만의 독특한 공룡을 창조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행복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1편에서는 제 역할을 못하는 구성원들이 함께 뭉쳐 가족이 되는 내용이었고, 2편은 구성원이 늘어나서 서로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더욱 큰 가족이 되는 영화였다면, 이번 3편은 그야말로 그보다 더 거대한 가족이 되는 영화인 거다. 좀 자기 역할을 못하는 가족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우리 영화의 가족들은 좀 이상한 구석이 있다.(웃음) 당신이 어디서 왔든, 누구이든, 가족의 일부분인 거고 결국 받아들여진다. 진정으로 모든 목소리에 다 귀를 기울이게 되는 거다.

-혹시 4편이 만들어진다면 어떤 내용일까? =레이 로마노: 내 생각에 <아이스 에이지>는 현재의 삶에서 실제 일어나는 일로부터 10여년 정도 뒤처지는 재주가 있는 거 같다. (웃음) 그러니까 다음 편은 시알리스(비아그라보다 앞서 시판된 발기부전치료제)에 대한 걸까?(웃음) 물론 아이들이 자랐을 테고 또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할 것이다. 다만 우리가 작품 속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기 전에는 끝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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