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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즐거우면 됐지 뭘

<익스펜더블2>

몇해 전, 윤종신이 <라디오스타>의 MC를 맡을 때 어떤 사람들은 “이건 아니지!”라고 외쳤다(나는 아니었다). 거기서 그는 “교복을 벗고~”를 남발하며 ‘불후의 명곡’인 <오래전 그날>을 농담으로 만들었다. 그걸 보면서 가수나 배우나 어쨌든,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과거의 영광 따위 알게 뭐람, 지금 뭘 하는지가 중요하다.

<익스펜더블2>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 영화는 차라리 두 시간짜리 ‘예능 쇼’인데, 맥락도 개연성도 없이 총알이 빗발치는 중에 ‘왕년의 액션배우들’이 한 화면에 나오는 것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척 노리스가 등장할 때 흐르는 <석양의 무법자> 메인 테마야말로 가장 적절했다. 정말 뜬금없었으니까(굳이 공통분모를 찾자면, 대부분의 마카로니웨스턴 무비도 다수의 80년대 액션영화들처럼 낮은 평가와 높은 인기를 누렸다는 정도?). 하지만 이 영화의 가치는 바로 거기에 있다. 이 정도의 ‘추억 팔이’라면 충분히 즐거우니까. ‘척 노리스의 진실’을 자기 패러디하던 (아마도) 전직 ‘델타포스’ 척 노리스 형님이 특히 반가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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