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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낭만적인 선율로 깔아놓은 복선

<미드나잇 인 파리>

<미드나잇 인 파리>는 아름다운 영화다. 비록 1920년대 파리의 흥청망청 예술적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21세기 미국인의 동경이 제국주의자의 향수와 맞물린다고 해도, 어쨌든 아름답고 감명 깊은 영화다. 오래된 푸조 자동차, 젊고 매력적인 여자들의 플래퍼 스타일, 화려하면서도 모던한 아르데코풍 옷을 입은 남녀들이 밤새 와인에 취하는 파티가 21세기 할리우드 시스템의 부속품으로 살아가는 시나리오작가의 우울과 몽상을 안내한다.

이때 영화에 수차례 등장하는 콜 포터의 음악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음악과 가사가 분리될 수 없다는 믿음으로 곡을 만들었고, 문학적 감수성과 운율이 충만한 가사로 현대 뮤지컬의 토대를 만들었다. 방황하는 작가 길이 과거와 조우할 때, 그리고 현실의 가브리엘과 만날 때 흐르는 <Let’s Do It(Let’s Fall In Love)>은 ‘바로 지금 사랑하라’는 낭만적인 메시지와 함께 새로운 뭔가를 통해 시대를 바꾸는 작가적 사명을 자극한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파리에 대한 길 펜더의 ‘판타지’로 창작의 욕망이 불멸성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환기하는데, ‘벨 에포크’에 남는 아드리아나와 현재로 돌아오는 길의 대비가 그걸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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