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악당 쌍절곤 반기는 불사신 론이 봉인된 통곡환을 빼앗기 위해 와일드 스피릿의 멤버인 장을 공격한다. 와일드 스피릿 멤버들은 또 다른 파워레인저인 엔진포스와 함께 장을 구하러 가지만 쌍절곤 반기의 계략에 빠져 동료인 엔진소울과 통곡환을 빼앗기고 만다. 이제 엔진포스는 힘을 키우기 위해 와일드 스피릿의 무술을 전수받기로 하고, 힘을 합친 두 파워레인저 멤버들은 승리를 눈앞에 둔다. 그러나 통곡환에서 론의 영혼이 풀려나자 두 멤버는 론의 막강한 괴력 앞에 무릎을 꿇을 위기에 처한다.
위에 써놓은 시놉시스를 공들여 읽은 성인 독자가 몇명이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당신이 지하에 숨은 전대물의 팬이라면 마음속으로 비명을 질렀을 수도 있다. ‘오옷. 드디어 와일드 스피릿과 엔진포스가 극장판에서 만났다능!’ 전대물은 일군의 젊은이들이 슈퍼히어로 복장을 하고 악당과 싸운다는 컨셉의 특촬물을 일컫는 용어다. <극장판 파워레인저: 엔진포스 VS 와일드 스피릿>도 전형적인 전대물이다. 꽃총각, 꽃처자들이 빨주노초파남보 가면과 타이츠를 입고 (촬영이 요긴하고 예산도 적게 드는) 시골 야산을 무대로 코스튬을 뒤집어쓴 악당들과 싸운다. <극장판 파워레인저: 엔진포스 VS 와일드 스피릿>의 특징이라면 두 종류의 파워레인저 멤버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하나는 자동차, 전투기 등 탈것들의 엔진파워를 구사하는 ‘엔진포스’고, 다른 하나는 호랑이, 재규어 등 맹수들의 파워를 지닌 ‘와일드 스피릿’이다. 극장판 하나에 두 시리즈의 주인공들을 집어넣은 건 주요 관객층인 아동을 공략하기 위한 일종의 스핀오프 꼼수일 거다.
멤버들은 언제나처럼 폭발하는 불꽃 앞에서 한 사람 한 사람 자신의 장기를 소개하며 특유의 제스처를 취한다. 멤버가 늘어난 까닭에 이번에는 무려 14명이 차례로 자신을 소개하는 장관을 경험할 수 있다. 재미있는 건 시대가 변해도 저 웃기는 몸짓은 변함이 없구나 키득거리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발끝으로 파워레인저의 스텝을 따라하게 된다는 거다. <쩐의 전쟁>에서 <파워레인저> 주제곡을 부르던 박신양의 마음이랄까. 꽃총각 팬이라면 한 장면 한 장면 잘 뜯어보길 권한다. <극장판 파워레인저: 엔진포스 VS 와일드 스피릿>이 일본 청춘 스타의 데뷔작으로 훗날 평가받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 오다기리 조 역시 2000년 전대물 <가면라이더 쿠우가> 출신이라는 걸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